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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미레짱 Jan 31. 2021

이래도 될진 모르지만, 엄마도 아이와 게임합니다.

가족게임 닌텐도 스위치 '링피트'

아이랑 성실히 놀이하고 있다가 가정보육에 둘째육아가 들이닥쳐서 다시 리셋됐다.

오래도록 tv는 싫고, 하루종일 책을 읽어 줄수도 없고, 놀이를 하자니 둘째가...

그러던 찰나에 링피트라는 운동 게임을 동생이 소개 시켜줬다.

남매 육아걱정에 바닥시공을 했다. 육아와 코로나로 나가기 쉽지 않다.

나는 원래 게임을 좋아한다. 게임... ... 하면 않될까?

신랑도 말리질 않는다.

이것 저것 생각하면 답이 안나오니까.

할 수 있는거고, 신랑도 좋대고, 요즘 대세고, 아이도 관심을보이고

해보기로 했다.







휘트니스, 요가, 조깅,게임으로 구성되어있는 이 소프트웨어는 즐기기 다양하게 구성되어있다. 시작은 커스텀으로 각각 다양한 스탭을 체험해보고 알맞게 커스텀을 짤 수 있다. 입맛에 맞춰 구성하여 혼자 연습으로 해도 되고, tv를 보며 주부 운동하듯이 해도 된다. 헬스지식을 주기도한다. 가장메인인 스토리모드는 몬스터를 운동스킬로 잡아가며 세상을 구한다는 이야기로 진행된다. 옷을 구매하고, 약을 조합하고, 맵을 탑험하는 등의 재미도 들길 수 있다.

"하늘아~ 엄마 운동하께~"
"엄마엄마, 나도 같이할래요~"
"응? 그럼 좋지~ 엄마하는 거 보고 따라하자~"
몇회 정도 하는 걸 구경하더니
"나도나도 나도 할랴요~"
"응? 어려울텐데?"
"할수 있어~ "
"응... 혼자해볼래?"
"(커스텀모드를 좀 하더니)엄마... 어려워요..."
"그럼... 엄마하는걸 보다가 도와줄래? 엄마하다가 하늘이가 도와줘~
여기여기 오른쪽 왼쪽 해볼까?"
"응 응. 이거 내가 제일 잘하는거~ 와~"
(같이하기도 잠시... 어려운게 나오니 다시)
"엄마엄마 이건 어려워요. 우리 몬스터 잡으러 가자!! 몬스터!!"
"응. 이거 다하고. 다했다~ 가볼까~ 몬스터 잡으러? 저기 빨간 몬스터 에너지가 줄고 있어~"
"와~와~ 강아지 잡았다~ 얏호~! "
"에너지가 없어 시금치 드링크를 만들어야해~ 만들어볼까?"
"약약~ 내가 제일 좋아하는거~! 내가 만들수 있어요~!"
.
.
.
어느새 오전 놀이 루틴으로 자리잡았다. 서로 부딛혀서 지치기도하고 삐지기도 했다.
엄마가 주도권을 잡기도하고, 하늘이가 주도하기도 했다. 매일매일 맞추는게 힘들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는지. 어느새 눈만 뜨면 운동겜하자고...
게임하기전에 닌텐도 자체 뉴스를 본다.
사진을 찍어서 남긴다.
어카운트를 연결해서 서로의 순위를 본다.
닌텐도 자체의 뉴스를 보고
새로운 게임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도 놀 수 있다?


가족이서 게임을 하면서도 새삼 느낀다. 나는 협업이 잘안돼는 사람이라는 걸. 주변을 살피고 정보를 슴득해서 내가 하는 것에 반영하여 조화롭게 만들어가는게 어렵다. 점수를 올리고 목표를 달성하고 새로운걸 발견하는 것을 즐긴다. 못하는 상태를 썩히 좋아하지 않고 다른사람이 장난으로라도 깍아내리면 과하게 열심히 하거나 아예 포기하고 눈을 감아버린다. 응원하고 설득시키고 설명해서 누군가 잘하게 되는걸 좋아한다. 신랑은 목표지향적이라기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임기응변이 뛰어나다. 특정정보를 깊이 파는걸 즐긴다. 지시하고 통제하려는 본능을 감추려 하지만 강하다.(나는 타인이 나를 통제하거나 침범하는걸 매우 싫어한다.) 머리를 써서 조합하여 무언갈 '잘'하는걸 즐긴다.  '잘'해야하다보니 아이와 놀이로 시작했다가 따라오지 않고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짜증을 낸다. 자꾸만 지시하는 아빠에게 아이는 지지 않고 더더욱 목소리 높여 주장한다. 옆에서 보고있으면 화가나거나, 가르쳐주고싶거나, 포기하거나... 그렇다고 내가 들어가면 신랑이 기분이 나쁘고, 뒤로 훅 빠지면 기분이 상한다.  아이는 가운데서 헤메거나, 불온한 분위기를 느끼고 웃기게 할 다른걸 찾는다. 고작 세명맞추는게 어렵다.



공부나 게임이라는 소재를 하는 과정에서 타인과 연결하고 같이 하는걸 배우지 못했다. 즐길 수 없었다. 카페를 가입하여 같은 입장의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골몰하며 같이 만들어가는게 좋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내가 만들어낸 성과를 자랑도 하고 그에 대한 다른 의견을(놀림, 비방에 가까운  표현이나, 정색은 더욱이) 단지 의견으로 받아들이는게 익숙치 않았다. 그 안에서 즐겁고 자유롭게 경쟁을 즐기며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위로도 해주며 나아가는건... 사회활동을 하며 배워서 알아나갔다. 나는 왜 교육받는 과정에서 이런걸 배우지 못했을까? 혼자서 참아내고 꽁꽁 감춰진채 고분분투하며 속병앓고 살아간걸까? 기관교육방식의 결과일까? 가족관계의 결과일까? 시대의 산물일까?



하늘이에게 가상의 놀이속에서 세계를 확장시켜 나가는 걸 알았으면 했다. 게임을 하면서 단순히 몬스터만 잡고 마음대로 하는 것도 좋지만. 뉴스도 보고(내가 속해있는 곳의 이야기를 듣고) 여기저기 숨겨져 있는 비밀도 발견했으면. 안돼는걸 너무 기죽어있지말고, 너무 쉬운길만 반복해서 하지않 았으면. 자기가 만든 성과를 드러냈으면. 그러다가 속상한 일이 생기면 울기도하고, 다시 기운도내고 반복해서 단단하게 자라났으면... 나처럼 좁은 세계에 갇혀 혼자서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밎다. 그래서 내가 전업 주부를 하고 싶었다. 그 옆에서 내가 있어 주고 싶었다. 낯선 주부생활과 힘든 육아에 초심은 자주 잊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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