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작가 데뷔 D-3개월

by 권지혜

책이 거의 완성되어 간다. 약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지났네 벌써. 다른 사람들과 책을 함께 쓰는 경험은 귀했다. 서로에게 지식을 배우기도 하고 일하는 스타일을 관찰하면서 배우기도 했다. 거의 매주 만나서 계획하고, 쓰고, 질문하고, 비판도 하고, 약간의 감정이 상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또 틈틈히 희망을 느꼈던 1년 반.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취업해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는 앞으로 그 길을 밟게 될 한국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 고된 여정을 좀 더 쉽게 지나갈 수 있게. 12년 전과 지금 미국 생활에 대한 온라인 정보의 양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그때의 나는 해커스학원의 유학 생활 게시판 그리고 네이버 검색으로 인디애나의 날씨가 어떤지, 차가 꼭 있어야 하는지 등의 정보들을 찾아보곤 했다. 미국 생활 브이로그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고 주변에 미국에 간 사람도 거의 없었다. 그렇기에 정말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했다. 생각해 보면 수 백번의 돌파를 했던 유학 준비 및 유학 생활이었던 것 같다.


원래의 계획은 미국 대학에서 일하는 한국인인 우리들이 모여서 미국에서 공부하는 국제 학생 지원에 대한 책을 미국에서 영어로 쓰려고 했었다. 그러다가 한국 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겨 우리의 계획을 바꾸고 한국 책을 쓰기 시작했다. 저자가 5 명이다 보니 조율할 것도 많고 각자 스케줄과 선호도도 달랐다. 생각해보면 나름 어마어마한 작업이었던 것 같다. 시차가 2-3시간 씩있어서 나는. 매주 월요일 저녁 6시반 동부사람들을 저녁 9시반에 미팅을 했다.


공동집필은 일단 좀 놔야 한다. 스케줄이던 작업 속도든 내용이든 모든 이가 100% 만족이 될 수는 없다. 반대 의견이 있으면, 그 의견을 둥글게 서로에게 전달은 하지만 실제로 의견들이 잘 반영이 안 되더라도 오케이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당연한 논리지만 실제로 그런 순간들에서는 다들 조금씩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가 모였고 다같이 작업을 하기로 했는데. 모였다는 그 자체의 의미 그리고 결국 일을 마무리해서 결과물이 나온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지.


당연히 한국 출판사에 연고가 없는 우리는 콜드 이메일을 돌렸다. 콜드 이메일이란 정말 무작정 연락을 하는 것인데 받는 사람의 이름을 하나하나 써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단체 이메일을 한 번에 발송하는 것이다. 300개 이상의 한국 출판사에 우리의 초고와 자기소개를 담은 이메일을 발송했다. 그 다음 단계는 친절한 거절 이메일들을 받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약 3주 동안 무수히 많은 거절이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4-5 곳에서 우리에게 관심을 보여주셨다, 다행히도. 우리는 자비출판을 할 생각도 있었다, 끝까지 출판사를 구하지 못했다면. 출판 계약에 자신이 있으면서도 없었다. 4-5 곳 중에서 역사가 길고 출판이 가장 활발한 곳과 계약을 했다. 우리가 선택을 했다기보다는 그 출판사에서 우리를 봐준 것이다. 연락이 온 출판사 중에서 그 곳이 매우 탄탄하게(?) 운영이 되고 있는 유일한 출판사였기 때문이다.


출판사 사장님과 줌 미팅을 하고, 한국에 갔을 때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계약서에 사인도 했다. 그 이후에는 계속해서 이메일로 편집장님과 소통하면서 작업을 해왔고, 초고 리뷰와 추가원고 내용도 보냈다. 예정대로 된다면 2026년 1월에 책이 나온다. 정말 나오게 된다면 기분이 너무 좋을 것 같다: 1) 첫 책이 나왔기 때문에, 2) 이제 그다음 책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유학을 하거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마음으로 쓴 책. 우리보다는 좀 더 수월하게 오고 정착할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모든 것은 처음이 가장 어려우니 2번째 책은 이 책보다는 쉽게 더 빠르게 나오겠지라고 생각 그리고 염원한다. 우리는 순수하게 또 순전하게 수많은 문들을 두드렸고 하나의 문의 우리를 반겨주었다.



Photo by Ashley Byrd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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