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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Sep 30. 2022

약으로 라도 예뻐지고 싶었어

프로아나라는 말에 대하여

이번 시간에는 제가 저번 시간에 예고를 한 것처럼

프로아나라는 말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려고 해요

저번 시간에는 식욕억제제를 부추기는 개념으로

프로아나가 있다

이런 의도로 말씀을 드렸죠?


이 프로아나라는 말은 복합어입니다 

찬성을 뜻하는 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anorexia를 합쳐서 만든 말입니다

거식증에 찬성한다고요

이 목적은 더 예뻐지기 위해서예요


그 기준도 정해져 있습니다

자기 키에서 120을 뺀 무게가 가장 예쁘다는 거예요

키가 160CM이면 40KG가 제일 예쁘다는 거죠

그래서 이 아름다움을 갈망하는 사람들은

그 체중을 달성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고통을 견뎌요


그런데 이런 기준점이 있잖아요?

이 것이 암시와 같은 작동을 한다고 여겨져요

이런 암시가 계속 들어가면서요

세계관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면

행동은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쏠리게 됩니다


이 것은 마치 강박사고처럼

삶에 자리 잡고 이후에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요

먹토나 자해와 같은 행동이 등장하는 거예요

무엇을 위해서 자기 몸까지 망가뜨리면서

예뻐지려고 하는 걸까요?


우선 아름다움. 

'미'라는 개념에 대해서 좀

미스코리아 뽑을 때 순서가 어떻습니까?

진 선 미 죠?

미(美) 선(善) 진(眞)

이렇게 세 명을 뽑아요

그런데 이 것이 원래는 순서가 반대였어요


제가 아는 대로 설명을 드리면

그리스 철학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유교사상의 영향을 받았단 말이에요

그래서 원래는 미 선 진인데

진선미로 바뀌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 철학에서는 최고의 가치를 '아름다움'에 두었습니다

그 뒤에 사람들을 모으는 '선'

마지막이 학문 추구를 뜻하는 '진'입니다


이 미 진 선 중에서 

노력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학문 추구도 노력을 할 수가 있어요

사람들을 모으는 것도 노력이 가능한 지점에 있어요


그런데 아름다움 만큼은

노력을 한다 해도 쉽게 얻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갈망합니다

덕분에 약물까지 동원하면서 아름다움을 얻고 싶은 거예요


누구라도 예뻐지고 싶을 겁니다

그 어떤 사람이든 수술을 하든

약을 먹어서 체중을 줄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예뻐지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 하잖아요

신경증에 시달리는 여성분들도 외모 비하가 좀 심해지면서

이런 현상이 등장할 수가 있는데 

우리 정신은요 스스로의 노력이 아니라

물질이 개입해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에 대해서

나름의 저항을 합니다.


저번 시간에도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했어요

인간의 정신은 자연보다 그 인과관계가 엄격합니다

원인이 없으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요


그래서 정신에 작용하는 물질이 들어가잖아요?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라도

이 정신구조를 다시 회복시키려고 한단 말이에요


강제로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이 원인이 되어서

정신적 변화가 일어났다

그럼 이건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원상 복구를 시켜야 되기 때문에 

그 부작용이라도 일으킨단 말입니다


이건 이런 식으로도 생각할 수 있을 거예요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있어요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

그런데 약을 계속 복용하지만

체중이 계속 늘어나는 거예요

이런 경우는 먹는 것과 관계없이

약물에 의존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몸에는 힘이 없는데 에너지는 계속 고갈되고 있거든요

우리 몸은 어떻게 반응하겠어요?

몸에 힘이 없는데 에너지는 계속 고 잘되고 있다

그러면 먹어서

어떤 방식을 동원해서 살을 찌워야죠

에너지가 있어야 활동을 할 수가 있을 것 아니에요?

