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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의 에너지 민감도

한 원자력 회사의 천연가스 회사 인수..주가 25% 급등의 의미

by 토미 M

AI 데이터센터용 전기를 생산하겠다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고, 폐쇄 위기에 몰렸던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할 예정인 한 에너지 회사가 있습니다.


'컨스텔레이션 에너지'라는 회사인데, 최근 이 회사의 주가가 하루만에 20% 넘게 뛰는 일이 있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원자력 발전 회사가 천연가스로 발전을 하는 칼파인이라는 회사를 16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뒤 주가가 25.16% 뛰었다"고 전하면서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AI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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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저널은 "에너지 산업이 이렇게 각광을 받게 된 건, 빅 테크들이 거의 작은 도시 수준의 전기를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예전에는 빅테크들이 탄소 배출을 피하기 위해 태양광, 풍력, 원자력 발전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까다롭게 굴 여유가 없을 정도로 전기가 필요한 상황도 한몫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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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원자력 발전과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에서 원자력 발전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크게 각광을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스리마일 섬의 원자로가 냉각수 문제로 원자로 온도가 치솟아 노심이 녹기 시작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인근 주민 10만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극적으로 폭발을 막을 수 있었지만, 원자력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이 팽배해졌고, 70여기에 달하는 원전 건설 계획은 모두 백지화됐습니다.


이 사건은 2022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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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으면서 비용이 낮은 발전원이 필요했던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8월 IRA을 통해 원자력 발전에 세금 혜택을 주기로 결정합니다.


컨스텔레이션 에너지는 당시 거의 투기적 수준으로 여겨지던 신용 등급이 크게 개선되면서 극적으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습니다.


II. AI 데이터 센터, 원자력 되살리나?


그리고 AI 시대가 왔습니다.


지난해 9월 이 회사와 마이크로소프트는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의 손상되지 않은 원자로를 재가동해 AI 데이터 센터 전기로 쓰기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의 르네상스가 왔다고 장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 외에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는 절대적으로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고, 그 대안으로 SMR이라는 소형 모듈 원자로는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아직 사용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보도했습니다.


AI 데이터 센터로 인해 어떤 회사의 주가가 올랐다며 좁게 주목하기 보다는, '값싼 전기'를 향한 미국의 커다란 항해가 시작됐다는 쪽에서 넓은 의미를 찾아보자는 취지로 읽힙니다.


PS.

미국은 여전히 천연가스의 나라입니다.


미국 에너지청에 따르면, 미국 전기 생산은 천연가스가 38.9%로 1위, 그리고 재생에너지가 21.3%로 2위, 이어 석탄이 19.7%, 원자력이 18.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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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왔습니다.


그의 공약이 모아진 Agenda 47에는 '값싼 전기'와 관련된 항목이 있습니다.


그는 "지구상에 있는 어떤 산업 국가보다도 값싼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라고 했고, 이를 위해 화석 연료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특히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현재 존재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열고, 원자력 기술 발전을 지원하겠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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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기는 미중패권전쟁에서도 중요합니다.


그는 "AI를 통해 혁신을 진행 중인 미국 첨단기업 America’s high-tech companies들에게 전기를 충분히 공급할 것이고, 이 AI가 미중 패권 전쟁에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 '값싼 전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파리 협약을 탈퇴하고, 화석 연료 시추를 과도하게 허락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트럼프 2기 미국이 당장 값싼 전기에 올인할 건 명백해보입니다.


트럼프 2기 에너지 전략을 봐도, 미중 패권 전쟁 상황을 봐도, 전력 회사 인수를 보는 주식 시장의 반응을 봐도, 올해 '값싼 전기'는 분명히 올해 미국 경제의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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