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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Mar 28. 2023

사이비와 신비주의

사이비에서 종교체험?

제가 저번 글에서 사이비 종교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아는 분 중에 

사이비 종교에서 신비체험 하신 분이 있어요 

제가 고등학교 때 봉사활동할 때 만났던 분인데 


참 좋은 형님이었어요 

거기 봉사활동하러 오는 동생들. 

저를 비롯해서 다른 애들도 다 잘 챙겨주셨었고요

제가 봉사활동하던 곳은 교회에서 장애인 사역을 맡은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꽤 크게 성장한 곳이에요 

어릴 때 가서 오시는 장애인 분들 휠체어 밀어드리고 

식사도 보조하고 그랬었습니다 

그게 나중에는 제 직업으로도 연결이 되었었고요. 


그리고 그 형님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시던 분이었습니다 

봉사활동도 성실하게 했어요 

특히 그 선교단에서 예배 마치고 장애인 분들 집에 갈 때 

그 형님이 택시 운전을 하셨는데 

자기 택시에 장애인 분들 태워서 집에 모셔다 드리는 것을 꾸준히 하셨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형님이 봉사하러 안 오는 겁니다 

안 와도 뭐 어쩔 수 있었겠습니까? 

강제로 시키는 것도 아닌데요 

나중에 이야기 들어보니가 다니던 교회도 잘 안 가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저도 나이가 들고 정신분석 공부를 한지 몇 년 좀 지나고 

길에서 우연히 그 형님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형님이 원래는 살집도 좀 있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십수 년 만에 만났는데 

살이 많이 빠져있는 겁니다 

그리고 꼭 어디 돌아다니는 여행자처럼 하고 있었고요 


힘들어 보이기도 해서 

"형님 오래간만인데 시간 있으면 어디 들어가서 이야기라도 좀 하면 어떻겠습니까?"

"아니야. 됐어. 나는 갈길이 바빠"

그러는 겁니다. 

아쉬웠죠. 


그때 그 형이 뭘 했었냐면 

세상을 위한 기도를 한다고 부산에서 강원도까지 도보로 걸었다고 합니다 

한 2개월 동안 걷기만 했대요. 

그 소리에 저도 좀 놀랐죠.


그래서 왜 그때 형님 봉사활동하러 안 왔냐고 여쭤봤습니다 

친절하던 형님이 안 보여서 섭섭했다고요 

그러니까 웃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몸이 많이 아팠대요 

아파서 뭔가 할 수가 없었답니다 

그 형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기도 했었는데요 

교회를 다니면서도 몸이 아팠다는 겁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새로운 교회에 가게 됐대요 

그 교회가 사이비로 유명한 교횝니다.  

유명....

거기 들어가서 그쪽 설교를 듣고 나서 

갑자기 설사를 엄청나게 하더래요 

그리고 자기 몸이 나아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원래 교회의 하나님도 믿지만 지금 교회의 하나님을 믿는다는 겁니다 


(* 지금까지 말한 내용을 챗지피티에게 요약해 달라고 했는데 다른 답변을 해줬습니다. 내용은 그런 상황에서 형님께서 신천지라는 사이비 교회에 들어가서 몸이 나아진 경험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혹시나 그 교회의 설교나 신앙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네요. 하지만 이야기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네요. 신앙의 신비나 믿음의 기적이란 말들은 종종 들어볼 수 있지만, 이는 신앙 경험에 따른 개인적인 느낌과 해석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이비 종교는 그들의 믿음을 가지고 사람들을 속이고 돈을 취하려는 목적을 가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신앙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신앙을 통해 타인을 속이거나 이익을 취하려는 행위는 올바른 길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런 현상이 주로 신앙의 신비. 믿음의 기적. 

이런 말로 표현이 되는 겁니다 

신앙생활 오래 하신 분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서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신유의 은사. 병고침의 은혜 그런 말들 많이 하죠 

지난 드라마, 모범택시에서도 그런 걸로 사기 치는 사이비 종교가 등장했었죠? 

잘 챙겨보고 있습니다

자 그 형님 이야기로 돌아가봅시다. 

그 형님이 신앙체험 이야기를 저에게 꺼냈습니다 

거기서 병고침의 은혜를 얻었다고요 

여기까지 들으면 정말 그 사이비 종교에서 병이 고쳐졌다고 느껴지실 겁니다 


그런데 그걸 제가 듣기에는 어이가 없었던 겁니다 

왜냐하면 그런 현상은 정신분석에서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이 세워집니다 

정신분석 임상에서는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는 일들이 생각보다 많이 일어납니다 

의학적으로 설명 안 되는 부분들도 설명을 할 때가 있습니다 


왜냐? 


히스테리로 등장한 내용은 생물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의학에서는 손을 잘 쓰질 못합니다 

그런데 프로이트가 그런 거 잘 고쳤으니까 전 세계적으로 소문이 난 것이고요 

그걸 토대로 해서 생각해 보면 

그 형님에게 어떤 정신작용을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단서들을 가지고 역추적하는 것은 정신분석에서 많이 하는 작업이죠

교주가 낫게 해 준다고???

몇 가지 조건들이 있지만 그중 대표적인 조건 하나를 예로 들어봅시다.


