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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지혜 Sep 10. 2021

내가 더 이상쓰지 않는 표현들

잘못된 표현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Photo by Possessed Photography on Unsplash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치관이 형성되고 다양한 경험들을 하면서 가치관이 점차 바뀌고 때론 송두리째 바뀌기도 한다.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좋았던 것 중에 하나는 내 가치관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려 하고 점차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반성할만한 부끄러운 점들을 발견하고 느끼게 되면 처음에는 창피함에 외면하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면 그 속으로 파고들어 곰곰이 생각해본다. 내가 왜 그런 생각과 행동들을 하게 되었을까? 어떤 어린 시절의 경험들이 내 생각들을 형성했을까? 잘못과 실수를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에 반성을 통해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여러 가지의 이유로 좋지 않은 혹은 잘못된 말을 하곤 한다. 그게 타인을 향하던 자기 자신이던 혹은 이 세상에 대한 불평이기도 한다. 우월감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화가 나서, 상대가 만만해서, 상대가 너무 미워서, 평가하고 싶어서, 웃기고 싶어서, 그냥 아무 생각이 없어서, 가끔은 좋은 의도에서 안 좋은 표현들이 나오기도 한다.


 기분 나쁜 혹은 무식한 표현을 들으면 기분이 정말 확 상한다. 대부분 누군가가 타인 또는 불특정 다수에게 하는 말인데도 내가 봉변을 당한 느낌이 들고 가슴과 얼굴이 확 달아오른다. 학교에서 Diversity 관련 영상을 보고 있었다. 흑인 아이들이 백인 인형이 흑인 인형보다 이쁘고 흑인 인형이 못생겼다고 주저 없이 손가락을 가리키며 인터뷰어에 대답했다. 실험에 응한 흑인, 백인 모든 아이들의 대답은 같았고 그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슬퍼서 눈물이 났다. 내가 과거에 사용했던 부적절한 표현들 그리고 사용한 적 없고 앞으로도 사용하지 않을 표현들에 대해 적어보고 다시 다짐해본다.



성별에 관한 표현

성별에 관련된 모든 욕, 여자 치고, 여잔데 (그렇게 한다고)?, 여성스러운, 여자다운, "여"가 앞에 붙는 단어 (여배우, 여교사, 여교수, 여직원, 여고생, 여자 사장), 안사람, 집사람, 아기는 엄마가 봐야지, 그래서 시집가겠니? 그런 건 남자들이 싫어하니까 하지 마, 너 좋다는 남자 없니?, "남"이 앞에 붙는 단어 (남 간호사) 남자가 저러면 (머리가 길면, 소심하면 등) 매력이 없어, 남자 새끼가, 남성스러운, 남자다워야지, 남자가 되가지고, 남자가 저러는 거 (우는 거 등) 싫어, 그런 건 남자가 해야지, 여자야 남자야?, 하는 짓이 꼭 여자/남자네.


외모 및 옷차림에 관한 표현

외모에 관한 긍정/부정적 평가, 왜 그런 걸 입었어? 옷이 이상하다, 안 더워 안 추워?, 스타일에 대한 간섭 (입어라 벗어라 쓰지 마라 그게 훨씬 나을 거다 등), 그게 이뻐서/멋있어서 입은 거야?, 머리색이 그게 뭐야?, 나 같으면 그런 거 절대 안 입는다, 관리받아봐, 살 빼면 이쁠 텐데, 거기만 수술하면 정말 이쁠 텐데, 왜 이렇게 말랐어 살 좀 쪄, 옷 좀 사 입어.


인종, 나이, 교육, 경제적 수준 관련 표현

흑인인데, 흑인 치고, 흑형, 동남아 사람들 라티노 사람들 (비하적일 때), 노인네, 늙은이, 초등학생, 나이 관련 비하 발언 (넌 어려서 몰라, 늙은 사람들은 몰라), 노처녀, 노총각, 거지, 못 배운 게, 장애인 비하 표현, 전형적이지 않은 모습에 대한 비하 또는 민감하지 못한 발언 (한부모 가정, 입양가정, 이혼가정, 동성애자, 외국인 등) 


마음과 정신 건강 관련

정신병/정신병 환자/정신병자/병원 가서 상담받아봐 (비하적으로), 정신이 왔다 갔다 해? 정신이 이상해? 감정 기복이 왜 이렇게 심해, 네가 민감한 거야, 좀 좋게 좋게 넘어가자, 네가 이상한 거야, 좀 웃어, 그만 좀 울어.


비꼬기 및 비아냥거리는 표현

그러셨어? 아주 더 하지 그래. 웃기고 있네. 놀고 있네. 아주 잘한다 잘해. 아주 그냥 다 네가 해 먹어라. 잘났네 잘났어 아주, 주제에, 네가 다 망쳤다.



쓰고 나서 읽어 보기만 하는데도 폭력적인 느낌이 강해서 거부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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