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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udio Mountain Jan 23. 2018

LUFT의 브랜딩과 디자인 전략

LUFT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LESS BUT BETTER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그간 몇 가지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느라 소식이 늦었습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바로바로 알려드리기 위해서라도 어서 저희의 지난 작업들에 대한 소개를 서둘러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브랜딩은 브랜드 철학에서 출발한다.


지난 편에서 다른 브랜딩 스튜디오와의 차별점에 대해서 비지니스 전략 기획 영역에 대한 얘기에 많은 비중을 할애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저희가 비지니스 전략이나 디자인 전략보다 먼저 고민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브랜드 전략입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브랜딩은 브랜드 전략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전략 아래 비지니스 전략과 디자인 전략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스튜디오 마운틴의 업무 영역인 브랜딩 작업은 비지니스 전략과 디자인 전략으로 나뉘게 됩니다.



수많은 브랜드들 중에서는 우리 마음과 머릿속에 떠올려지는 반짝반짝 빛나는 브랜드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 브랜드들은 어떻게 우리의 마음과 머릿속에 떠올려질 만큼 반짝반짝 빛나는 걸까요? 그건 바로 브랜드 철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전략은 이 브랜드 철학 하나로 관통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려운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브랜드 철학이 확실한 브랜드들은 가장 쉬운 말로 설명이 됩니다. 우리가 눈여겨보게 되고 관심이 가는 브랜드들은 내가 왜 이 시장에서 이런 브랜드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브랜드를 떠올렸다면 우리는 아마 그 브랜드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겁니다.


브랜드의 생명력을 길게 가져가게 만드는 것은 '업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과 애정입니다. 그 통찰력과 애정은 모든 브랜드의 행위에서 묻어 나오게 됩니다. 그 자체로 브랜딩이 되는 거죠. 


저희에게 작업 의뢰가 들어오면  수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저희는 클라이언트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처음엔 클라이언트가 무슨 생각을 갖고 이 브랜드를 론칭하려 하는지, 브랜드가 어떤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내용들을 물어봅니다. 그리고 충분히 클라이언트를 이해했다고 생각한 다음엔 디자인과 비지니스 전략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이 인터뷰 과정에서의 클라이언트의 워딩을 토대로 저희는 브랜드 전략, 혹은 브랜드 철학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뿌리를 이루는 것이니까요. 


브랜드 핵심 키워드를 도출하기 위한 마인드 맵


'업의 본질'- 커피에 임하는 자세


클라이언트는 전에 없던 새로운 컨셉의 브랜드를 론칭하여 트렌드를 만들고 싶어 하는 니즈가 있었습니다. 이런 니즈를 바탕으로 저희가 고민한 지점은 카페 사업의 '업의 본질'은 무엇보다도 좋은 커피 재료를 구해서 소비자들에게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장조사를 했을 때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이끌어 가던 브랜드들도 모두 이 '업의 본질'에 충실하던 브랜드입니다. 순수하게 커피가 좋아서, 좋은 커피를 손님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그 마음이 손님들에게까지 전달이 되는 거죠. 


LUFT의 브랜드 핵심 아이덴티티


그래서 LUFT의 핵심 아이덴티티를 위와 같이 제안드렸습니다. 하와이의 농장에서 직접 KAU 커피를 생산하는 것도 남들과는 다른 차별 지점이었고, B2B로 원두 납품을 하는 일을 하다 보니 대량의 원두를 컴퓨터로 자동 컨트롤해서 동일한 로스팅을 할 수 있는 특대형 로스터 기계(FULL AUTO 디드리치 로스터기)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서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브랜드로서 포지셔닝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고 저희는 이 지점에서 소비자들이 LUFT가 진정성 있게 커피에 임하는 자세로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LESS BUT BETTER  커피에 임하는 자세 - Artwork Direction  MOUNTAIN / Photo  AVEC


