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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승 강경빈 Oct 19. 2022

물리치료사는 무슨 일을 할까?

치료사의 마인드 셋

물리치료사는 무슨 일을 할까?

환자의 통증을 해결하고 신체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물리치료사의 일이다. 통증 해결과 기능 회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치료사의 실력이다. 도수치료는 숙련도에 따라 치료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실력이 전부는 아니다. 실력은 기본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하나같이 실력자다. 비슷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금메달을 따고, 누구는 메달 획득에 실패한다. 도수치료도 마찬가지다. 치료 실력은 올림픽 출전권이지, 금메달은 아니다.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치료 실력만큼이나 마인드 셋이 중요하다. 물리치료사 특히 도수치료를 하고 있거나 장차 도수치료를 하기 원한다면 본인의 마인드 셋부터 점검해야 한다.


물리치료사에게 필요한 마인드 셋

‘물리치료사는 판매하는 사람이다.’라는 마인드 셋이 필요하다. 선생님 소리를 들으며 병원에서 근무하긴 하지만 어쨌든 물리치료사는 판매자다. 판매자라는 단어가 거슬려도 어쩔 수 없다. 일터에 나온 이상 누구나 무언가를 판매하는 사람이다. 만약 물리치료사로서 판매자 마인드셋을 장착할 수 없다면 안타깝지만 도수치료는 포기하는 게 좋다. 신형 아이폰을 구입하는 것처럼 보통 판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물건과 돈을 교환하는 형태일 것이다. 그러나 물건과 돈의 교환은 판매행위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타인의 시간을 쓰게 하는 것, 타인을 설득해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것, 타인에게 무형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 모두 판매행위다. 이러한 형태의 판매를 ‘비판매 세일즈’라 부른다. 물리치료사는 비판매 세일즈를 하는 사람이다.




누구나 무언가를 팔고 있다

의사는 환자에게 처방을 판다. 변호사는 배심원에게 평결은 판다. 선생은 학생들이 수업에 주의를 기울일 만한 가치를 판다. 회사원은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기업가는 투자자를 설득하고, 작가는 독자에게 흥미로는 이야기를 하고, 감독은 선수들을 부추긴다. 예를 들어 환자는 도수치료를 받으려 시간과 비용을 들여 병원에 내원한다. 물리치료사는 치료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불편한 부분을, 예컨대 통증을 해결해 준다. 그 과정에서 환자를 설득하고, 납득시키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도록 영향을 미친다. 타인을 납득시키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는 것이 비판매 세일즈의 핵심이다. 


정보 대칭이 만든 변화

의사의 말보다 인터넷 검색 결과를 더 신뢰하는 세상이다. 타인에게 건네들은 정보보다 본인이 직접 찾아낸 정보를 더 가치 있게 생각하는 건 인간 본능이다. 남이 알려준 맛집보다는 내가 직접 찾아낸 맛집을 더 선호하는 게 인간이다. 내가 모르는 건 인정해도 내가 틀렸다는 사실은 인정 못하는 게 인간이다. 비판매 세일즈의 본질은 설득이다.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지만 말에게 억지로 물을 먹게 할 수는 없다. 의사가 도수치료 처방을 낼 수는 있지만 환자에게 억지로 치료받게 할 수는 없다. 





정보 전달은 설득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접하는 데 있어 인간은 이성적이지 못하다. 백문이 불여일견, 백 마디 말보다 통증이 사라지는 한 번의 경험이 더 임팩트가 있다. 최고의 설득은 환자 본인도 몰랐던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해 주는 것이다. 아픈 허리를 치료하는데서 끝이 아니라, 허리가 아픈 이유를 찾아내고, 어떻게 하면 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지 까지 해결해주는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고 설득된다.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역지사지가 기본이다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왜 병원에 왔을까? 왜 도수치료를 받을까? 만약 내가 환자의 상황이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환자가 가진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치료를 받는 동안 환자는 무슨 생각을 할까? 내가 환자라면 이 치료에 만족할까?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고 상대의 말을 적극적으로 경청했을 때 설득은 시작된다.


디폴트 값은 거절이다 

홈런을 치려하기보다는 꾸준한 안타를 목표로 해라. 모든 환자를 다 만족시킬 순 없지만 열에 일곱은 만족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거절이 디폴트 값이 되면 만족 못하는 세명에 연연하지 않게 된다. 긍정적인 면, 만족하는 일곱을 봐라. 실력으로 환자에게 인정을 받으면 자신감과 확신이 생긴다. 나 스스로를 믿게 된다. 





큐레이터가 돼라

시중에 떠도는 수많은 정보에는 신호와 소음이 섞여있다. 유능한 물리치료사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신호와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오히려 해가 되는 소음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허리 신전 운동(Back extenstion exercise)을 하는 게 이득인 사람이 있고, 반대로 해가 되는 사람이 있다. 이건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필요한 사람과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범람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정보만을 추려낼 수 있는 큐레이션 능력이 필요한 세상이다.


파는 것이 인간이다

판매자 마인드셋을 장착하기로 했다면 두 가지 질문을 기억하자. 첫째, 만약 당신이 팔려는 것을 고객이 구입한다면 그 사람의 삶이 개선될까? 둘째, 거래가 끝났을 때, 세상은 거래 이전보다 더 나은 곳이 될까? 이 두 가지 질문에 하나라도 아니오라는 생각이 든다면 뭔가 잘못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 

<파는것이 인간이다>, 다니엘 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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