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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세시공작소 Sep 14. 2020

오픈소스 인공호흡기의 등장

COVID-19가 가져온 오픈소스의 변화

오픈소스: 무상으로 공개된 소스코드 또는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알면 그 소프트웨어와 비슷한 것을 만들거나 그 소프트웨어에서 이용하고 있는 기술을 간단히 전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 등에서는 자사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극비로 하고 있으며,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할 때는 사용료(라이선스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출처: 두산백과]


얼마 전, element14에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소개됐다.

TRINAMIC 사에서 공개한 오픈소스 인공호흡기.


독일의 모션 컨트롤 업체에서 오픈소스 인공호흡기를 배포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 공개된 내용에는 직접 기기를 동작시키기 위한 하드웨어 디자인, 하드웨어를 컨트롤하는 펌웨어 소프트웨어, 사용자가 이를 동작시킬 수 있게 하는 UI 소프트웨어는 물론, 기구설계가 들어있는 CAD 파일까지도 수정과 배포가 자유로운 MIT License로 배포하고 있다. 말 그대로 누구나 개발이 가능한 형태이다.


COVID-19가 의료환경을 바꾸고 있다

의료기기는 개발에서 상품화로 이어지는 과정이 몹시 까다로운 분야 중 하나다. 사용자의 생명과 직결되어있는 만큼 각종 인증을 통과해야만 하고, 국가별로 기준도 엄격하기 때문이다. 제약과 마찬가지로, 품질기준이 높기 때문에 환자들이 마음 놓고 건강검진에서 엑스레이를 찍을 수 있는 것이다. 휴대전화나 TV, 냉장고, 에어컨 같은 생활가전이 빠르게 운영체제를 탑재하면서 스마트 기기로 거듭나는 것과는 다르다. (의료기기에는 커넥티비티 기능도 함부로 집어넣지 않는다.) 이렇게 개발이 어렵고 기술도 까다로운 만큼 많은 특허들이 엮여있고, 소스코드도 쉽게 공개되지 않는다. 안전성이 중요한 만큼 특정 업체들이 특정 분야의 기기를 독점하는 경우도 많다. 비타민이나 분유 광고에서 세1위를 강조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COVID-19로 인해 단기간에 환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몇몇 병원이나 제조사에서 이를 모두 감당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병상도 기기도 부족해서 환자에게 손도 써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많은 국가가 기존의 절차를 줄이더라도 치료의 기회를 늘리는 방향으로 이 국면을 극복하고자 애쓰고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스타트업에서 3D 프린터로 인공호흡기 부품을 만들어 부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던 병원에 이를 공급했는데, 제품의 안정성 이슈와 원제품 제조사의 특허 침해 이슈가 거론된 적이 있다. 그러나 COVID-19 사태는 위급 상황이고, 이미 특정 제조사가 수요를 감당하는 데는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위급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하다. 여전히 공식적인 결론은 나지 않았다.


오픈소스 플랫폼의 힘

오픈소스는 대부분의 개발환경에서 쓰이고 있다. 스마트폰, 웹사이트, 하물며 이 글을 쓰고 있는 브런치 플랫폼 조차도 오픈소스를 이용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한 종류의 오픈소스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라, 여러 오픈소스를 부품처럼 가져다가 product에 맞게 변경하고 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잘 알려진 Google의 Android 오픈소스도 내부적으로 다른 많은 오픈소스를 포함하고 있으며, 삼성, LG, 화웨이, 소니 같은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들여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오픈소스 인공호흡기(TOSV) 프로젝트도 단순 생산 목적이 아닌, 단기간에 품질이 좋은 인공호흡기를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며, 다른 의료기기 회사들이 많이 활용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이를 상품화해서 의료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겠지만, 이러한 시도는 후발주자에게 개발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이제 더 많은 회사들이 인공호흡기 시장에 진출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많이 쓰이는 오픈소스는 그 업계에서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기업이 주도해서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공개된 정보로 대중이 할 수 있는 일

정보는 권력이다. 특히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세상을 교란시키고 있다면 신뢰성 있는 정보의 투명성은 더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국가가 공공 데이터를 정부차원에서 제공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공공 데이터 포털을 통해 기상청 날씨 데이터, 국토부 지리 데이터와 같은 공공재 성격의 데이터를 제공해 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현황도 매일같이 언론을 통해 브리핑되고 있고, 질병관리본부도 이 데이터를 전 세계에 공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다시 민간에 의해 재가공되어,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발생 추이를 바탕으로 확진자 수를 예측한 모델. kaggle에는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한 자료가 업데이트되고 있다.


오픈소스는 대부분 비영리에서 시작되었으나, 곧 SW산업 전체에 걸쳐 활용하게 되었다. 공개된 데이터나 소스코드 그 자체만으로는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지만, 누구나 의미 있는 Product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준다. COVID-19는 더 많은 분야에 오픈소스의 아이디어를 적용하게 만들고 있다.

기술은 늘 위기에 폭발적으로 발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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