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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Jul 13. 2022

피해자의 흔적

프롤로그

그동안 매주 화요일에 범죄와 관련해서 영상을 계속 올렸었습니다

제가 준비하고 있는 것도 있다 보니까

범죄자료 검토해서 대본 쓰고 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분석 임상을 먼저 이야기를 좀 하고

그다음에 다시 범죄문제로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늘부터는

제가 다시 사례를 하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제 책의 사례입니다

(위의 책에 실려있는 사례를 재구성한 것)

그동안 이야기했던 사례는 제가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이야기였어요

불면에 시달리던 지현이하고

그리고 자해 문제로 괴로웠던 지영이하고 둘을 했죠

(이건 따로 글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사례는요

제가 디지털 정신분석을 발견하기 전에

디지털 정신분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직접 만나서 진행한 사례예요

제가 온라인으로 정신분석을 하지만

실제로 만나서 정신 분석한 케이스들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 당시에 제가 정신분석을 하게 된


배경이 어땠냐면요

당시에 제가 아는 분이 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있는 상담 선생님이 사정이 있어서 못 오게 됐다고

상담 자원봉사를 좀 할 의향이 없냐고

제안이 왔더라고요


제가 그 당시에는

진로 문제를 좀 고민하던 시기였어요

아무래도 정신분석을 하고 있으니까

정신분석을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사회복지 쪽으로 계속 밀고 갈 것이냐?

이런 고민을 조금 했었죠


이런 선택의 기로에서 그런 제안이 온 거예요

그래서 일단은 뭐 그 센터가 제가 살던 집하고도 가까웠거든요

가까워서 수락을 했어요

걸어서 십 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었으니까


그 당시에 저는 사회복지를 전공을 했지만

정신분석에 더 마음이 많이 가 있었죠

그때 마침 책상에서 배우는 거에는

'아.... 이게 한계다'

그런 생각도 조금 들었어요


제 스승의 수업을 충실히 들으면서 하고 있지만

그걸로는 조금 부족했던 거죠

제가 그 당시에는 대학원 다니면서도

정신분석 공부만 할 정도로

그랬으니까

수업 듣는 걸로 이제 성에 좀 안 찼다는 거죠


그래서 진로문제에 대해서

제 분석 시간에도 이야기를 하고

또 좀 상의도 좀 하고 그랬어요

그리고 센터장님이

제가 정신분석 공부하고 있는 걸 알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다른 데보다 지인한테 이야기하는 게 낫지 않겠나?"

 그런 마음에 저한테 얘기를 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은 진로 문제는 좀 천천히 생각하고

일단 자원봉사하니까 봉사하러 가보자

갔어요

가 가지고

애들 소개받았어요

몇 명을 소개받았는데요

그중에 눈에 띄는 애가 하나가 있었어요


그 애 이름을 예성이라고 하죠

예성이 같은 경우에는

눈에 띈 게 왜 띄었냐면

말 더듬이 되게 심했어요

말도 제대로 못 했고요


원래 센터장 입장에서는

얘는 문제 일으키는 애도 아니고

얌전히 센터 잘 다니고 다른 애들하고

잘 지내고 하니까

원래 상담할 계획에는 안 넣었던 애예요


그런데 제가 제안을 했죠

다른 애들 한 두 명 소개받았고

예성이는 제가 잡아서

선생님이랑 상담 한번 해 볼 생각이 없냐고

그렇게 제안을 했어요

예성이는 처음에 되게 수줍하더라고요


자기가 말도 더듬는데

제대로 이야기를 어떻게 하겠나?

괜히 불안감이 좀 있었던 거죠

물론 그 당시에도 학교에 위클래스가 있었어요

그런데 예성이 같은 경우에는 말을 많이 더듬다 보니까

그것도 생각을 못했고요


처음에 제가 예성이를 잡고

"너 한번 해볼래?"

이렇게 했는데

또 "다른 데서 상담 선생님들 만나 본 적 있니?" 하니까

없대요


제 분석 제안을 받았을 때도

말을 굉장히 심하게 더듬었거든요

그래서 상담해본 적 없다는 말을 하는데도

한참 걸렸어요


상담... 해... 해본... 적도.. 어... 없.. 으....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되게 심하단 말이에요


저는 물어봤죠


너 혹시 태어날 때부터 그랬냐?


그건 아니래요

초등학교 때부터 많이 더듬었대요

초등학교 때부터 더듬었다면

후천적으로 보는 게 맞아요


제가 그 당시에 약간

한방 쪽의 치료에도 관심이 있어서

자료를 많이 찾아보고 있었거든요

제가 그 당시에

얼마 전에 돌아가셨는 데

무극 보양 뜸의 김남수 옹

구당 김남수 웅의 치료 쪽에 관심이 조금 있었어요

그분이 자폐증으로 진단받은 청년을 침뜸으로

낫게 한 케이스가 있거든요

그때 김남수 옹이 그 청년한테 이런 질문을 하셨대요

"날 때부터 그랬냐?"

