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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할리우드를 떠났다?

뉴욕타임스가 본 캘리포니아 영화산업의 쇠퇴 이유들

by 토미 M

뉴욕타임스는 "할리우드의 각본 감독이 푸드 뱅크를 이용하고, 촬영 감독은 일자리를 찾아 조지아주로 떠났다"라면서 '할리우드의 쇠퇴'에 관해 보도했습니다.


모든 것이 비싼 캘리포니아에서 떠나는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들이 늘고 있고, 뉴멕시코나 조지아 주는 영화 관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엄청난 세제 혜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의존도가 높은 캘리포니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세금 감면 혜택을 내놓았지만,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한창 뜨고 있는 K-드라마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그리고 관련 투자자에게는 어떤 교훈을 줄까요?

I. 연쇄 타격


뉴욕타임스는 할리우드의 쇠퇴 조짐은 서서히 나타났고, 특히 최근 연타(連打)를 얻어 맞으면서 더 도드라졌다고 봤습니다.


먼저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업체의 힘이 강해지면서 스트리밍 직접 공급자 direct-to-streaming providers 들 간의 경쟁이 심해졌습니다.


그리고 COVID-19 팬데믹이 제작을 중단시켰습니다.


이어 2023년 작가와 배우의 오랜 파업이 이어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작가와 배우들의 파업이 몇 달 동안 지속되면서 스튜디오들이 다른 지역에서 촬영을 탐색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2023년 5월, 미국작가조합(WGA)은 영화·텔레비전 제작자 동맹(AMPTP)과의 6주간의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파업을 선언했는데, 약 16년 만의 총파업이었습니다. 이 파업은 약 다섯달 뒤에 끝났습니다.


II. 모든 것이 비싸다


뉴욕타임스는 "LA의 생활비가 다른 곳보다 높다. 그리고 점점 다른 장소와의 비용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가뜩이나 비싼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회사들이, 작업 중단을 이유로 뉴멕시코와 조지아 같은 다른 지역에서 촬영이 가능한지 시험해 보도록 만들었다는 인터뷰도 실었습니다.


Westwood와 Otis College of Art and Design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LA 카운티 경제에서 64%를 차지했던 영화와 TV 산업이 이제 52%까지 떨어졌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III. 뒤늦은 대책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에서 사퇴한 뒤 한 때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개빈 뉴섬 Gavin Newsom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캐런 배스 Karen Bass 로스앤젤레스 시장와 함께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습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지역 경제에 연간 1,150억 달러 이상을 기여하며, 681,000개의 일자리를 차지한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추산입니다.


주지사와 시장은 이 대책을 통해 캘리포니아 주의 영화 세제 혜택 프로그램을 연간 7억 5천만 달러로 두 배 이상 늘리는 제안을 발표했습니다.


또 엔터테인먼트 산업 대표로 구성된 위원회를 급히 만들고, 촬영에 필요한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는데, 성과는 미지수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주들의 조건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조지아주는 (비싼 캘리포니아를 떠나라면서) 헐리우드 스튜디오에 제한 없는 세제 혜택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뉴멕시코 관계자들은 “이곳은 캘리포니아와 가깝다”라면서 각종 세제 혜택을 내걸어 경영진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실제로 Netflix는 2019년 이후 뉴멕시코 제작에 5억 7천 5백만 달러(우리 돈 8천억여 원)를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여름, 스튜디오를 더욱 확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캘리포니아의 세금 혜택이 이뤄지더라도 이미 경제적으로 너무 황폐화되어 있다”라면서 “구제가 훨씬 더 일찍 왔어야 했다”는 관련 종사자의 인터뷰도 소개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캘리포니아 #할리우드 #고비용



PS.

일론 머스크가 캘리포니아를 떠나서 텍사스로 옮길 때 많은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소득세율이 13.3%로 미국에서 가장 높기 때문에 세금 피하려고 옮긴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주된 이유로 꼽힌 건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기업 규제 였습니다. 머스크는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관료주의로 벤처 창업을 억누르고 있다”고 계속 비판해왔습니다.


뒤늦게 규제를 줄이고, 지원을 늘리겠다는 캘리포니아 주정부를 보면서 새삼 머스크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동시에 "캘리포니아의 고비용 구조 속에서 그들을 잡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뉴욕타임스는 “할리우드의 영화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최소한 38개 주가 각종 혜택을 내걸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고비용 구조에, 이런저런 규제는 많고, 사업 하나 추진하는데 태클 거는 사람들만 가득하다면 그 누구라도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도 잘나갈 때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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