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이 아닌 (늦은)휴가 세번째 이야기
맞춰놓은 알람이 아닌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눈을 떴다.
어제 온천으로 노곤해진 몸이 자고 일어나니 다시 이전으로 돌아간것 같다.
퇴실 전에 한번 더 온천탕에 몸을 담근다.
후쿠오카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까지 꽤 많은 시간이 남았다.
우산을 챙기고, 책 한권 챙기고 채크아웃을 한다.
빗방울과 흙이 몸을 부비며 내는 냄새와 충분한 물을 머금은 이파리가 바람에 흔들려 나는 소리가 상쾌하다.
긴린코 호수 옆 카페에 들어가 브런치 하나와 커피를 시킨다.
호수 옆 격벽을 활짝 열어놓은 카페에서 호수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차갑지만 상쾌한 바람이 귓볼을 스치고 브런치와 함께나온 커피의 향은 코를 찌른다.
정갈한 브런치가 차가운 바람에 식기전에 잘게 잘라 입에 넣고 오물거린다.
따뜻한 빵과 소세지가 참 맛있다.
브런치를 다 비우고 챙겨온 책을 펼친다.
어느새 커피가 바닥을 보이고 시계를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후쿠오카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료칸에 맡겨놓은 짐을 챙기고 버스를 타러 가는 길이 참 길다.
후쿠오카에 도착하니 배가 슬슬 고파온다.
유후인에서 출발하기 전에 점심을 든든히 먹었지만, 허기는 식사시간에 맞춰서 찾아온다.
후쿠오카 유명 초밥집을 추천받아서 갔는데, 가격이 무려 1인에 12만원부터 '시작' 된다고 한다.
아무리 미슐랭 1스타라지만
아무리 내가 맛난것을 먹고, 쉬러 왔다고 하지만
가격이 너무하다.
추천해 준 사람에게 가격이 너무하다 하니, 런치는 5만원대라 합리적이란다.
점심이 아닌 저녁에 찾아간 나를 탓해야 하는가..
미슐랭 1스타는 포기하기로 한다.
결국 가성비로 유명한 효탄스시로 발길을 돌렸다.
나름 비싼 메뉴도 주문해 먹는다.
배가 부르고 계산을 하니 3만원이 갓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