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창, 메신저, 전화기, 그리고 내 머릿속까지.
하나에 집중하려고 하면 또 다른 일이 튀어나오고,
그걸 붙잡으면 그새 감정이 들끓고 있었다.
나는 단지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쉽게 짜증이 나고,
순간적으로 흥분되고,
심지어 화가 난 사람처럼 느껴질까.
예전에는 멀티태스킹이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해내는 사람은 멋져 보였고,
나도 그렇게 움직이려고 애썼다.
유튜브를 틀고, 브금 깔고, 모니터 두 개를 켜고
무언가에 쫓기듯 일상에 달려들었다.
그게 이제는 너무 버겁다.
정신이 하나에 쏠리면 다른 건 다 놓치고,
그러다 놓친 것들이 쌓이면
스스로가 무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감정 위에 올라오는 건 화였다.
그러다 어느 날, 아주 사소한 순간이 나를 멈추게 했다.
말없이 가슴을 톡톡 두드려본 순간.
마치 “괜찮아, 여기에 있어”라고 몸이 말을 거는 것 같았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멈추지 않아서 더 힘들었던 거구나.
왜 우리는 멈추지 못할까?
세상은 “계속 움직이라”라고 말한다.
일이든 감정이든, 멈추면 뒤처지는 것 같고,
나만 멈춰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실은, 움직임보다 멈춤이 더 큰 용기일 수 있다.
감정이 밀려올 때,
머릿속이 엉킬 때,
모든 걸 멈추고 “잠깐”을 가지는 일.
그 “잠깐”이 있어야
다시 “제대로” 시작할 수 있다는 걸
나는 너무 늦게서야 알았다.
리셋 루틴은 거창한 게 아니다.
명상센터에 갈 필요도 없고,
유튜브를 30분 동안 뒤질 필요도 없다.
딱 10초. 조용히 숨 쉬고, 손바닥을 눌러주는 것.
그 짧은 행동 하나가
감정의 물꼬를 바꾸고,
일의 흐름을 다시 세우고,
무너진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건 나약함의 신호가 아니라,
나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의 증거다.
나는 요즘 이 세 가지를 기억한다.
1. 손가락 끝을 천천히 눌러주는 5초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지만, 내 안은 조용히 정리된다. 이게 내 감정의 버튼이자, ‘다시 시작’ 신호다.
2. 숨을 들이쉬고 입 닫은 채 내쉬기 숨이 조급해질수록 일도 마음도 어그러진다. 조용히, 천천히. 내 숨의 속도를 되찾는다
3. “하나씩만 해도 충분해”라는 말 이 문장을 마음속으로 말하면 세상이 갑자기 덜 무서워진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면, 그게 진짜 결과로 이어지는 걸 알게 되었다.
억울함, 짜증, 답답함.
일하면서 참기 어려운 감정들이 있다.
그럴 때
입천장에 혀끝을 붙이고 숨을 멈춘다. 1초만.
그다음
손바닥을 꾹 눌러준다. 3초만.
그리고
“이건 지나갈 감정이야.”
속으로 말한다. 세 번 반복해서.
그러면 마법처럼
가슴속에서 치밀던 뜨거운 무언가가
조금은 누그러진다.
우리는 모두 바쁘다.
하지만 멈추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부서지고 만다.
리셋은 선택이 아니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생존 방식이고,
마음을 건강하게 지키는 작은 근육 훈련이다.
“지금 나는 리셋이 필요한가?”
그 질문 하나만 떠올려도,
삶의 리듬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