그 청년은 아니라고 했고요

"그럼 나을 수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리고 치료되었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도요

얘의 말더듬이 날 때부터 그런 게 아니라면

나을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죠

의학에서 안 낫는다고

단정 짓는 질환들이 있어요

그 경우가 한의학이나 정신분석을 통해서

치료되는 케이스들이 있어요

저 역시도 이제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정신분석에서요 대부분의 성격이나

신경증 문제는 개체 발생이라는 차원에서

후천적으로 등장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그 말 더듬 자체를 후천적으로 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또 그런 생각이 들었죠


제 주변에도 언어 치료사 있으니까

(말 더듬 치료에 대해) 물어보니까 치료적으로 접근한다면

언어치료 쪽에서는 굳어진 턱 근육부터

좀 풀고 시작을 해야 된다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실화 영화

저는 거기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많이 달랐죠

잠깐 비슷한 사례를 이야기한다면

여러분들 영화 중에 [킹스 스피치]이라는 영화 아실 겁니다

에드워드 8세의 말 더듬 극복기죠

(제가 헨리로 잘못 알았네요...)


제가 그 영화를 분석한 적이 있거든요

에드워드 8세의 말더듬이 어떻게 극복되었는지를

정신분석적으로 추적을 해봤고

저는 나름대로 결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임상적 가설이었어요


영화 내용들을 보니까

이게 실화 바탕이라면

이런 이런 식이 되었겠다는

그런 감이 조금 있었거든요


'예성이의 삶에서도 그런 것들이 아마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 들었어요

게다가 [킹스 스피치]라는 영화 분석에서의

이 가설이 있다고 했잖아요


이게 한 때는 제 블로그에 있었어요

어떤 언어 치료사분은요

여기에 대해서 반대를 하기도 했어요

말 더듬 즉 유창성 장애는 신체적인 이유도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거니까요

전문가들 보기에는 그렇죠

그런데 에드워드 8세의 말 더듬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심인성이었어요

생물학적 원인이 있었다면

에드워드 8세가 라이오넬  박사의 치료로 회복이 안 됐을 겁니다


즉 그 치료가 일어나는 것이

라이오넬 박사와 신뢰 관계를 형성을 하면서

자기 증상을 극복한 것이지

치료를 통해서 나온 게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그 이전에도

다른 언어치료사들을 만나서 다 훈련했잖아요

입안에 구슬 넣고 말하고

그런 거 다 해도 소용없었잖아요

이건 생물학적 문제가 아니었던 거예요


예성이 이야기로 돌아가죠

예성이는 분석 제안에 있어서 고민을 좀 했어요

자기 말더듬이 너무 심하니까

이 핸디캡을 안고서

말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이걸 고민하는 거예요


제가 그 이후에 예성이하고 분석을 진행하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말더듬이 너무 심하니까

딴 사람들이 한 시간 동안 말할 분량을 반도 못했어요

한 삼분의 일 정도 했나?


그 정도 돼요

게다가 말하는 것도 힘들어했고요

저도 언제 취업될지도 모르고 해서

예성이의 분석 횟수를 조금 늘렸어요


만약에 제가 그 당시에 디지털 정신분석이라는

기법을 발견을 한 상태였다면

훨씬 빠르게 치료가 진행될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때는 제가 디지털 정신분석을 하기 전이고

그 이후에 온라인으로 분석 치료가 된다는

실제 임상이 나왔으니까


사실 제 스승도

제가 이 때는

상담에 대해서 열정은 있었는데

치료를 할 만한 능력적인 부분이

아직 없다고 보는 입장이었어요

주변 사람 전부 다

제 스승까지요


그래서 제가 이 케이스를 보고 하니까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제 스승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가끔 뚫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나중에는 이게 인정이 된 거죠


실제 말 더듬을 고생하는 사람이 많아요

말 더듬 자체의 편견으로

상담으로 발을 내딛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가 있고요


이번에 이야기하려는 이 내용의 가치는요

말더듬에 대한 정신분석적 접근이 어떤 것인지

보여드리는 것에 있습니다

치료가 안 된다는 게 아니죠


이 분석에서

아쉬운 점이 하나가 있어요

저도 이 분석을 좀 진득하게 바라보고 싶었던 소망이 있었어요

어디까지 애가 괜찮아지는가?

그걸 보고 싶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저도 먹고살아야죠

취업을 해야죠

그래서 이제 오래 할 수가 없었어요


예성이와 분석을 시작한 때는요

중학교를 막 졸업했을 때예요

중 3에서 고 1 올라가는 그 시점

그 방학 때

그 기간이었어요


말더듬이 많이 심했으니까

예성이 입장에서는 좀 기대하는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분석한다니까 씩 웃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대신에 이제 자기가 말을 어떻게 하게 될 것인가

거기에 대해서는 자기도 자신 없어했어요


그러면 다음 주부터는

예성이의 분석 내용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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