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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Jul 08. 2022

신경증에 대한 프로이트의 입장

신경증자는 인류의 스승이다?

오늘은 전반적인 정신질환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 보려고 해요


현대의 정신의학은요

생물학을 중심으로 두었어요

그래서 뇌가 문제라고 주장을 하죠

유전 문제도 검토를 하고

가족력의 문제를 더 크게 보고 접근하는 관점도 있습니다

의학은 해부학적 관점을 포기할 순 없어요

생물학이 기본적으로 들어가니까요

여기서 이제 치료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은 신경증자가 던지는 질문에 답을 해 버립니다

"뇌가 문제예요"라고


신경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회복되지 않는

자기 증상 때문에 고민을 합니다

환경을 탓할 수도 있고요

아니면 자기 존재가 불완전하다고 불평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렇게 받아들이면 편합니다

편해요


그 증상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치료에 더 초점을 맞춰야 됩니다

고통스러운 삶을 감당하고 싶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요

또 환경이 인간을 정의하기도 곤란해요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든 혹은 어떤 과거를 가졌든


정신분석에서는요

그 사람이 내적 갈등에 시달리고 있고

자기 병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 거예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증상을 미워할 수 있으면

치료가 되지 않더라도 일시적으로 탈출할 수는 있다

이런 거예요

제가 이야기를 나누던 어떤 신경증자는

자기 증상이 지독하게 안 나았어요

고생을 꽤 오래 했단 말이에요

나중에 어떤 태도가 생겼나?


'그래 갈 때까지 가 보자!'

'어디까지 괴로운지 함 보자!'

이랬어요


근데 이때 증상이 일시적으로 잠잠해진 거예요

시간 지나 다시 또 증상에 시달렸고요

그런 생각은 할 수가 있죠


계속해서 "그래! 갈 데까지 가 보자!"

이렇게 하면 계속 안 아플 수 있지 않냐?

그것도 아니에요

증상도 발달을 해요


치료 측면도 한번 생각을 해 봅시다

뇌가 문제라면요

뇌에 작용하는 약을 써야 돼요

그리고 그 약에는

2주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이 듣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요


게다가 내성도 나타나는데요

이 내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존재하진 않아요

그래서 약에 내성이 생겼다고 하면 약물 용량을 늘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약을 먹는다고 해서 뇌가 변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신질환에 시달린다고 해서 뇌의 형태가 변하느냐?

그것도 아니죠

물론 여러분은 온라인에서 여러 가지

뇌 사진들을 보셨을 거예요

정신질환자와 정상인의 뇌가

전두엽에서 뭐 어떤 차이가 있다

이런 연구들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뇌가 다르지 않다는 연구도 존재합니다


정신질환으로 현실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하면

고통스러움을 버틸 수밖에 없어요

그걸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자아를 마취하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잠을 자면 고통을 잊을 수가 있거든요


정신분석에서는 잠드는 걸 두고요

나르시스화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때의 정신작용을 강제로

일으켜 주는 것이 약입니다

강제로 재우는 거죠


물론 정신의학적 관점이 이렇다는 건 충분히 이해를 해요

해부학적 일치점의 문제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체를 통제하는 뇌와 중추신경을

지목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우리가 프로이트는 좀 쉽게 접하고 있지만

프로이트가 이야기하는 것은 원래라면

의학의 영역에서 이야기해야 하는 것들이에요

하지만 이 해부학적인 문제 때문에

심리학의 영역에서 이야기를 했을 뿐입니다

리비도가 해부학적으로 관찰될 수가 없어서 그래요

거기다가 리비도 이론을 통해서 약물 문제를 살펴보면요

긍정 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어요

약이 리비도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철회'하는 작업을 하기 때문입니다


리비도 처리 과정은요

주체한테 맡겨져요

이거는 딴 사람이 대신 못 해 줘요

병을 일으키는 리비도를 승화시키거나

아니면 그 격을 떨어뜨려서

어떤 식으로든 처리를 하려고 하는 겁니다

인간의 충동은 그런 운명을 지니고 있죠


승화라는 건요

조그맣게 등장한 것을 커다랗게 키우는 거예요

신경증에 투자될 에너지가

현실로 그 방향을 돌리는 겁니다

따라서 긍정적인 것들을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거예요

그 반대 작용도 일어납니다

이런 것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황에 처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증상이 발달하려면 사회적인 고립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정신분석에서는

증상과 성격에 같은 이름을 붙였어요

강박과 히스테리죠

우리는 무엇을 증상으로 보고

무엇을 성격으로 볼까요?

