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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승 강경빈 Dec 03. 2019

공짜 커피 한잔의 가격

글 제목이 이상하다... 공짜 커피 한잔의 가격이라니? 공짜는 돈을 받지 않겠다는 건데 그렇다면 공짜 커피 한잔의 가격은 0원 일까?


금액을 붙인다면 0원이 수도 있겠지만 가치를 부여한다면 절대로 0원이 없다. 




교보문고에서는 최근 3개월 순수 구매액을 기준으로 프렌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4단계로 등급을 선정하고 등급마다 차등 혜택을 준다. 예를 들어 3개월간 20~30만 원을 사용하면 골드 회원이 되는데 골드 회원부터 무료 커피 쿠폰이 발행되는데 교보문고 내 카페 '자우'에서 사용 가능하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커피가 있는데 하나는 내가 타는 커피고 다른 하나는 남이 타주는 커피다. 나는 주로 내가 타는 커피를 마시는데 남이 타주는 커피가 더 맛있기는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공짜로 지급되는 커피 쿠폰이 너무 좋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커피에 붙은 가격표는 0원인지 몰라도 커피 한잔의 가치를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발생된다. 


왜냐하면 내가 주로 이용하는 교보문고 강남점에는 카페 자우가 없다. 공짜 쿠폰을 쓰기 위해서는 광화문점을 가야 하는데 일부러 가지 않는 이상 광화문에 갈 일이 없다. 반면 강남역은 이주일에 한번 정도는 들린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가기 위해 차비가 발생한다. 왔다 갔다 걸리는 시간이 소요된다. 광화문까지 나왔는데 커피 한잔만 마시고 들어가자니 본전 생각에 이곳저곳을 기울이다가 충동구매를 하기도 한다. 그간의 경험으론 커피만 마시고 돌아온 적은 없다. 최소한 책 한 권은 손에 들고 돌아온다. 


커피 한잔 값에 비하면 차비와 책값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그러나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은 얘기가 다르다. 최소 두 시간은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두 시간이면 책을 100페이지 이상 읽거나, 서평 하나 정도는 작성할 수 있는 시간이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비용을 공짜 커피와 교환하는 것이다.   





커피 한잔을 마시려고 두 시간을 사용하는 건 합리적이지 못하다. 그러므로 공짜 커피라고 무턱대고 좋아해서는 안된다. 그 이면의 기회비용을 고려해야만 한다. 특히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은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돈은 또 벌 수 있지만 흘러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루가 지났다고 24시간이 자동 충전되는 것이 아니다. 어제의 24시간과 오늘의 24시간은 전혀 다른 시간이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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