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쁘띠할부 3개월

3. 푹푹 꺼지고 흘러내리는 내 얼굴. 왜 이래, 가지마, 돌아와

by easygoing

보톡스


처음 보톡스를 맞은 건 유난스러운 겨드랑이 땀 때문이었다.

필라테스 선생님이 아니 그거 안 맞고 뭐했냐고 해서 후딱 달려갔다.

주사기는 분명 하나였던 것 같은데 나눠 찌를 줄이야.

지방분해 주사 맞았을 때처럼 세상 억울한 기분으로 귀가 했었다.


친구를 만났는데 얼굴에 깨알같은 멍 자국이 몇 개 보여 물었더니

보톡스란다.

우리 나이에? 유난 떤다 구박하고

집에 돌아와 이를 닦다 우연히 발견한 눈가 주름.

어제 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이게 말이 되니?

이제 겨우 30대인데, 맙소사.





한 번 보이기 시작한 주름은

눈가 미간 이마 입가 무차별적으로 자글자글 들어찼고

5만원으로 해결 할 수 있다는 보톡스는 너무나 유혹적이었다.

얼굴에 주사를 맞을 수 있을까?

분명 여러 번 찔러 댈 것인데 참을 수 있을까?

눈 딱 감고 한 번만 맞아 볼까?



몇 주를 고민하다가 친구 손을 잡고 저지르고 말았다.

그렇게 나의 노화는 6개월 늦춰졌다.

필러


보톡스는 무척 싸다.

2만5천원으로 시술 해주는 병원도 있다.

에센스 한 병 값도 안되지 않나 싶어 저질렀다.

그런데 보톡스 맞으러 간 병원에서 실장님의 화려한 기술이 들어왔다.

아. 보톡스도 좋지만 요즘은 다들 필러 맞아요. TV광고까지 하잖아요.

반영구 필러는 4년도 가요.


에? 4년? 10분만 참으면 노화가 4년 늦춰지는 건가?

솔깃했다. 그리고 신기했다.


하지만 10만원대 일반 필러는 유지 기간이 6개월 정도인 대신

잘못 되었을 때 주사 한 번으로 녹여서 없앨 수 있지만,

40만원대의 반영구(라고 말하면서 4년이라고 덧붙이는 이상한 명칭)필러는

제거하려면 의사가 손으로 벅벅 긁어내야 한다는.

이제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론.


그러니까

보톡스로 유인해서 필러로 결제하게 하는 것이 이 업계의 방식이었다.


필러를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제 나는 더 이상 젊은이가 아니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20대 들은 보톡스를 종아리나 승모근 같은 곳에 맞는다고 한다.

드러나는 옷을 입을 나이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필러는 코나 이마 같은 곳을 시술한다는데

나는 그저 팔자주름이랑 푹 꺼진 눈 주변을 조금이라도 되살려 보려고...

흐흑


이제 나의 몸뚱이에 드러나는 곳은 면상 뿐인 것이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뭐가?!!)


https://smartstore.naver.com/byeolcheck/products/248585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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