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이다.
12년 내내 항상 가지고 있는 생각은 영어를 정말 잘하면 너무나 좋겠다는 생각이다. 어찌 12년 동안 변함이 없는지.
어떤 이유에서든 영어를 정말 잘하는 한국 사람들이나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들을 보면 너무 부럽다. 이건 변하지 않는다. 영어는 한국인에게 쉬운 언어는 아니지만 영어보다 더 배우기 힘든 언어들도 많다. 영어는 이제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나의 인생에 정말 큰 의미와 존재일 것이고 행복과 고통 모두를 동반할 것이다.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 때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가장 높았던 것 같다. 단순히 시험 성적이 좋았고, 이에 주변 사람들이 나를 영어 잘하는 사람으로 칭해주었기 때문에. 그때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여서 나에게는 시험 성적만이 영어 실력을 보여주는 지표였다.
영어를 잘하게 되려면 당연히 노력을 해야 하는데 시행착오들이 정말 많았다. 12년 간의 미국 생활 그리고 이제는 미국 대학원생, 교수, 교직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강의 및 워크숍을 하게 되면서 가지게 된 영어 실력에 대한 생각들.
1. 천천히 말해야 한다
영어를 잘하든 못하든 천천히 해야 알아들을 확률이 높아진다. 빨리 말하면 발음을 부정확하게 할 확률 또한 높아지고 말하면서 스스로 불안해진다. 그리고 천천히 말하는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올 수 있다.
2. 무작정 자신감을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신감을 가져!" "영어는 자신감이야!" 지금에서 이런 말들을 생각해 보면 웃음이 난다. 조롱의 웃음이 아니라 그냥 단순하게 웃기다. 자신감은 돈을 주고 물건을 사듯 간단히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한 때는 자신감을 노력과 별개로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노력들을 했었다. 실력이 없이 자신감을 가지려 하는 것. 어찌 보면 그런 행위에는 실패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 아닐까? 영어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말 자체는 정말 동의한다. 하지만 자신감은 갖고 싶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노력, 연습, 실전 훈련, 좌절, 다시 노력의 굴레를 반복해야만 서서히 커지는 영역이다. 즉, 저 말은 "노력을 해야 자신감이 생겨서 영어를 잘할 수 있어"라는 말이다.
3. 내가 작아지는 생각들을 받아들이기
발음, 엑센트, 좁은 어휘력, 단순한 문장 구사력, 화려하거나 아름답게 들리지 않는 문장들, 외국인이기에 드는 주눅, 그들이 나를 평가하고 얕보겠지, 떨리면 어떡하지 등의 걱정과 불안은 외국어로 현지인을 가르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찾아온다. 이 것 자체가 현실이거나 또는 최소한 나 자신이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것을 덮으려 노력하면서 '나는 잘해. 나는 잘할 거야.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성공할 거야' 하는 생각은 허영이다. 나를 작게 만드는 이러한 생각들에 잠긴다고 해서 내 실력이 줄어들지 않는다. 부정적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 생각에서 가장 빨리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또한, 내가 가진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노력을 많이 해야 할 이유들이 생기는 것이기도 하다.
4. 미리 준비하기
아이디어 구상, 자료 만들기, 강연 연습하기는 분리된 순서처럼 보이지만 이 세 단계가 얽혀있는 것이 연습이다. 자료를 만들고 연습을 하다 보면 자료의 부족함이 보이고 이에 머리를 써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생성해내야 한다. 그런 뒤 다시 그 새로운 부분을 다시 연습해야 한다. 그러한 그 연습이 지겨워질 때까지 하는 것이 좋다. 준비가 많이 되었을 때는 그 발표 및 미팅을 잘할 수밖에 없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전문적으로 보이려는 행동은 우리를 매우 긴장하게 만든다. 사람은 거짓을 말하거나 행동할 때 어색해지고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5. 영어를 일상의 한 부분으로 만들기
한국인이 아닌 친구들과 많이 놀기, 영어로 된 영화나 영상 보기, 원서 독서, 영어로 글쓰기, 영어권 라디오 듣기, 혼자 영어로 말해보기 등의 생활영어를 시작하는 것 그리고 지속하는 것은 어렵다. 왜냐면 하기 싫기 때문이다. 편하고 내가 잘하는 모국어가 있는데 불편하고 나를 긴장하게 만드는 외국어로 생활을 한다는 것은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영어와 편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몇 년 동안 이렇게 지내다 보면 억지로가 아닌 자연스레 영어를 써야 하는 상황을 선택하게 되고, 신비하게도 여전히 한국어를 훨씬 잘하지만 그냥 영어로 하고 싶은 경우들도 생긴다. 존댓말을 써야 하는 한국어가 귀찮게 느껴지고, 예의를 신경 써서 말하다 보면 그 노력이 영어를 하는 노력보다 더 피곤해지는 경우들이 생긴다.
브런치를 하면서 한 가지 걸리는 것은 '이 정도의 상응하는 노력을 영어로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다. 나의 미디엄블로그는 브런치에 비해 포스팅이 더디다. 그 이유는 브런치에 비해 영어로 글을 포스팅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