그래야 자아를 보호할 수가 있으니까


또 뭐 이런 경우가 있죠

히로뽕 하는 사람들 보면 살이 안 쪄요

빼빼 말랐어요

그것도 이런 이윱니다


그 사람들은 뽕이 계속 들어가다 보니까

여기에 취해가지고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살죠

다이어트 약의 경우는 히로뽕보다 약하니까

나름대로의 저항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약물을 복용하면서 자해를 하거나

환각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현상이 제대로 설명이 안 되니까

"귀신에 씌어서" 그렇게 보일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것은 정신작용에서 발생한 문제를

스스로 처리하기 위해서 발생하는 기전이에요

억지로 자연스러운 정신작용의 흐름을 방해했으니까

그에 대한 초자아의 처벌과

정신 작용을 중화시키려는 움직임도 일어나는 겁니다


자연 상태에서

약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현상이 등장한다면

활동을 통해서 어느 정도 조율이 될 수가 있어요


그런데 약물로 인해서 억지로 발생한 거라면

조율하기가 쉽지 않죠

약에 의존할수록 활동은 더 되지가 않아요


이 경우에 이상 행동을 일으키잖아요?

그럼 이 이상행동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 것 같아요?

옆에서 물리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힘으로 막아야 돼요

그거 말고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다이어트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사람들을

'개인'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저는 여기에 대해서 약간 생각이 달라요

저는 이 프로아나라는 개념에 동조하면서 살 빼는 사람들이

sns를 통해서 군중심리를 형성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집단 심리가 반영되어 있는 '이동평균선'

제가 지금 이야기하는 군중심리가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거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무슨 헛소릴 하냐?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는 있는데

그러면 이런 식으로 집단 심리

즉 군중심리가 반영되는 사례가 있다면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가 있을 겁니다

그 사례는 주식에서 찾을 수 있어요


요즘에 주식하시는 분들 많으니까

주식에서는 이동평균선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주식 캔들의 움직임의 평균을 낸 선이에요

그리고 주식 강의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기에는 투자자들의 집단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올라가는 주식에는 사람들의 집단 충동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상승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몰릴 테니까요


그래서 개미가 (종목에) 막 타면

주식이 무거워서 못 올라가니까 세력이 확 떨어뜨리는 거죠

그런데 휩쓸려 있다가 몇 년씩 물리곤 해요

(사진은 월봉....)

저도...-70% 한번 맞아보고 나니까 느끼는 바가 있습니다....


이런 주식에서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프로아나에 찬성하는 아이들 역시

이러한 집단 심리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 집단에 들어가는 암시는

자기 키에서 120을 뺀 무게가 

암시로 작용하는 겁니다

이러한 집단적인 암시의 힘은 굉장히 강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아나의 기준점을 정한

우두머리가 어딘가에는 있을 거예요

그 사람을 중심으로 해서 집단 심리가 형성이 되었을 것이고요


이 개념 자체는 일종의 선동과도 같다는 거죠

개인이 지니는 충동은요 거대한 집단 충동을 이길 수 없어요

이런 말도 있죠?

사이코패스라고 해도 집단에 소속되면

그 집단 충동을 따른다고요

개인은 집단의 거대한 충동에 휩쓸려서

제어력을 상실하는 겁니다


이것의 좋은 사례는

2002년도 월드컵 4강 올라갔을 때

전국이 들썩였죠?

장례식장에서도 월드컵 보고 그랬을 정도니까요

유명한 장면

집단 범죄에서도 이런 게 등장해요

집단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면

자기가 그럴 의사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행동을 해버리는 겁니다

집단 충동에 휩쓸려서요


프로아나라는 개념에 휩쓸린 아이들이

자기가 예뻐지기 위해서 하는 행동의 결과로

 몸이 상하고 정신이 망가진다고 해도

그 희생을 감수하려는 태도가 등장한다는 거예요


이런 게 있죠

자기 상태가 안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난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내 몸이 좀 망가져도

내가 좀 고통스러워도

이거 그냥 감수하겠어!"

이런다는 겁니다

모델이 아니라 약쟁이도 될 수 있어!

제가 방송에서 이런 것들을 봤는데

식욕억제제라도 복용해서 살을 빼려는 것을 어떻게 멈추게 하냐?