증상은 괴로워요

그리고 현실을 바꾸기보다

병에 시달리는 것을 선택합니다

병(신경증)의 일반 충동 자체가 그래요

근데 성격은 다릅니다

현실 변화도 일으킬 수 있고

어떻게 되었든

자기 자신에게 유익한 것이에요

예를 한번 들어봅시다


강박증에 시달리는 사람은요

메일 바빠요

계획만 잡아요

근데 실천을 못 해요

그리고 고통스럽게 삽니다


그런데 강박 성격의 경우에는 달라요

계획대로 실천하면서

자기 일을 훌륭하게 수행하기도 해요


프로이트는 정신질환의 원인에 대해서

되게 중요한 걸 지적을 했어요

개인의 갈등과 현실 투쟁을 이야기한 거죠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로

신경증이 형성되었다

이걸 얘기하는 겁니다


사람이 문제라서 병에 노출된 것이 아니라

삶을 견디기 위해서 병을 선택했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신경증에 투자될 에너지가

현실에 투자된다면 승화로 이어진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신경증자가 자기 증상을 극복하게 된다면

예외 없이 성숙하게 된다는 말도

여기서 나올 수가 있어요

에디슨

유명한 사람의 예시를 든다면

에디슨을 좀 생각을 해 봅시다

현대의 정신의학자들은 에디슨에게

adhd라는 진단명을 붙였어요

아마도 그 에디슨의 어린 시절이

건강하다기보다 부적응적이고

행동도 엉뚱해서 그럴 겁니다

그리고 에디슨을 보면서

adhd가 있어도

이렇게 훌륭하게 자랄 수 있다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거예요

실제 기사

조금 에디슨에 대해서 비판적이신 분들은

뭐 이 사람 과학자도 아니고

사업가다 뭐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관점으로 지금 에디슨을 보고 있는 거 아닙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구분을 해 주시고


오늘날의 adhd 약물치료를 에디슨에게 했다

그러면 에디슨에게 발명과 같은 성숙과정이 나타났을까요?

에디슨은 자기 병에 들어갈 에너지를

과학탐구에 쏟을 수가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 약이 들어가면

그 관심이 투자가 아니라 철회된다는 거죠

즉 괴짜 같은 행동들은 다 얌전하게 만들 수가 있어요


그런데 그 시기는 약도 그렇게 개발된 상태도 아니고 하니까

자연탐구를 통해서 스스로가

자가 치유적인 관점을 선택을 했다고 봐야 되는 거죠

제가 그 정신병원에서 근무하던 시기에

어떤 분은 약물 투여에 굉장히 강하게 반발을 했어요

바보 되는 약 먹기 싫다고

정신과 약이 바보 되는 약은 아닙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그만큼 관심을 철회하기 때문에

바보처럼 보일 수는 있어요


저는 에디슨의 명언을 한번 비틀어 보고 싶은데요

에디슨은 굉장히 유명한 말을 하나 남겼죠

약간 잘못 알려졌다고 하지만

우리가 아는 그대로 써보죠


천재는 1% 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이 말을 비틀면 이렇게 될 겁니다


신경증자는 1%의 억압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이 말도 똑같이 쓸 수가 있어요

천재와 신경증자의 차이가 1% 불과하다

프로이트가 신경증자들을 두고

인류의 스승이라고 극찬을 했어요

바로 이런 점입니다


왜냐면 천재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다 나름의 정신 구조를 갖추고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이게 초기에는 잘 안 드러난단 말이에요

어릴 때부터 천재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 많이 드물고요


대부분 이 신경증 구조를 갖추고 있으면

여기 충동이 축적이 돼요

그리고 어떤 계기로 인해서

이 충동이 승화 쪽으로 확 쏠리는 거죠


그런 점에서 프로이트가 신경증자들을 두고 

인류의 스승이라고 극찬한 겁니다

그리고 제가 이 전에


상담 사례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한 것도 있는데요

어떤 사람이 현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였어요

근데 이 사람이 좌절하게 되면 신경증이 발병할 수 있습니다

신경증 자체가 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굉장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증거거든요


예시로 정신 분석사에서

굉장히 유명한 두 사람의 여성이 있죠?

