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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미레짱 Jan 15. 2021

육아, 대충 좀 해봅시다.

<놀이시간 기록장>

프롤로그


안그래도 쉽지 않은 육아전선에, 코로나가 장기화 되어가며 팽팽해진 신경은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

겨우 찾은 공무원 근무환경이 '역학조사'라는 비일과적인 업무가 부하되면서 휘청거렸다. 공동육아를 한다고 애써 맞춰가고 있는 우리 부부에게 조율함에 있어서 불쾌감이 치솟는 계기가 되어버린것이다.


어린이집 등원이 불규칙적이어졌다. 등원을 할지말지 갈등기부터, 불안정기까지 지나가면서 불쾌감은 정점을 찍었다.2.5단계 격상으로 어린이집 등원이 일괄적으로 불가능 하다면 애 저녘에 포기가 가능하겠지만 같은 국립어린이집 안에서 맞벌이는 등원이 거의 이루어지고 '사유서'라고(이름부터 불쾌하다. 왜 계획서도 아니고 사유서인가?) 쓰여져 매주 금요일 사전제출하는 것 부터가 둘째가 있는 나에겐 쉽지않은 일이었다. 거기다가 서류증빙이 수월한 맞벌이와 다르게 억지로 끼워맞추기 식으로 만들어서 제출해야만 보육'자격'요건이 된다는 것 부터 괴리감이 들었다.


말끝마다 다들 맞벌이라서요. '하늘이 엄마만 예민해요...' 급기야 '서류 증빙을 못한건 엄마 잘못이지요.'

라는 말까지 듣고나니, 이쯤 되면 말을 섞기가 싫어질법도 하지만. 이제는 아이를 키워야 하는 입장이라 뒤로 물러설수도 없었다. 속이 뒤짚혀도 웃으며 대화를 하고 불편해도 언쟁을 해서 맞춰야했다... 아 귀찮. 전업주부는 왜 자꾸 '불쌍한'사람, '우울한사람''도와줘야돼는 사람'으로 몰아가는 건지. 그래서 그냥 그러기로 했다. 어차피 날 새워서 꼼꼼히 하면 사람들이 숨막혀하고, 이상한 사람 취급한다.(24시간 주부가 꼼꼼하고 섬세해지면 감당할 사람이 있을까?) 가족들 조차 어려워하고 부부사이는 커다란 벽이 누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대충 좀 살아보기로 했다.

깔끔할려고 유난히 노력안하고.

일정 꽉꽉 맞추려고 노력안하고.

놀이준비부터 등원 준비까지 완벽하려안하고

식사준비도 그냥 좀 대충, 막 시켜먹기도하고

쇼핑도 깊이 파지않고 눈에 보이는 대로 막 시켜보기로했다.


그랬더니 웃겨졌다.

신랑의 말같지 않은 소리에 쌍심지를 키지않고

아이를 향한 교육적인'오은영샘'말 같은 것 좀 갖다버리고.

페미니즘 연상케하는 자아지키기 좀 저기 쳐박아 놓았더니.

공기가 말랑해졌다.

첫째는 하루 종일 엄마, 아빠랑 놀고 싶어하고

둘째는 생후 10개월에 말이 텄으며

신랑은 다시 업무시간 사담을 전화로 가볍게 말하기 시작했다. 집에서 살림 업무화하기를 그만두고 요청하는 일만 해주었다. 농담이 생겼다. 시간이 생겼다.


이제는 아이와 가볍게 즐기고 논 이야기들을 하나씩 적어보려합니다.

'링피트'닌텐도스위치를 하며 놀기.

놀이터에서 유치하게 뛰어다니기.

'페파피그, 고고다이노'를 보며 엄빠랑 수다떨고 두아이가 노는걸 바라보는거.

엄마랑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사진놀이하는거.

 아빠표 놀이로 색종이 오려서 벽에 붙이고 노는것 까지.


뭐 대단한 놀이를 하겠다고

Sns  검색에 재료준비부터 맞추기까지 준비하다 지치지않는.

쇼핑몰에서 신나게 사서 폐기하다가 시간 다가지않는.

교육적 색깔이 진해 놀이인지, 고문인지 알수없어지지않는.

그런 편한놀이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

.

.

좋은것만 보자.

비교하지말자.

정보에 몰두하지 말자.

내 가슴에 손을 대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하고

숨막히는 일은 그냥 피하자.

다시 한번 만인이 좋아하는 것에 흔들리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오감과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사로운것에 집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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