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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Sep 02. 2022

킹스 스피치 2

치료 효율에 대하여 


이번 시간에는 치료 효율과 관련되어서

한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시간에 다룰 영화 장면은

요크 공작이 파티에 참석해서

형인 에드워드 8세에게 충언을 하려는 장면이에요

파티에서

이때 형은 왕이 됐죠

아버지인 조지 5세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에드워드 8세가 그 자리를 이어서 왕이 된 상태입니다

요크 공작이 파티에 참석을 해서 형에게 충언을 하려고 해요

로맨티시스트로 알려졌다곤 하지만....

그런데 에드워드 8세는 그 모습을 보고

 '버벅 버티'라고 놀리는 거예요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형의 상징적인 위치라는 거예요

우리의 초자아는 아버지에 의해 형성되어 왔습니다

아버지의 이미지를 받아들인 거예요


한 나라의 정상은

국가의 초자아의 역할을 맡고 있다고 봐도 됩니다

어떤 기업의 대표라든지

혹은 한 가정의 가장 역시도 그래요


우리는 이런 현상을 두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쓸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 위치가 변하면

인격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거든요


물론 신경증도 발생 가능성도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위치는 권리를 허용합니다

대신 그에 따르는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고요


사회적 위치가 변하면서

신경증이 발병하는 경우에는

이때 등장하는 책임 문제를 견디지 못하기에

발병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버버버버버벅 버티라고?

요크 공작,

이 영상부터는 버티라고 부르도록 할게요

요크 공작의 애칭이죠

버티는 형이 놀리는데 한 마디도 대꾸를 못해요

이전 영상에서도 이야기했듯

그의 초자아가 '병리적'이기 때문입니다

초자아에 의해서 감시를 받고 있는

자아는 찌그러질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형은 어떤 위치였어요?

아버지를 이어서

국가의 초자아 역할을 지금 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이 사람이 말하면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어요

버티가 얼마나 갑갑했겠습니까?

그래서 이 문제를 라이오넬 박사에게 상담을 하려고 해요

흠... 버벅....

라이오넬 박사도

이제는 좀 더 편하게 로그 박사라고 부르도록 하죠

영화에서도 그렇게 표현하니까요


그런데 이 로그 박사가 고민을 듣더니

하는 말이 왕위에 직접 오르는 것을 제안하는 겁니다

이런 제안은 버티가 불편할 수밖에 없죠


제가 저번 시간에 그의 말 더듬이

신경증적으로 결정되었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신경증 문제가 생기면

현실 책임에서 거리를 좀 두는 태도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이거는 공통적으로 적용이 될 거예요

따라서 왕이라는 큰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것 자체가

버티 입장에서는 불편한 내용이고요


추가로 버티는 자기 형을 사랑하는 겁니다

그래서 왕위에 올라가 있는 형을 질투하지 않은 거예요

만약에 형을 질투하고 있었다면

스스로 왕위에 올라라라는

그 말에 기분이 좋았을 겁니다

물론 그 당시의 정치적인 요소들도 있었겠죠

히틀러 쳐들어오고 할 때니까

풍경화를 그리고 싶은데 왜 전쟁지도를 그리게 만드나?


정신분석이나 심리상담 같은 것을 진행할 때

내담자의 사생활에 얼마만큼 간섭할 수 있을까요?

원칙적으로는 개입 못합니다

뭐 어떻게 해라 어떻게 해라 이렇게 지시하는 것도 아니고요


로그 박사는 버티의 정치적인 위치에 간섭을 했어요

이런 문제는 스스로가 결정해야 하는 것인데

로그 박사가 이런 개입을 했다는 것 자체는 좀 부정적인 요소죠


만약에 신경 증자의 행동이

병리적 태도라고 할지라도

강제로 금지할 수가 없어요


예를 들어서 자해한다는 내담자가 있다고 해봅시다

이 자해를 억지로 그만두게 할 수 있을까요?

지식인 같은데 보면 그런 질문 많이 올라와요

자해 멈추는 법이 있냐?

자해를 그만두는 법 있냐?