Hawaii to Seoul


처음 인터뷰에서 클라이언트는 하와이 원두 농장을 부각하지 않고 기존에 해오던 비지니스와는 전혀 연관되지 않는 별개의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싶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B2B로 기존에 카페에 원두를 납품하기 때문에 원래의 비지니스에 영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한편에 작용하는 것 같았고, 그것보다 더욱 크게 클라이언트에게는 하와이 하면 떠오르는 스테레오 타입이 크게 박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존 KAU 커피의 톤, 하와이의 스테레오타입


'하와이 셔츠'하면 떠오르는 것이 알록달록한 열대 패턴이 들어가 있는 이미지가 떠오르듯이, 하와이 하면 총천연색의 촌스러움으로 연결되는 연상과 대중적 반응을 염려했습니다. 하와이 아이덴티티는 빼고 가고 싶다는 의견에 오히려 발상을 전환하는 디자인 전략에 대한 부분을 심도 있게 말씀드렸습니다. 하와이 농장에서 다이렉트 홀세일을 전개하는 오리지널 아이덴티티의 장점을 부각하는 것이 스페셜티 카페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새로운 매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하와이도 세련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하와이의 에머럴드 빛이 도는 바닷물과 하와이의 수영장 이미지를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그린톤의 필터로 찍은 야자수 사진. 그리고 위스콘신 주  Inn 안에 있는 수영장 사진 등... 



하와이의 직접적인 모티브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서 휴양지와 직관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무드에 관한 이미지들을 충분히 보여드리고 나서 얼마든지 세련되게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에 동의를 하게 되었고, 드디어 하와이 커피를 서울까지 - Hawaii to Seoul 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정립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하와이의 에메랄드 빛 바다를 연상시키는 컬러톤



LUFT의 메인 컬러는 하와이의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그라데이션은 '확산'이라는 루프트의 의미와 함께 공간 안에 적용이 되기도 하고 패키지에도 적용이 되기도 했습니다. 포스터에서의 LUFT는 흰색 워드 타입에 블러 처리를 해서 공기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LUFT를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라데이션으로 원두를 분류 했던 패키지 디자인



하와이 무드


공간 내에서 하와이 무드를 표현할 수 있는 요소는 플랜트 워크 Plant Work 외에는 직접적인 요소가 없습니다. 나머지는 하와이 무드를 루프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서 풀어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문객들은 하와이 같은 느낌의 카페라는 리뷰를 남깁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카페가 하와이 컨셉의 카페라고 인식하는 걸까요? 직접적으로 공간 안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Hawaii to Seoul이 브랜딩 된 이유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브랜드 기획 단계에서부터 저희가 하와이의 아이덴티티를 언어화해서 가져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브랜드 정체성이 디자인 메니페스토로 기능하여 공간 안에서 사람들이 하와이 무드를 느끼게 되는 겁니다. 그만큼 초기 브랜드 기획 단계에서 브랜드의 명확한 아이덴티의 설정, 그리고 더 들어가서는 브랜드가 '업의 본질'을 이해하는 시각, 브랜드 철학이 탄탄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심미성, 기능성, 그리고 디자인에 담긴 이야기들


저희 스튜디오가 수립하는 디자인 전략의 원칙은 무엇보다도 심미성과 기능성입니다. 거기에 추가로 대상에 담긴 이야기가 재밌어야 한다는 것. 디자인을 통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희는 LUFT에 들어서는 공간이 현금 수송 창고였다는 사실도 사람들이 LUFT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하나의 스토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그래서 저희는 적극적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 가이드에 반영하게 되었죠. 수송 창고로 지어진 공간의 특성은 물건의 상하차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단이 높게 구성돼 있습니다. 하와이의 수영장 모티브를 공간에 투영시켜야겠다는 생각은 이런 단 차이를 보존하면서 자연스럽게 풀어내려고 했던 아이디어였습니다.






