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리 언어 소멸 위기의 실체
마오리어는 뉴질랜드의 토착 언어로 폴리네시아 어족에 속합니다. 1840년 와이탕이 조약 이후 영국 식민 통치에 의해 조직적으로 쇠퇴했으나, 끈질긴 저항 끝에 부활의 상징이 된 언어입니다. 특히 마오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마오리 족은 강한 정신력과 함께 구전 전통을 중시합니다. 이는 웨일스의 음유시인 전통과도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마오리족은 1200~1300년 경에 마오리 족은 폴리네시아 동부(타히티 인근)에 정착합니다. 이때 마오리 언어는 아오테아로아(Aotearoa)라고 불립니다. "긴 흰 구름의 땅"이라고 뜻입니다. 그리고 마오리어는 구전 전통입니다. 문자는 없었지만 구전 문화가 풍부했습니다. 그리고 18세기 후반에 유럽인들과 접촉하게 되었고 로마자를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그 유럽이 영국입니다.
영국과 마오리 족은 1840년 와이탕이 조약이라는 것을 체결합니다. 이때 영어와 마오리족 사이의 조약 내용 차이로 지속적으로 갈등합니다. 영어판 문서에는 마오리족이 주권을 양도했다고 되어 있고 마오리어판에는 영국에게 통치권은 부여하되 마오리족의 토지 소유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서로 차이가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후반에 체계적인 언어 탄압이 시작됩니다. 웨일스어를 탄압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학교에서 마오리어 사용 시 체벌
"I will not speak Maori" 벌 받아쓰기. 등 여러 가지였습니다. 이런 식의 언어탄압은 침략자의 역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대다수 마오리족이 제1 언어로 사용했습니다. 전쟁을 지나면서 1980년대 원어민 화자가 20% 미안으로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오리족의 남섬 방언은 사실상 소멸되고 현재는 문헌으로만 보존되어 있습니다. 마오리 남부 지방정부가 부활을 장려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북섬의 방언은 서부 방언과 동부 방언으로 구분되어서 생존한 상태입니다.
1972년에 마오리어 협회가 주도한 청원에 따라 언어 부흥운동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게 되었죠. 디지털 시대에 적응했고 마오리 TV가 개국했으며 sns에서도 마오리어 사용 ㅎ곽산이 되기도 했습니다. 뉴질랜드 국가를 마오리어로 먼저 부르기도 했었습니다. 뉴질랜드 정부의 언어 정책 역시 강화되었습니다. 2019년에 2040년까지 100만 마오리어 화자 목표를 선언하기도 했고 대학에서 마오리어 강좌를 등록하는 학생들도 많아졌습니다. 유창하게 마오리어를 구사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2023년 통계에 따른다면 마오리어로 일상 대화가 가능한 사람은 약 210,000명 정도입니다. 뉴질랜드의 사용 언어 중 제2위입니다. 마오리족 내부에서도 유창하게 마오리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30%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2024년, 정부 정책이 바뀌게 됩니다. 정치적인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정책의 문제가 언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겁니다.
정부 부처는 영어 명칭을 우선으로 사용하는 것을 강제하고 공공기관의 주요 의사소통 언어를 영어로 제한합니다. 학교 교재에서 마오리어 단어를 대량으로 삭제하게 되고 마오리어 교육 예산도 삭제해 버립니다. 그런 뉴질랜드의 태도에 마오리 족은 당연히 반발합니다. 마오리 족도 왕이 있으니까요. 마오리 왕이 국가 후이(hui, 대규모 회합)를 소집합니다. 그래서 마오리어 정책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마오리 지도자는 정부가 마오리에게 등을 돌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오리 오는 성공적으로 부흥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제도적인 후퇴가 따라왔습니다. 제도적인 보호장치가 해체되고 공공영역에서 마오리어 사용이 제한된 겁니다. 교육과정도 축소가 되었고요. 이 언어 부흥에 대한 낙관적 시나리오도 비관적 시니리오도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들의 핵심은 '정책'이 우호적인지 아닌지에 따라 갈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오리어는 현재 중요한 기로에 서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정부 정책으로 인해서 산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오리어의 미래는 뉴질랜드 사회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윤동주 시인의 '바람이 불어'는 끊임없는 괴로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담은 시입니다. 현재 마오리 족의 언어부활 의지와도 닮아있는 것 같아 선정했습니다.
번역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마오리어는 한국어의 어순과 구조적으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우리가 주어-목적어-동사라면 마오리어는 동사-주어-목적어 순입니다. AI로 번역할 때 정확한 의미 재구성이 어렵습니다. 이는 AI입장에서 상당한 도전이 되었습니다.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E pupuhi ana te hau.
Nō hea te hau e pupuhi mai nei?
A, ki hea rā e kawea atu ana?
Ahakoa e pupuhi ana te hau,
Kāore he take o tōku mamae.
Kāore rānei he take o tōku mamae?
Kāore au i aroha ki tētahi wahine kotahi.
Kāore anō hoki au i pōuri mō te wā.
E pupuhi tonu ana te hau,
E tū ana ōku waewae i runga i te toka pūtoki.
E rere tonu ana te awa,
E tū ana ōku waewae i runga i te puke.
어디에서 이 바람은 불어오는가?
아, 또 어디로 실려 가는가?
바람은 불어오지만,
내 아픔에는 아무 이유 없네.
정녕 내 아픔에 이유가 없는가?
단 한 여인도 사랑한 적 없으니.
변해가는 세상에 눈물 흘린 적도 없으니.
