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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May 11. 2016

서양 골동 양과자점 앤티크

동성애와 신경증

 동성애에 대해서는 말이 많다. 기독교 단체는 동성애는 죄악이라고 극구 반대를 하며 심지어 정치인들도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물론 남성 동성애자의 문제뿐만 아니라 여성 동성애자들 역시 여기에 얽혀 있다. 그런데 반대하는 이유가 더럽다, 혹은 에이즈 정도다. 에이즈에 걸리게 될 확률이 1000분의 1이라고 할 때, 과연 동성애자의 에이즈 감염은 전체의 몇 퍼센트일까? 사람들의 프레임이 교묘하게 조작당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된다. 


 2008년, 이 영화는 동성애 콘셉트로 나왔다. 그것도 일본 원작 만화를 기반으로 해서 '새끈한' 네 명의 남자를 주인공으로 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원작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는 원작을 보진 않았다. 필자의 관심은 '동성애'에 있었지 작품에 대한 관심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 이유로 인해서 이 영화를 본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흔히 일반에서 일탈된 성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를 진지하게 설명하고자 할 때, '도착'이라는 말을 쓴다. 성도착증, 이건 바바리맨이나 sm플레이를 하나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 같다. 물론 정신분석 전문가들도 '도착'이라는 말을 종종 쓴다. 성의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필요한 개념이기 때문이니까. 국내의 정신분석 전문가로부터 쓰인 책에서도 '성도착'이라는 단어를 종종 읽을 수 있다. 대체적으로 그렇게 쓰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도착'이라는 말을 동성애에만 사용했다. 그 외에는 일탈을 뜻하는 '변태'라고 사용했다. 인간의 성은 변태적이다. 꼭 생식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도 자기 연구결과에 놀랬었다고 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신도 변태이기 때문이다. 키스를 하면 변태일까? 물론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 같다. 그러나 그 조차도 변태에 들어간다. 생식기의 결합을 통한 생산이 아니라면 '변태'가 된다는 말이다.

 

 인간성 전반에는 변태가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라캉은 한발 더 나아가서 인간의 성이 변태적이지 않다면 승화도 될 수 없다고 한다. 원래의 성목적(생식)에서 일탈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다. 동성애가 정신병일까? 정신의학에서도 동성애를 두고 정신질환의 범주에 두지 않는다. 그런데 동성애가 정신병이라고 믿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다. 뭐, 교회 다니면 로마서에 나오는 구절들을 인용해서 증거로 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동성애의 해악이라느니 뭐라니... 무슨 말이 많다.


사실 처음에는 동성애가 정신질환으로 분류가 되어 있었다. 동성애를 설명하는데 '신경퇴화'라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그런데 프로이트가 생각하기로는 신경퇴화라고 하면 행동에서 전반적으로 퇴행이 관찰되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고 오히려 뛰어난 면도 관찰이 되는 것을 발견했다. 신경퇴화로 동성애를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농담 삼아 이런 질문도 던진다. '이성애를 반대해야 되는 이유는 뭐냐?'


 프로이트의 '성욕에 대한 세 편의 에세이'에서는 동성애자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한다. '인류의 일반 이익에 기여한다.'라고. 무려 국내 번역판에서도 그 구절이 실려있다. 동성애 한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어쩌면 '성'을 지나치게 편협하게 보고 있는 시각 덕분에 동성애 문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닐까? 동성애 문제도 승화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내면 동성애 충동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일반에서는 어떻게 드러나게 되는지는 글이 끝날 때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영화 속의 동성애자 '선우'는 남자다. 심지어 프랑스인 남자친구도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고, 삶을 사는 방식이다. 꼭 이성애를 해야 한다는 지상명령을 가지고 태어난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의 '동성애'에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여자'를 무서워한다는 것이다. 왜 여자를 무서워할까? 그의 화려한 외모는 뭇 여성들의 선망을 받아도 충분할 정도고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는 '그녀들'을 무서워해야만 하는 것일까? '여자'가 무섭다면 사랑 대상으로 선택될 수가 없다. 무서워 죽겠는데 어떻게 사귈 수 있을까? 그로 인해 사랑 대상을 '남자'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사랑 대상을 선택하는 문제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인 만큼, 다른 사람이 끼어들 수가 없다. 동성애를 선택하게 되는 경로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꼭 어린 시절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말할 필요는 없다. 선택한 것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있으면 되는 거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훼방 놓을 것도 아니고. 어떤 정신병에서는 동성애가 출현하기도 한다. 이 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은 프로이트를 꼼꼼하게 읽었던 사람일 것이다.


