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진우 Nov 03. 2020

CRPS가 너무 무서워요

히스테리 발작에 대하여

질문


방금 전에 유튜브 동영상을 봤는데 이 병에 대해서 다루는 동영상이 많더라고요.. 궁금해서 하나둘씩 봤는데 환자분들의 상태가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끔찍해서 눈앞에서 사라지지가 않아요.. 대충 들어보니까 신경손상이 되면 일정 확률로 걸린다고 알고 있거든요? 그럼 그냥 막말로 이렇게 타자 치다 손 삐끗해서 신경 쪽 다치면 CRPS 걸리는 거잖아요.. 암도 아니고 일상 속에서 쉽게 걸릴 수 있는 병인 것 같은데 무서워서 어떻게 살아요.. 제가 아무리 쫄보라도 그렇지 어떻게 이런 병이 치료법도 없이 있을 수가 있는지 믿기지가 않네요ㅠㅠ 어쩌죠 진짜 안 그래도 매사에 겁이 많은데 잘못하다 CRPS 걸리면.. 정말 무서워서 밖으로 나가겠냐고요. 지금도 계속 귓가에서 환자분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요. 차라리 알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저 어쩌죠... 하.....


답변


 crps... 그렇죠. 무섭죠. 마약성 진통제도 통하지 않아서 좀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그냥 걸리는 건 아닙니다. 아마도 언론에서는 대략 네 가지 정도로 촉발된다고 이야기하는데 각각 개인의 정신구조에 따라서 서로 다를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즉. 그냥 툭 하고 발병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학에서는 뇌문 제로 다루고는 있지만 정신작용을 검토할 수 있다면 완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실례로 crps 가는 꾀병 진단을 많이 받습니다. 해부학적인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의사가 관심을 좀 기울여주면 금방 괜찮아집니다. 의사들도 그걸 보긴 보는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조치를 할 수가 없는 것이기도 하고요. 


 본인이 그런 병에 시달리면 괴로움을 피할 수가 없으니까 그런 걱정을 미리 할 수는 있습니다. 현대에 늘어나고 있는 질환이긴 하지만 발병 예측은 할 수가 없습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촉발되는 신체 통증은 분석으로도 낫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채팅으로도 진정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사한 사례는 정신분석에 꽤 많습니다. 프로이트 시절부터 등장했던 내용이기도 하고요. 


추가 내용


 현대에 그 어떤 방식으로도 치료작업이 불가능한 질환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강직성 척추염도 그중 하나겠죠. 약이 잘 안 들으니까요. CRPS 역시도 그런 질환으로 분류가 될 겁니다. 해부학적으로 일치하는 경우가 잘 없어서 법적으로도 인정받기가 좀 어렵습니다. 의학적으로도 쉽게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되고요. 

 이렇게 등장하는 것을 두고 정신분석에서는 히스테리 발작으로 바라봅니다. 히스테리의 경우에는 모르핀 계열이 잘 듣지가 않았습니다. 진통제 역시도 모르핀 계열이 되다 보니 히스테리 통증을 그대로 견디고 살아야만 했죠. 프로이트의 [히스테리 연구]에서도 그런 내용들은 많이 등장했었습니다. 


 그런데 약간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히스테리성 통증이 일어났을 때, 그 자체가 히스테리 문제일 수가 있는데 조금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다른 신경증의 신호 차원에서 히스테리가 발병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히스테리 연구]에서 채실리 부인의 사례는 그런 것을 암시합니다. 끔찍한 치통에 시달렸는데, 그걸로 치아까지 뽑아버리려고 했었습니다. 이가 너무 튼튼해서 이 뿌리는 뽑지 못했고요. 


 나중에는 그 통증이 사라지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새로운 신경증 발작이 일어납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프로이트가 제대로 기술하지 않고 있지만 강박증일 수 있고 조현병(정신분열)의 가능성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증상의 구조와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히스테리 연구] 당시의 프로이트는 구조의 복합을 연구하기 전이라서 어떻게 대처할 수가 없었을 것으로도 여겨집니다.  


이런 내용들을 알고 보면 더 무서울 수 있습니다. 실은 그 정도로 연구가 되어 있고 치료가 가능한 지점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증상이란 발병하기 이전에는 그 무엇도 예측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병리학의 기본이기도 해요. 아직 발생하지 않은 질환에 대해서 미리 염려한다면 그 걱정으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타인의 감정에 공감을 못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