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일간의 남극 항해, 출장기.
사무실에서 회의가 열였다. 파업이 끝난 후 갑작스런 출장. 그런데 그 출장지가 무려 '남극'이다.
"그런데 출장기간이 무려 두달입니다."
특집팀 사무실의 분위가가 남극으로 출발도 하기 전에 갑자기 얼어붙는다.
"너무 길다.", "두달 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출장기간 중 반 이상이 항해라고?"
11명의 특집팀 사람들 중에 파업 이후 출장 가능자는 3명.
"선배들 중 모두 못가신다고 하면 제가 가겠습니다."
호기롭게 이야기 하고 나서 밀려오는 기대감과 두려움.
"그래 그럼 다들 손사레 치니 니가 가는걸로 정리하자."
그렇게 짧은 회의 끝에
죄송하게도 맡고 있던 프로그램을 다른 선배에게 넘기고 본격적인 남극 출장 준비에 들어갔다.
남극으로의 출발은 3월 22일.
3주의 시간이 남았다.
취재기자선배는 남극에 무려 3번이나 다녀온 베테랑 선배.
그리고 촬영기자는 특집팀의 나와 2년 터울의 후배. 이렇게 3명이 '남극 취재팀'으로 정해졌다.
"성구씨 이번 출장은 극지연구소의 남극연구항해 4항차를 함께 하면서 취재하는거야. 우리나라 남극 진출 30주년 이기도 하고, 이번 4항차에서 라센C빙붕을 세계최초로 우리나라 연구진이 탐사할 예정이야"
"선배 빙붕이 뭐에요?"
출발까지 얼마 남지 않아 바로 출장을 위해 책임 연구자인/통상 '치프사'(Chief Scientist)로 부른다/이민경 박사와 하선용 박사와의 미팅을 가졌다.
"빙붕은 대륙에 붙어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라고 보시면 되요."
"그 빙붕이 떨어져 나가서, 그 대륙과 빙붕 사이의 바다를 연구하면 수만년전 바다생태계를 연구할 수 있죠."
"영국탐사팀도 지난번에 라센C 지역의 연구를 추진했는데 남극의 날씨로 실패했어요."
"그곳을 우리가 갈 수 있나요?"
"그건 가봐야 알겠죠."
"하지만 그 전에 연구항해에 함께하시려면 이수하셔야 하는 교육과 준비해야할 것이 있는데, 일단 시간이 없으니 당장 다음주에 훈련을 받으러 부산을 다녀오셔야 할 것 같은데요."
카메라기자 9년차.
커피를 좋아하고, 많은 시간을 밖에서 보냅니다.
기록하는 직업이다 보니 일반적인 사람들이 쉽게 가지 못하는 곳을 회사에서 보내줍니다.
그 경험을 글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첫 브런치로 남극출장기를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