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조달자들

by 스튜던트 비

도시 근처에 사는 설치류들은 동물 본부의 요청이 있을 때 인간의 물건을 훔쳐 조달하는데, 보통 청설모, 햄스터, 쥐가 한 팀을 이루어 차례대로 투입되어 작전을 수행한다. 이들은 최대한 들키지 않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여러 사람에게서 고르게 물건을 훔치는 전략을 사용한다. 때문에 인간이 이들의 활동을 눈치채는 경우가 드물다. 1)




청설모


청설모는 주로 작전 초기에 투입된다. 이들의 전략은 간단한데, 주로 마당으로 접근해 도토리를 먹는 척하면서 집의 CCTV와 보안 시스템을 철저히 탐색한다




햄스터


햄스터는 집안 내부를 파악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훈련된 요원들이다. 가끔 이들이 쳇바퀴를 돌리며 달리기를 연습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임무가 끝나자마자 전력으로 탈출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을 케이지에서 꺼내었을 때 필사적으로 방구석이나 침대 밑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본다면 위에서 말한 사실이 거짓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물건을 훔치는 본격적인 작업은 쥐들이 수행한다. 청설모가 침투 경로를 파악하고 햄스터가 집안 내부의 상황을 전달하게 되면 작전이 본격적으로 개시된다. 자정 이후, 집안으로 침투한 쥐들은 핸드폰이나 작은 집기를 훔친다. 한편, 고도로 훈련받은 이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유일한 요소는 음식물이다. 만약 작전 동선에 먹을 것이 놓여 있으면, 임무가 종종 실패로 돌아가곤 한다.






1) 사람들이 가끔 "요즘 왜 이렇게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안 나지?"라고 말할 때, 쥐들은 어디선가 그 말을 듣고 있다. 그리고 그 말을 내뱉는 순간, 당신의 물건들은 그들의 타깃이 된다.

keyword
이전 20화중립인 동물들 (하지만 외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