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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승 강경빈 Dec 02. 2019

7전 8기 브런치 작가 도전기

올해 4월부터 참석하기 시작한 독서모임을 통해 브런치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브런치란 다음카카오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인데 글을 쓴다는 사람들은 브런치를 하는 것 같았다. 


브런치는 블로그와 달리 글을 쓰는데 최적화되어있었고, 글쓰기 플랫폼답게 '작가'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생전 글이라곤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써본 게 전부인 내가 작가라니?!... 사실 처음에는 마게팅의 일환 내지는 기왕이면 기분 좋게 글을 쓰라는 배려라고만 생각했다. 작가는 신청하면 되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브런치에서는 작가 선정 결과를 이메일로 보내주는데 이메일 제목만 봐도 선정 유무를 알 수 있다. 2019년 5월 29일에 '브런치 작가 신청 결과 안내드립니다'라는 메일을 받았는데 이 메일을 시작으로 일곱 번의 탈락 메일을 받았다. 그리고 오늘 2019년 12월 2일 드디어 여덟번째 메일을 받았는데 제목이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였다. 


그렇다. 메일 제목에는 탈락의 충격은 최소한으로 합격의 기쁨은 최대한으로 누리라는 브런치의 작은 배려가 담겨있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브런치 작가 선정에 몇 번이나 떨어졌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선정 메일을 받고서 문득 몇 번째 만에 선정되었는지가 궁금했고 메일함을 뒤져보니 일곱 번 떨어지고 여덟 번째 선정되었던 것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칠전팔기'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나는 주인공이 바로 내가 된 것이다.    


일곱 번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칠전팔기'의 글감을 얻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브런치 작가 선정은 사람이 하는지 AI가 하는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내 글을 읽는 존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존재의 승인을 받아야지만 작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읽는 사람을 배려하는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 


읽는 사람을 배려한다는 건 그 사람의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 글을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게 하려면 재미, 감동, 교훈, 공감 등의 메시지와 더불어 잘 읽히는 가독성이 중요하다. 


일곱 번의 실패 중 네 번쯤은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 같았다는 반성과 함께 또 한편으론 함께 읽는 사람을 생각하며 써도 작가 선정이 안될 수도 있다는 통찰이 있었다.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전부였으면 다섯 번 도전에서 성공하지 않았을까?  


읽는 사람의 배려와 더불어 내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기준은 '진정성' 있는 '나'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나' 둘 다 필요하다. 최근에 신청하며 보냈던 글들은 진정성뿐만 아니라 내가 여태 썼던 글 중에서 잘 썼다고 생각된 글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탈락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탈락한 글들이 진정성은 있었는지 몰라도 나의 이야기는 없었다. 


나의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이유는 작가로 선정된 여덟 번째 글은 나의 이야기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물론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 '진정성' '나의 이야기'는 전적으로 내 추측이다. 어떻게 글을 써야 브런치 작가 되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단지 그간의 경험과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느낀 점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뇌피셜 적인 글을 쓰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에 대한 재미를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이다. 






글쓰기를 통해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을 깨달은 후로 나는 글쓰기에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 힘은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준다. 글쓰기는 내가 우울감과 무기력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세 가지 방법 하나다. 나머지 가지에 대한 글도 써봐야겠다. 글을 쓰다가 글감을 찾았다!!


사실 브런치가 아니더라도 글을 쓸 수 있는 곳은 많은데 대표적으로 블로그가 있다. 심지어 블로그에 광고를 붙이면 치킨값을 벌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브런치 작가를 고집한 이유는 반려견 코코 때문이다.   


한 번은 블로그에 코코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 글에 강아지 분양하는 펫 샵 광고가 붙은 적이 있다. 나는 펫 샵이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쓴 글이 펫 샵을 홍보해주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바로 글을 삭제했고 두 번 다시 블로그에는 코코에 대한 글은 쓰지 않기로 했다. 

내가 코코에 대한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건 인간의 시간에 비해 개의 시간은 너무나도 짧기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매 순간 코코에게 집중하는 것과 코코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뿐이다. 





반려견 코코의 기록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힘을 알리고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는 마음은 사명감이 되어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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