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진우 Nov 02. 2020

타인의 감정에 공감을 못합니다

정신분석은 어떻게 증상을 바라볼까?


질문 :


누군가와 대화를 하거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람들이 슬프다거나 잔인하다 라고 표현하는 부분에서 저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 너무 ‘냉혈한이다’ 또는 과하게 ‘냉철하다’라는 평을 듣곤 합니다. 저에게 정신과적인 문제가 있을까요? 현재 공황장애와 우울증, 수면장애를 앓고 있어 약을 복용 중입니다.


답변 :


안녕하세요.


공감 못하는 문제가 등장했는데 그것이 '원래'그런 건 아닙니다. 여기에는 외부 요인들이 있어요. 지금 현재 약물을 복용 중이시죠? 동시에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시는 게 조금 아이러니합니다만.


약을 먹으면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강제로 철회가 됩니다. 따라서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관심도 저절로 줄어들어버리고 관련된 행동 효율 자체가 떨어져 버립니다. 이건 약물의 작용으로 인한 것이니 만큼 어쩔 수 없습니다. 학습능력 혹은 업무수행능력도 떨어질 수가 있고요. 항우울제나 항 불안제가 성기능을 감퇴시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발기나 사정에서 문제가 생겨서 그걸로 더 괴로워하는 경우도 있고요. 자위행위 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정도의 영향력을 미치죠.


공감 못하는 것이 약물로 인한 것이니 만큼 너무 걱정은 하지 마시고 언제까지 약을 복용해야 하는지가 더 관건이 될 겁니다. 약을 끊게 되면 한동안은 약물로 인해서 좀 힘든 시간을 보내실 수도 있을 겁니다. 내성이 생기면 금단 문제가 생겨버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때론 약을 복용하시던 분들이 이상하다고 이런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분명히 이성친구한테 차여서 슬퍼야 되는데 약 먹고 나니까 멍청하게 웃고 있더라... 는 말입니다. 약이 세면 셀수록 그것도 강해집니다. 건강하기 위해서는 그런 감정들을 느끼는 것도 필요합니다.


추가 설명


정신과 약을 치료제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경우에, 이런 상황이 펼쳐지면 자기 병이 낫지 않고 더 심각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작용은 약물이 정신에 계속 작용하면서 발생하게 된 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문단에서 제가 약 먹고 멍청하게 웃더라고 하는 내용은 직접 임상에서 경험한 것이고요.


이런 작용이 발생하게 되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약을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자기 정신이 태어날 때부터 이상했다거나 이것이 원래 자신의 반응이라고 믿게 되는 겁니다. 이 경우는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할 수 있게 돕는, 즉, 정신의학에서 이야기하는 '치료 순응도'를 높입니다. 이것이 신경증적 자기 방어 차원에서 기능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여성분들의 경우에는 그런 일이 있습니다. 약물로 치료 순응도가 높아진다면 그 길로 살이찌게 됩니다. 이렇게 찐 살은 운동을 해도 빠지진 않죠. 나중에 체중이 한 2~30킬로 불어버리면 약 먹기 전이 훨씬 나았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약으로 인위적인 영향을 정신에서 발생시킨다면 정신은 반드시 그에 대한 책임을 묻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상담하는 분들도 약물에 대해서 나름의 연구 차원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심각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반대의 관점도 존재는 합니다. 나아지기 위한 자가 치유작용으로 검토하는 것이죠. 이 작용이 병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고요.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짧게 들었는데 많은 부분을 검토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정신분석에서는 이런 내용을 다룰 수 있는 이론적 도구가 있습니다. 그것을 두고 리비도 이론으로 부르고 혹은 정신 물리학이라는 말도 쓰고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