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도 처리에 대하여
초자아가 병리적이라면 실패가 늘 따라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여러분들이 수능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봅시다. 그런데 병리적 초자아는 수능을 얼마 남기지 않고 자아를 심하게 압박합니다. 그래서 아무런 공부도 하지 못하고 수능을 치르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좌절하고 현실에서 물러서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단순하게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정신 구조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형성됩니다. 물론 부모님의 영향도 받습니다. 이 형성된 정신장치로 현실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주체적일 수 있습니다. 이 것을 통해 현실을 받아들이고 경험하기 때문에 조금 이상해졌다 싶으면 원인으로 부모님을 꼽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을 견디기 위해서 증상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옳습니다.
증상을 일으키는 에너지는 이드를 통해 공급이 됩니다. 그 에너지의 색깔이 성적이기 때문에 리비도라고 씁니다. 현실에서 리비도 처리가 좌절되면 혼자서 그 리비도를 처리하기 위해 증상을 발병시킵니다. 이때 발견되는 내적 갈등이 있습니다.
인간의 정신에는 내적 갈등을 스스로 처리하게 해서 생존하게 만드는 특권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그 특권덕분에 신경증이 발병합니다. 리비도를 스스로 처리하게 만드는 것이죠. 이 때 나르시시즘과 환상의 도움을 받습니다. 그래서 외로움에 시달릴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미치지는 않습니다.
어떤 신경증자가 괴로운 생각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한참 왕성한 나이에 지독한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의 리비도는 현실에서 좌절되어서 환상으로 처리되는 중입니다. 이 때 등장하는 리비도를 사전에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괴로운 생각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발생한 자극이 있는데 그것이 충족되지 못하고 다시 자아로 방향을 바꿔버린 겁니다. 이때 리비도가 방향을 바꾸면서 환상을 거치고 나르시시즘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게 되면 좌절된 리비도는 자아 리비도로 변환됩니다. 그것을 다시 대상의 형태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서 뭇 정신분석가들이 증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대상 리비도'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리비도는 꼭 남녀관계에서만 처리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학문을 추구하거나 혹은 활동을 통해서 처리가 됩니다. 어쩌면 물신증과 같은 변태증적 방식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전자는 승화로 표현되고 후자는 격하라고 씁니다. 리비도를 품위있게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서 입니다.
승화는 성적인 에너지를 성적이지 않은 내용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으로 이어간다는 것이죠. 승화의 징후는 쉽게 말해서 몰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따르는 각각의 신체 반응도 따라옵니다. 대표적으로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죠. 어떤 경우는 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철학자가 1차 세계대전때 참호에 숨어서 수학문제 펴놓고 자위행위를 했다는 말을 들어보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리비도가 투자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실례를 한번 이야기해보죠. 어떤 고교생은 공황장애가 굉장히 심했습니다.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분석이 진행되면서 증상에 투자되는 리비도가 공부에 투자되기 시작했습니다.이런 경우에는 정말 비약적인 발전을 경험합니다. 주변에서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격하라고 할 때는 조금 문제되는 방식으로 리비도를 처리합니다. 리비도를 승화하기 보다는 직접적으로 처리하는 또 다른 방식에 몰두하는 것입니다. 변태들에게서 꽤 많이 등장합니다. 이러한 페티시즘적인 문제들도 현대에는 드물지 않게 관찰이 됩니다. 정신병원에 입원을 할 때도 물신증적 욕망 문제가 개입될 때가 있습니다.
마치 입원하는 것이 예쁜 간호사를 보기 위해서 입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간호사가 아니라 간호사가 입은 <간호사복>에 몰두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여성을 직접 대면하기 보다는 여성이 쓰는 물건에 관심이 멈추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보면 조금 이상하게 여겨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것은 그 사람의 욕망과 관련된 문제가 있습니다.
신경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종종 스스로를 고립시키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을 차단합니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의미없는 것으로 바꿔버리죠. 그런데 이 고립의 원래 형태가 <주의집중>입니다. 그래서 고립이 되면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등장합니다. 분석치료 장면이라면 무척 중요한 내용입니다. 이 에너지가 승화될 때, 엄청난 변화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증상에 투자되는 에너지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리비도가 들어가는 자극들, 성적 의미가 있는 것은 원래 시간이 지나면서 무디어집니다. 그런데 병리적인 상황에서는 이 힘이 쉽게 무디어지지 않습니다. 예를 든다면 공포증과 같습니다. 어떤 한가지 단서가 리비도와 관계된 내용을 지니게 되면 그것에 엄청난 리비도가 투자됩니다. 그 리비도는 처리되기 위해서 합리화 반응으로 이어집니다. 꼼짝 없이 얼어붙어버리는 것으로 등장합니다. 이 것은 공포반응으로도 등장하는 것입니다.
여성분들이라면 쥐와 같은 작은 동물들을 보고 굉장히 놀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쥐에게 리비도가 들어간 것으로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동물을 보고 느끼는 공포는 천적에 대한 반응으로 등장할 수 있습니다. 쥐를 보고 덮쳐올까봐 무서워하는 분들은 도망을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포를 느끼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움직이지 못합니다. 정신분석에서 공포란 몸의 움직임과 관계되기 때문입니다.
대중에게 알려진 방어기제중 하나는 '취소'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것은 반동무화라는 정신작용입니다.어떤 작업을 열심히 하는데 이 것이 자꾸 괴로움을 불러일으킨다고 해봅시다. 그래서 그 사건이 괴로우니까 그동안 한 것이 있어도 그것 자체를 날려버리려고 합니다. 이런 취소는 모든 사람에게서 등장할 수 있습니다. 그냥 없다고 여기고 신경도 쓰지 않고 시도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병리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그 일을 없던 것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반대의 행동을 합니다. 제가 상담을 했던 어느 청소년은 이런 반동무화를 특이하게 드러냈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를 때리는 날이 있으면 그 일을 없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교내 봉사활동을 다른 아이들보다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친구들과 잘 지낸 날이 있으면 그것도 무화시키기 위해서 학교 유리창을 함부로 깨버리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죠.
게다가 자신이 충격 받았던 사건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도 증상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동기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여성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 첫 경험을 한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보통은 자기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려고 할 것입니다. 남자도 마찬가지겠죠. 그런데 그 첫 경험을 지우기 위해서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슷한 관계를 맺어버리는 경우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행동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고 단지 성욕을 못견뎌서 그렇다고 단정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첫 경험을 주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한 반동 무화는 현상만으로는 쉽게 관찰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과 접촉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태도를 잘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성적 접촉은 애정적인 대상 리비도 투자라고 생각되기 대문입니다. 사랑하게 되면 접촉을 갈망하게 되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적 장벽을 없애려고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강박증에서는 이런 접촉에 혐오감을 가집니다. 그 상태에서 퇴행이 발생하면 타인에 대한 공격성까지 띨 수 있습니다. 다시 억압이 발생하면 접촉은 이전보다 강하게 금지되고 억압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 남자의 접촉을 끔직하게 느끼던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어떤 남자와 하룻밤을 지내게 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자기도 이해를 잘 못합니다.
이러한 접촉혐오가 언어적으로도 작용합니다. 언어적인 접촉을 꺼려합니다. 신경증자는 자기 활동을 멈춰서 어떤 느낌이나 생각이 다른 것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리고 자신의 증상을 언어적으로 접근할 수 없도록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혹은 말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언어연상을 통해서 다른 말에 접촉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입니다. 신체적인 접촉에서도 방어가 등장했다면 심한 경우에는 감각 자체가 둔해지기도 합니다.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