어떤 신경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여행이 무척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변 친구들 중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을 거예요 

평소에 얌전했던 친구가 있다고 해보세요 

그런데 이 친구랑 같이 어디 멀리 놀러 가게 된다고 하면 

사람이 갑자기 달라지는 거예요 

말도 많아지고 이것저것 돌아다니는 것도 많아지고요 


저도 과거 내담자들도 저한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친구들이랑 어디 놀러 갔는데 갑자기 사람이 활기차게 변했다고요 


제 임상 사례 중에서도 아주 황당한 사례가 하나 있는데요 

강박증에 심하게 시달리는 여자분이 있었어요 

튀르키예 여행을 가는 게 평생의 소원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강박증이 너무 심해서 못 간다고요 

그래서 분석을 개시했어요 


그런데 분석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갑자기 연락이 안 되는 거예요 

제가 온라인으로 하니까 1:1 메시지를 보냈죠 

분석 약속이 있는데 왜 안 오시냐고 

그러니까 한참 있다가 확인하고 메시지가 왔는데 

튀르키예에서 여행하는 중이래요 

깜짝 놀랐죠 

분석 한 두 번 하고 바로 이렇게 행동을 해버리니까요 

그때는 저도 처음 시작할 때라서 되게 혼란스러웠습니다 

장소의 변화에 따라서 그 사람의 증상에도 변화가 어느 정도 일어난다는 말입니다. 

예배장소 역시 그런 측면들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저번글에서 사이비 종교에 들어가려면 처음에 교리공부를 하고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그 형도 교리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니 예배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것이고요. 

그런데 교리공부를 하게 되면 자기 세계관의 변화가 생깁니다 

세상이 그렇게만 보인다는 거죠. 


게다가 신경증에서도 형성되는 세계관 문제가 있습니다 

현실 생활을 하는데 자꾸 게임이나 만화 속의 세계관을 가지고 와서 그걸 현실에 적용해요 

그런 시나리오 가지고 와서 현실에 적용하면 어떻습니까? 

계속 충돌을 일으키고 갈등을 발생시킵니다 

그것이 심할수록 신경증도 더 심해집니다. 

현실에서의 갈등을 봉합하려는 작용이니 가요.

중요한 것은 신경증 자체는 자가치유로 등장하는 것입니다 

그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계속 애를 쓰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사이비 종교 들어가서 거기 설교 듣고 병이 나았다? 

그때는 그 갈등요인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한 겁니다 


정신질환의 문제는 회복을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가 있어요 

첫째는 건강입니다. 

이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는 거죠 


그런데 병리적 회복이라는 게 있어요 

이 경우는 병이 완전히 자리 잡아 버리는 겁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쓰는 표현으로는 

건강할 땐 우리가 삶을 살아갈 수 있지만 

병들었을 때는 현실을 견디기 위해서 병에 시간을 지불한다고 합니다 

즉. 삶을 포기하고 병으로 현실을 견디고 있는 거죠 


물론 보통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경증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 자체는 자기 자신의 충동 만족이 발생한다는 것이거든요? 

원래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찾아가면서 만족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혼자서 충동을 처리하려 하는 것이 증상으로 등장한 겁니다 

그렇게 그 형님의 회복을 바라본다면 

사이비 종교의 세계관을 받아들이면서 현실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간 겁니다 

즉. 병적 상태로 현실을 견딘다는 겁니다

현실을 외면해 버리는....

보통 언론에서 가족이 실종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런 뉴스를 보고 나서 어떤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 문제를 이야기하곤 합니다 

가족을 외면하는 건 어지간해서는 힘들죠? 

완전히 외부와 단절시키기도 하고요 

그게 자기네들 집단에서 세계관을 형성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그 세계관이 형성되면 탐구능력이 제한되기도 합니다.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해야 그 세계관에 끌려들어 가기가 쉽거든요 


제가 저번 글에서 

제가 근무하던 곳에서 기도로 치유한다고 병원을 가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밑에 있던 사람들이 기도로 치유한다고 

아픈 애들 잡고 기도 열심히 했죠 

결국 치료 안돼서 병원 실려갔고요 

만약 그렇게 해서 치료가 됐다 

그러면 외부와 단절이 되어 있고 안에서 일만 하고 있는데 

어떻겠어요?

그렇게 해서 치료효과가 나왔다

그럼 자기들이 기도로 치유했다고 선전하는 효과가 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면 다들 신기해하면서 혹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들은 이야기로는 

의사들도 아주 예외적인 상황을 경험하는 경우가 있대요 

뼈가 부러져서 병원에 치료하러 왔는데 

그게 그냥 붙어버렸다는 그런 이야기도 접한 적은 있습니다. 

이건 종교인에게서 들은 게 아니라 의사로부터 들은 이야깁니다. 

그런 예외적인 사례들도 세상에는 존재하기도 하고요

 

소설에서나 일어날 법한 것 같은..... 그런데 현실

프로이트가 정신분석을 두고 이야기할 때 

철학도 아니고 세계관도 아니라고 했어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가 무의식에서 언어가 작용하는 점이랑 관계해서 그렇게 이야기했는데요 

왜냐면 철학이나 종교에서는 언어를 사물처럼 대하는 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분열기 제하고 관계가 됩니다. 

나중에 라캉에 와서는 이 부분에 있어서 해석이 좀 달라지고요. 


종교를 가진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있고 

또 생활에 있어서 유익한 지점들을 가지고 옵니다 

개발도상국 같으면 기독교가 나라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죠?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청교도 윤리와 같은 것들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해석도 있죠? 

그래서 우리는 종교를 통해서 생활에서 안정감을 찾기도 합니다. 

좋은 공동체에서 모임을 가지는 것도 유익한 효과들이 있고요. 


그런데 제가 정신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몇 번 목격한 적이 있는데 

사이비 종교를 믿다가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도 사이비 종교에서 주입한 세계관이 현실과 계속 충돌을 일으키니까 

결국 그 충돌이 '좌절'로 이어지는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좌절이 계속해서 축적되면 그것이 신경증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가 연구했듯이 

좌절이란 신경증 발병의 유형의 하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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