어떤 방법을 자꾸 찾아요

그런데 이게 신경증적으로 결정되어 있을 때

이거 억지로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자해를 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하고

그것을 찾아야 자해를 일으키려고 하는

정신작용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 방어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자기 행동을 스스로 결정한다

이것은 선택에도 영향력을 미칩니다

신경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선택을 잘 못해요

선택 안 하니까 증상으로 만족하고 살겠다

이런 태도가 나타나기도 하죠


이 사건의 결과로 버티에게서 치료 거부가 일어나요

치료를 거부한다는 거

여기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실 수도 있는데요


이런 치료 거부가 일어날 때는

증상의 외부 요소들

즉 불편사항들이 어느 정도 제거된 이후에

본체로 들어가야 할 때 등장하는 내용입니다

방어가 심해진다는 거예요


예시로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틱에 시달리던 사람이 있었어요

분석과정에서 그 사람에게 틱이 사라진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틱이라는 가장 큰 불편사항이 사라졌으니

다른 문제를 다루기보다는

약간 병리적으로 만족하면서 살겠다는 태도가

나타날 수 있는 겁니다

이것은 그 개인의 주체가 선택할 문제죠


그래서 이러한 선택의 문제에서 정신분석은

당신은 자유를 찾고 싶습니까?

아니면 병에 머물러 있고 싶습니까?

이렇게 선택지를 주는 겁니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매트릭스의 빨간 약 파란 약 이 장면 있죠?

그것처럼요

제3의 선택지도 물론 있죠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 봅시다

정치적으로 문제 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에드워드 8세에게 스캔들이 일어난 거예요

심슨 부인

그 미국의 심슨 부인하고 같이 살고 싶어진 거예요

그래서 에드워드 8세가 스스로 왕위에서 물러납니다

그러면 왕위는 어떻게 되겠어요?

자연스럽게 버티에게 이어집니다

선왕의 이름을 이어받아

조지 6세로 책봉되는 겁니다

이 때는 로그 박사하고 조금 틀어져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불가항력적으로 왕위를 이어받게 되고 나니까

다시 치료를 재개하고자 한 겁니다


여기서 좀 재밌는 가설을 세워볼 수도 있죠?

왜 치료를 거부했냐? 이걸 생각해보면

자기가 왕위를 이어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런데 형이 갑자기 물러나니까

자기가 이제 말을 다시 회복을 해야 된다는 말이에요

왕위를 이어받아야 되기 때문에

이런 가설도 세워볼 수는 있어요

설명드리겠습니다...

자 여기서 로그는 버티에게 그런 말을 해요

"과거는 잊고 성인으로서의 자세를 가지라"

그런 조언을 합니다


기억에 대해서 좀 생각해보죠

우리의 기억은 과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과거를 잊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네이버 지식인만 봐도

이런 기억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수치스러운 기억을 어떻게 지우냐?

기억 상실증 걸리는 법 알려주세요

이런 질문들 되게 많잖아요


그런데 그런 기억들이요

억압의 영역에 들어가면

무의식의 구성요소가 되는 거예요

그리고 그 내용들이 변장이 되면요

이게 증상으로 귀환을 하는 겁니다

(혹은 꿈이나 말실수)


그 내용들이

굉장히 좀 불편한 내용이긴 하죠

말하지 않는 것은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 말이 이런 의미입니다


여기서 조금 특이한 사례 하나를 이야기해볼까 해요

기억이 나지 않게 하는 기법이 있을까요?

예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그 기법을 받은 사람하고

저는 분석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요

분석하면서 증상도 나아지고 진행 잘 되고 있었어요

그런데 쭉쭉쭉 치고 들어가다 보니까


이 사람이

자기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에 접근하게 된 거예요 

그런데 따로 어떤 기법을 활용해가지고

그 기억을 떠오르지 않게 만들어놓은 상태였거든요

이 기억에 접근을 못하는 겁니다

그 기억에만 접근하려고 하면

말 잘하다가 갑자기 말이 사라져요

기분이 확 다운이 되고

적극적인 저항이 시작이 되는 거죠

이게 계속 지속이 됐습니다


그러면 분석 어떻게 되겠어요?

더 이상 못하겠다 이렇게 되어버리는 거죠

그래서 수치스러운 기억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꽤 많아요

나이가 어릴수록 좀 많아요

그 기억만 안 떠오르면

자기가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건데요

증상이 그렇게 발달합니다

기억 안 떠오르게 하면서 발달해요

(강박행동의 메커니즘이 그렇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자기의 수치스러운 기억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견디는 게 최선입니다

다른 방법이 없어요


그리고 버티가 로그 박사의 뒷조사를 좀 해요

그러니까 이 사람한테 치료를 받았는데

효과가 잘 안 나타난다

그러면 이 사람 치료 능력이 있는 건 맞냐?