바람은 여전히 불어오고,
내 발은 굳건한 바위 위에 섰네.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내 발은 언덕 위에 굳건히 섰네.
본 보고서는 인공지능(AI)이 윤동주 시인의 「바람이 불어」를 마오리어(VSO/VOS)에서 한국어(SOV)로 재번역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법적 현상과 그 함의를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어순, 형태론적 특성, 그리고 문화적 맥락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두 언어 사이의 번역 사례를 통해, AI가 어떻게 문법적 간극을 메우고 의미를 재현하는지 탐구합니다.
AI 번역 시스템은 원문의 문법 구조를 분석하고 대상 언어의 규칙에 맞춰 재구성합니다. 마오리어는 동사-주어-목적어(VSO/VOS) 어순과 전치사, 관사 등이 발달한 반면, 한국어는 주어-목적어-동사(SOV) 어순과 복잡한 조사, 어미 활용을 사용합니다. AI는 이러한 차이를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합니다.
어순 재배열 (Syntactic Reordering): 마오리어의 동사 선행 어순을 한국어의 주어 선행 어순으로 전환합니다.
형태론적 변환 (Morphological Transformation): 마오리어의 전치사, 시제 및 상(aspect) 입자를 한국어의 조사, 어미로 변환합니다.
의미론적 일치 (Semantic Alignment): 문법적 구조를 재구성하는 동시에, 원문의 핵심 의미와 뉘앙스를 대상 언어의 가장 적절한 어휘로 전달하려 노력합니다.
문맥적 이해 (Contextual Understanding): 문장 전체의 맥락을 이해하여 번역의 일관성과 자연스러움을 확보합니다.
제공된 윤동주 시 「바람이 불어」의 마오리어 번역본을 다시 한국어로 재번역한 결과를 바탕으로 AI의 문법적 처리 양상을 구체적으로 분석합니다.
원문 한국어: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마오리어: "Nō hea te hau e pupuhi mai nei? / A, ki hea rā e kawea atu ana?"
재번역 한국어: "어디에서 이 바람은 불어오는가? / 아, 또 어디로 실려 가는가?"
분석: 마오리어는 의문사가 문두에 오는 경향이 강합니다. AI는 이를 한국어의 자연스러운 의문문 어순으로 재배열하며, 마오리어의 'te hau' (바람)를 '이 바람은'으로 구체화하고, 한국어 의문형 종결어미 '-는가?'를 사용하여 적절히 변환했습니다.
원문 한국어: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마오리어: "Kāore he take o tōku mamae."
재번역 한국어: "내 아픔에는 아무 이유 없네."
분석: 마오리어의 부정 불변화사 'Kāore'를 사용하여 '이유가 없다'는 의미를 형성했습니다. AI는 이를 한국어의 부정 서술어 '없다'로 정확히 번역했으며, '괴로움'을 **'아픔'**으로, '없다'를 **'없네'**로 변환하여 시적 운율과 부드러운 어조를 더했습니다.
원문 한국어: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마오리어: "Kāore au i aroha ki tētahi wahine kotahi."
재번역 한국어: "단 한 여인도 사랑한 적 없으니."
분석: 마오리어의 양화 표현 'tētahi...kotahi'를 한국어의 '단 한 명의 ~도' 구문으로 정확히 번역했습니다. '사랑한 일도 없다'를 한국어의 경험 부정 구문인 '사랑한 적 없으니'로 변환하고, '여자'를 **'여인'**으로 바꾸어 시적 표현을 강화했습니다.
원문 한국어: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마오리어: "E tū ana ōku waewae i runga i te toka pūtoki."
재번역 한국어: "내 발은 굳건한 바위 위에 섰네."
분석: 마오리어의 전치사구 'i runga i' (위에)를 한국어의 '바위 위에'라는 형태로 자연스럽게 변환했습니다. 또한, 마오리어의 형용사 'pūtoki' (굳건한)를 '굳건한 바위'로 정확히 수식하는 형태로 처리하여, 명사 수식 구조의 차이를 성공적으로 해결했습니다.
AI의 마오리어-한국어 번역은 높은 문법적 재구성을 보였으나, 미묘한 차이점도 존재합니다.
시적 운율 및 어조의 재현: AI는 '없다'를 '없네', '섰다'를 '섰네'로 바꾸거나, '바람이 불어'를 '바람의 숨결'로 재번역하는 등 단순한 의미 전달을 넘어 시적 어조를 재현하려는 시도를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원작자의 의도를 100%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주어의 처리: 주어 생략이 빈번한 한국어와 달리, AI는 마오리어에서 명시된 주어를 번역할 때 문맥에 따라 주격 조사 '이/가' 대신 보조사 '은/는'을 사용하거나 생략하지 않고 명시하는 등 유연성을 보입니다.
어휘적 미세 변화: '괴로움'을 '아픔'으로, '여자'를 '여인'으로 바꾸는 등, 문맥상 자연스러움을 추구한 어휘 치환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엄밀히 말해 원문의 표현과 1:1 대응은 아니지만, 시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AI의 선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윤동주 시의 마오리어-한국어 번역 사례를 통해 언어 간의 복잡한 문법적 차이를 극복하고 의미를 재구성하는 데 상당한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어순 재배열, 형태론적 변환, 그리고 문맥적 이해를 바탕으로 AI는 원문의 메시지를 대상 언어의 문법 규칙에 맞춰 성공적으로 전달합니다. 이 사례는 AI가 단순한 언어 도구를 넘어, 언어의 본질과 문법적 구조를 깊이 이해하고 재창조하는 '언어의 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