 선우는 가끔 카페 사장인 진혁도 유혹한다. 고교시절 진혁에게 고백했다가 차인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혁은 선우를 거부한다. 몸에 닿는 것도 싫어한다. 이유는 '정상적인 남자'라서. 무엇을 정상이라고 불러야 할까? 흥미롭게도 남성 동성애자의 경우는 여성 동성애자와 좀 다르다고 한다. 남성 동성애자 중 한 사람은 동성애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존재로 따질 때는 여성이 남성보다 복잡하고 비밀이 많다. 그런데 동성애 차원에 들어가면 무슨 일인지 남자가 더 복잡하다. 


 이 영화의 주인공, 카페 사장인 진혁은 영화 속에서 이런 말을 한다. '누가 달콤한 케이크를 먹으면서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그는 케이크를 먹을 수가 없다. 먹는 즉시 토한다. 우리는 이 것을 '트라우마'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조금은 다른 태도를 가져볼 필요가 있다. '트라우마'라면 떠올린 이후에 나타나는 심리적 괴로움이다. 마음의 상처가 그렇다. 그런데 그는 케이크를 먹으면 구토를 한다. 생각하는 것은 괜찮다. 그걸 트라우마라고 볼 수는 없다.


 진혁은 어린 시절 납치를 당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케이크 가게에 감금당했었다고 한다. 그의 기억을 토대로 '신경증'으로 나타나는 이유를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생각한다면 그때, 기억이 괴로워서 그렇다고 '퉁'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설명은 한 순간의 위안은 되어줄 수 있어도 크게 도움은 되지 못할 것 같다. 


프로이트는 '억압된 것은 반드시 돌아온다.'라고 이야기했다. 억압된 것이 돌아오는 방식 중 하나가 바로 신경증이다. 억압의 조건은 어떨까? 억압될 때는 사소한 것도 함께 억압이 된다. 그렇다면 그의 기억이 억압된 것을 다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억압된 것은 '납치사건'이다. 그런데 억압은 사소한 것도 함께 억압을 한다. 그 단서가 바로 '케이크'다. 어떤 신경증 자라도 자신의 증상을 형성하는 단서를 발견하게 되면 불편해한다. 흔히 말하는 '역린', 즉 건드리면 감당 안 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진혁이 나타내는 케이크 먹으면 구토하는 것에 즉석으로 이름을 붙인다면 '케이크 신경증'이라고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진혁의 구토는 그 당시 괴로웠던 납치사건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서 미리 방어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기억을 떠올린다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강한 힘으로 억압이 되었을 때, 그것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힘이 필요하다. 정신분석이나 상담을 하면서 저항이 생기는 이유도 그렇다. 그만큼 힘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들여다보면 괴롭다. 진혁 정도라면 그냥 안 먹고 말면 된다. 그냥 어떤 신경증이 있든지 품고 살아가도 누구도 무엇이라고 지적할 수 없다.



 영화가 끝날 때쯤, 선우가 여고생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 장면을 보게 된다. 그리고 진혁도 더 이상 선우의 스킨십에 혐오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 것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영화 속 사건을 함께 경험하면서 그 들 안에 있던 동성애 충동의 '승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 '승화'가 일어나게 되면 '동성애'라는 말이 바뀐다. 

'우정'이라는 말이 된다.


영화 속 개개인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진혁은 케이크를 먹을 수 없는 케이크 가게 사장, 선우는 여자를 무서워하는 케이크 가게 파티시에, 기범은 전직 동양챔피언, 보디가드는 오히려 진혁을 보살핌을 받는 남자. 


그러나 개개인의 사연에 대해서는 영화 보는 사람들에게 맡겨야 할 것 같다. 오래전 영화라 동성애와 케이크 신경증. 이 두 가지만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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