여기에 대해서 '나를 사랑하자'는 것을 제안하곤 합니다.

물론 정설은 아니에요


저는 여기에 대해서 조금 흥미로운 관점을 제공해 드릴 순 있습니다

프로아나에 동참하는 아이들은

자기를 사랑하는 데 있어서

(날씬해야 된다)는 추가 조건을 붙여놓은 상태입니다


추가 조건이 붙는 것은 신경증에서 자주 등장하는

과잉 논리의 형태입니다

그 자체로 병적 측면들도 어느 정도 포함이 되어 있다는 거예요


만약에 프로아나를 하다가

몸이 굉장히 쇠약해졌는데 다이어트 약물도 끊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상황은 훨씬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저항할 힘도 없고 자기 스스로도 그 상태를 벗어날 수가 없어요

이런 건 한번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북두신권 의학 버전....

옛날 만화 중에 닥터 K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천재 외과 의사가 등장하는 책이죠.

여러 가지 사건을 경험하면서

환자들을 수술하고 치료하는 그런 모습을 그립니다

재밌게 보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이 작품은요

주로 외과수술과 관련된 내용이 많아요

그런데 거식증을 다룬 에피소드가 딱 하나 있습니다

그 에피소드에서 거식증에 시달리는 소녀가 등장해요


이 여자애는

자기가 좀 더 예뻐져야 되기 때문에 밥을 안 먹었습니다

어떤 음식을 줘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그 여자애를 닥터 K가 본단 말이에요?

닥터 K는 정신과 의사도 아니고 외과의사예요

그는 닥터 K가 여기에 어떤 처방을 합니다

약을 처방하거나 그런 처치가 아니에요

다만 그 소녀의 병실에 르누아르의 그림을 선물해주죠

르누아르의 그림

르누아르는 통통하고 아름다운 여성들을 많이 묘사했어요

비쩍 마른 사람을 그리진 않았거든요

그리고 거식증 소녀는 그 그림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예뻐질 수 있을까?'라고 되뇌면서

숟가락을 들어요


이 내용은요

'믿음'의 차원에서 등장하는 거예요

그리고 자기 믿음을 스스로 확인하고 싶기도 하죠

이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입니다


'너 자신을 사랑하라'

흔히 이야기하는 말입니다

자해하는 애들한테도 "너 자신을 좀 더 사랑해라"

그렇게 이야기를 하죠


근데 정신분석의 관점에서는요

"너 자신을 사랑하라"

이게 신경증입니다


프로이트에 따른다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먼저 '너'를 사랑하고

그 뒤에 반사된 것으로

'나'를 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해요


그래서 정신분석이 이야기하는 사랑 관계에서는

교환 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되기도 하고요

다른 말로는 "상호성이 있어야 된다"

그렇게 표현을 합니다


분석 치료 과정에서요

약물을 끊는 작업(단약)에 들어갈 때가 있어요

너무 과도하게 약을 복용하고 있다거나

그래서 생활에 문제가 생긴 사람들은

조절을 하는 거죠


이때 중요해지는 게

자기 생활과 대상의 문제가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그걸 위해서 컨디셔닝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판매 중...

정신에너지를 처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약물이 아니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요

대상의 문제가 중요하고

그로 인해서 발생한 대상 리비도 처리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런데 약물은 대상 리비도가 떴으면 

이것을 처리를 해야 되는데 

처리를 하지 않고

약으로 철회가 되거든요?


이게 철회가 되면 처리할 이유가 없으니까

고립으로 진행되게 됩니다

고립이 진행되면 여기서부터 증상이 또 발달을 해버리는 거예요 

그리고 약물로 대상 리비도가 자꾸만 철회가 된다

이게 지속될 때는

대상을 향한 사랑이

욕정만 남는

그런 좋지 않은 상황까지 갈 수도 있어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싶습니다

여신 같은 아름다움을 추구할 때

심연에 자리한 악마가 그 세계를

완전히 부숴버리려 달려들 수 있습니다

부서진 세계에서는 현실의 고통만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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