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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승 강경빈 Feb 16. 2020

과학책이라고 했잖아요?!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책의 각 챕터마다 과학적인 사실이 들어있습니다. 코알라가 하루에 20시간을 자는 이유, 미꾸라지에 대한 오해, 10대가 늦잠을 잘 수밖에 없는 이유 등등... 흥미가 갈만한 주제입니다. 게다가 간결한 문체 덕분인지 술술 잘 읽힙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려놓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런데 속담과는 다르게 미꾸라지가 만드는 흙탕물은, 물이 고이지 않고 순환이 되어 다른 생물들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고 합니다. 게다가 모기 애벌레인 장구벌레를 하루에 천 마리까지 먹어치운다고 합니다. 


간결한 문체로 쉽게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과학적 사실들을 알 수 있는 게 이 책의 장점이지 않을까 합니다. 미꾸라지에 대한 오해뿐만 아니라, 낙타의 고향이 북아메리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도마뱀이 꼬리를 자를 수 있는 건 일생에 단 한 번이라고 합니다. 전자레인지 괴담을 과학적 사실로 풀어준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과학책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한쪽으로 편향된 정치 책에 가깝습니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을 읽다가 그만둘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끝까지 읽고 서평까지 쓰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 책은 독서모임 그룹원들과 읽고 서평을 쓰기로 합의가 된 책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안 든다고 중간에 덮어버리는 건 그룹원들의 신뢰를 깨는 행동이죠. 덕분에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저자의 간결한 문체는 마음에 들기 때문입니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총, 균, 쇠>를 한 페이지로 요약한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챕터마다 등장하는 과학적 사실들만 읽고 정치적 견해는 패스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챕터마다 등장하는 과학적 사실마다 정치적인 견해가 들어갑니다. '과학은 논리적이고 팩트 중심이다'라는 프레임을 '정치적 진보'에 교묘히 끼워 맞춥니다. 


책을 읽는 내내 진보는 논리적이고, 보수는 그렇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진보적 정치성향이 불편하다고 해서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보적인 생각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가 위험하듯,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것은 위험합니다. 


진보와 보수는 정치적 성향이기에 앞서 도덕적 개념입니다. 배려/피해, 공평성/부정, 충성심/배신, 권위/전복. 고귀함/추함이라는 다섯 가지 도덕성을 기반으로 진보와 보수로 나뉘게 됩니다. 도덕적으로 말이죠.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부정이 아닌, 공평성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합니다. 다만 그들이 생각하는 공평성은 차이가 있죠.  


조너선 하이트 교수는 책 바른 마음을 통해 좌파와 우파의 도덕이 어떻게 다른지를 자세히 설명합니다. 진보와 보수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는 기준을 잡고 싶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을 배우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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