하나는 안나 o고요

다른 하나는 사비나 슈필라인이에요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심각한 히스테리에 시달린 겁니다

이 사람들이 히스테리가 치료되고 나서 얼마나 대단해졌냐?

안나 O. 본명은 베르타 파펜하임

안나 O 같은 경우는요

사회복지 모델을 개발하고 국가적인 위인이 돼요

안나 O의 본명이 베르타 파펜하임이거든요?

그 사람 같은 경우에는

자기를 기념하는 박물관도 있고

사비나 슈필라인

그리고 사비나 슈필라인 역시도

죽음충동의 아이디어를 낸 훌륭한 분석가죠


프로이트는요

신경증 치료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를 해요


"나처럼 인간의 가슴속에 존재하는

절반쯤 깃든 악마의 지극한 사악함을 불러내어

그것과 싸우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상처 입지 않고

그 싸움에서 이기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이런 말을 했죠

이 말은요

파펜하임이나 슈필라인에게

공통적으로 적용이 될 수 있는 말입니다

그녀들은 치료 결과에서

혹은 과정에서 상처를 굉장히 많이 입었어요


프로이트는 안나 O 사례를 기술할 때요

치료 일시 하고 날짜를 자세히 기술했어요

그 내용은 다 가공을 했는데

그러니까 <히스테리 연구> 출간 뒤에

사람들이 그거 읽어보고


와 이거 누구냐

아 이거 파펜하임 아니냐?

이때에 프로이트 사무실 가더라


알려진 거예요

그래서 파펜하임이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죽을 때까지 만나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사비나는 융 때문에 고생을 되게 많이 했습니다

특히 그 융도 사비나 못 잊어가지고

사비나하고 똑같은 대체물을 세우거든요?

대체물로 있던 그 여자가 토니예요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 마지막에 잠시 등장합니다)


그것 때문에 융 부인인

앰마가 되게 고생을 많이 했죠

얼마나 고생을 했으면

융 같으면 엠마를 바라봐 주지도 않았어요


맨날 딴 여자들하고 놀러 다니고

그런 점이 있어서 융이 좀 그렇긴 하죠


프로이트의 말에서요

악마의 지극한 사악함이라 표현된 것은요 

서구의 표현이고 우리식으로 좀 더 바꾸면

악마보다는 <도깨비의 변덕> 정도로

묘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무의식이라는 게 무조건 부정적인 건 아니거든요


파펜하임의 정체가 드러난 것은 문제가 돼요

그렇지만 프로이트의 주장


"신경증자는 인류의 스승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걸 증명하는

한 가지 표현이기도 했어요

사비나도 융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고 그랬지만

그 과정에서 사비나도 엄청나게 성장을 했습니다

정신분석에서 융이 정말 굉장한 사람이었어요

나중에는 사비나가 융 전집을

다른 나라 말로 번역하기도 했거든요


이제 슬슬 영상을 좀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신경증은 종종 '자기 사랑'에 비유가 돼요

타인을 사랑하기보다

나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자기를 사랑할수록 병의 힘이 강해져요

사랑해서 받게 되는 상처를 미리 방어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 선택은 주체한테 맡겨져요

그에 따르는 책임 역시도 본인 몫입니다

개인이 현실에 참여하는 방식이 그래요

증상이 있거나 없거나 주체는 현실에 참여를 해야 됩니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병에 걸린다는 말을 잘 안 써요

병을 선택한다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결국 정신질환의 고통에 시달리는 이유는

자기 내면의 갈등을 스스로 견디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가 있어요


프로이트가 정신 건강의 조건을

일하고 사랑하는 것으로만 말한 이유가 있어요

나 혼자서 모두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도움을 받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건강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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