이런 의심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로그 박사의 치료 배경이 어떤 것이냐?

여기에 대해서 생각을 조금 해봐야 될 것 같아요


로그 박사는

심리치료나 언어치료학이라고

할 만한 개 없었습니다

대신 경험적으로 축적되어 온 것들이 있었어요


제1차 세계 대전의 시기에

전쟁 신경증을 다룬 경험이 있는 겁니다

이 사람은 자기 치료능력을 그렇게 스스로 개발을 해 온 거예요

대단한 사람이에요

제대로 걷지도 못함

전쟁 신경증이 뭐냐?

오늘날의 PTSD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당시에는 쉘 쇼크라고 불렀고 그래요

(Shell shock)


이 것을 다루기 위해서

찾아온 내담자의 말을 들어주고 지지해준

경험의 축적이 있다는 겁니다

그 경험들이 학위보다 더 뛰어난 치료 효율을 보여주었다는 거예요


여기서는 전이가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수가 있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일반 병원에서도 관찰이 될 거예요

의사와 환자 사이에도 전이는 발생하거든요


이런 전이의 문제는

기존의 훈련식 치료에서는 등장하지 않은 겁니다

경험적으로 치료했던 만큼 우연이라고도 할 수는 없어요

그리고 이런 경우를 살펴보면요

증상하고 치료기법 간의

상성관계도 살펴볼 수가 있습니다


예시를 좀 들어보죠

인지치료가 강박증에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이건 의사들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요

다른 치료사들도 그런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강박증에 인지 치료가 듣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강박증에서는 생각도 많고 의심도 굉장히 심해요

그런데 하나 감정이 약해집니다

덕분에 강박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굉장히 논리적이에요

논리를 체계에 딱 맞춰가지고 어떤 것 찾아가고

그렇게 한단 말이에요


대신에 논리적 과정은 괜찮은 데

논리적 토대가 병리적이라서

과정은 괜찮아도 결론이 병리적일 때가 있습니다

인지 치료에서는 구체적인 사실들을 다 기록하고 하는데

그 대신에 의미 지점이 좀 소홀해져요

그래서 강박증에 인지 치료

논리적인걸 따지는 게 좀 잘 먹힌다는 거고요


그런데 이러한 강박증에

감정을 해소하는 상담기법을 적용한다고 해봅시다


"억압된 감정의 고리를 풀어보세요"

"공감해 보세요"


이런 상담 기법이 들어간다고 해봅시다

강박증에서는 감정이 약해진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상담사가 감정을 이끌어내려고 해요

그래도 감정적인 내용들이 올라오질 않는 겁니다

저는 이거 실제 임상에서도 좀 듣기도 했고요


따라서 이런 것을 보면

각 증상에 따라서 등장하는

심리적 특수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치료 기법들 간의 특성이

치료 효율에 영향력을 미치는 겁니다


이 치료 효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치료 기간은 더 길어지겠죠


또 하나 자격 증명에 대한 문제가 있어요

버티가 왕위에 올라가려고 하는데 말더듬이 너무 심하고

그러면 당연히 치료자에 대한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부정 전이)

정치적인 입장에서는 뒷조사라도 해서

치료능력 유무를 판단해야

치료사를 유지하든가 바꾸든가 

선택을 할 수가 있는 거죠

그런데 로그 박사는 그런 증명을 보일 수가 없는 겁니다

다만 풍부한 임상경험이 치료능력을 이야기해줬을 뿐입니다


여기서 제가 증상과 치료 기법 간의 상성을 이야기했죠

그런데 치료 자격과 치료 효율은 서로 별개의 문젭니다

그래서 버티는 그런 고민을 하죠

이 사람이 나를 치료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데

이건 상당히 중요합니다


이 결정이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냐면요

이전에는 자아가 초자아의 감시로 인해서

많이 찌그러져 있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자기 권리도 다 포기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은

자기 권리를 찾겠다는 겁니다


이 권리 찾기 운동이 일어날 때요

정신분석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이

인간 드라마라는 측면으로 등장하기도 해요

치료를 하면서 극적인 순간들을 마주친다

그런 거 있잖아요?

이 권리 찾기 영역에서 등장합니다

기존에 못하던 걸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럼 이번 시간은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마치도록 하죠

다음 시간에는 이야기에 매듭을 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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