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쉽지 않은 육아전선에, 코로나가 장기화 되어가며 팽팽해진 신경은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
겨우 찾은 공무원 근무환경이 '역학조사'라는 비일과적인 업무가 부하되면서 휘청거렸다. 공동육아를 한다고 애써 맞춰가고 있는 우리 부부에게 조율함에 있어서 불쾌감이 치솟는 계기가 되어버린것이다.
어린이집 등원이 불규칙적이어졌다. 등원을 할지말지 갈등기부터, 불안정기까지 지나가면서 불쾌감은 정점을 찍었다.2.5단계 격상으로 어린이집 등원이 일괄적으로 불가능 하다면 애 저녘에 포기가 가능하겠지만 같은 국립어린이집 안에서 맞벌이는 등원이 거의 이루어지고 '사유서'라고(이름부터 불쾌하다. 왜 계획서도 아니고 사유서인가?) 쓰여져 매주 금요일 사전제출하는 것 부터가 둘째가 있는 나에겐 쉽지않은 일이었다. 거기다가 서류증빙이 수월한 맞벌이와 다르게 억지로 끼워맞추기 식으로 만들어서 제출해야만 보육'자격'요건이 된다는 것 부터 괴리감이 들었다.
라는 말까지 듣고나니, 이쯤 되면 말을 섞기가 싫어질법도 하지만. 이제는 아이를 키워야 하는 입장이라 뒤로 물러설수도 없었다. 속이 뒤짚혀도 웃으며 대화를 하고 불편해도 언쟁을 해서 맞춰야했다... 아 귀찮. 전업주부는 왜 자꾸 '불쌍한'사람, '우울한사람''도와줘야돼는 사람'으로 몰아가는 건지. 그래서 그냥 그러기로 했다. 어차피 날새워서 꼼꼼히 하면 사람들이 숨막혀하고, 이상한 사람 취급한다.(24시간 주부가 꼼꼼하고 섬세해지면 감당할 사람이 있을까?) 가족들 조차 어려워하고 부부사이는 커다란 벽이 짖누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대충 좀 살아보기로 했다.
깔끔할려고 유난히 노력안하고.
일정 꽉꽉 맞추려고 노력안하고.
놀이준비부터 등원 준비까지 완벽하려안하고
식사준비도 그냥 좀 대충, 막 시켜먹기도하고
쇼핑도 깊이 파지않고 눈에 보이는 대로 막 시켜보기로했다.
그랬더니 웃겨졌다.
신랑의 말같지 않은 소리에 쌍심지를 키지않고
아이를 향한 교육적인'오은영샘'말 같은 것 좀 갖다버리고.
페미니즘 연상케하는 자아지키기 좀 저기 쳐박아 놓았더니.
공기가 말랑해졌다.
첫째는 하루 종일 엄마, 아빠랑 놀고 싶어하고
둘째는 생후 10개월에 말이 텄으며
신랑은 다시 업무시간 사담을 전화로 가볍게 말하기 시작했다. 집에서 살림 업무화하기를 그만두고 요청하는 일만 해주었다. 농담이 생겼다. 시간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