현금수송 창고로 쓰이던 공간이다 보니 금고처럼 외벽의 두께가 상당했었던 공간이었습니다.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벽체를 털어내는 대수선의 작업이 있었습니다. 철거가 꽤 까다로워 약 한 달 반의 공간 작업 기간을 거쳐 마침내 2015년 2월, LUFT가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Hawaii to Seoul, 그리고 Less But Better


LUFT의 브랜드 철학에 근간을 이루는 두 아이덴티티에 대한 키워드를 도출해 냈습니다. 대규모 로스터 기계를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은 공간 안에서 로스터실을 작게 운영하면서 보여주고(Less But Better), 하와이 커피 농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는 장점은 공간 안에 하와이 무드를 연출하여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방향을 세웠습니다(Hawaii to Seoul). 이러한 아이덴티티를 통해 LUFT가 커피에 임하는 자세를 소비자에게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Less But Better 와 Hawaii to Seoul 이라는 LUFT의 두 개의 아이덴티티 축을 중심으로 세부 디자인 전략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마인드 맵의 어휘를 통해 설계한 브랜드 구조도.




LUFT 의 의미


LUFT의 네이밍은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 것'에서 출발을 했는데요. 네이밍은 사람들이 한 번만 봐도 머릿속에 각인될 수 있게 스펠링으로 네 글자의 조합이면서 발음할 때도 쉬운 발음인 것을 생각했습니다. 


독일어 단어인 LUFT 는 


1.공기, 대기  2.미풍, 통풍, 확산  3.여유 공간, 여지


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숨을 쉬듯이 기본에 충실한 커피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담자는 의미로 제안드렸습니다.


특히 여유 공간, 여지의 의미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키워드인 Less But Better (이 문구는 디터 람스의 명언이죠)의 디자인 철학을 뜻함과 동시에 바로 옆 당인리 발전소에서 나오는 흰 수증기도 LUFT 가 LUFT 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로스터실에서 볶아지는 원두의 향이 카페 공간 안을 가득 채운 기분 좋은 장면도 상상이 되더군요. 

브랜드의 이미지가 트렌디함과 동시에 여백과 여유로운 느낌을 주면 좋겠다는 그런 면에서 클라이언트의 마음에도 딱 들었던 네이밍이었습니다.



LUFT 의 로고타입


브라운의 로고가 바우하우스 에 영향을 받은 것처럼, 저희도 한 맥락으로서 LUFT의 로고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각각의 그리드는 실험실의 실험관과 스포이트 그리고 로스팅실의 기계 단면 등을 떠올리는 형태로 정리하였습니다.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는 핵심 개념은 기능성과 심미성입니다. 저희는 이런 미니멀리즘의 핵심이 커피 분류에 있어서도 작용하길 바랐습니다. 로스터실을 기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 초기에 작은 규모로 운영을 진행하다가 물량이 많아지면서 외부 로스터실 공장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LUFT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원두 로스팅이 가능했었습니다. 바디감과 달콤한 맛을 대척점으로 두고, 향이 풍부한 것과 다크 한 풍미를 대척점으로 두어 원두 분류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이 원두를 색상에 따라 기능적으로 분류하고자 했습니다. 색상에 따라 분류된 원두를 한 번에 디스플레이할 수 있는 원두 서랍도 함께 디자인하였지요.                


                                                                                                                                                                                                                                                                                                                        




아로마,바디,스윗,다크 4개 축을 기준으로 100가지 로스팅을 구현하기 위한 원두 드로워 (아크릴/금속)



팬덤을 만들기 위한 장치, 패키지 디자인


LUFT의 브랜드를 사랑하게끔 만드는 장치로 저희는 패키지 디자인에 힘을 싣기로 하고,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테이크아웃용 컵을 제작했습니다. 트렌드를 만들어달라는 클라이언트의 바람으로 커피를 마시는 가장 직접적인 용기에 집중이 되길 바랐습니다. LUFT의 브랜드도 독일어 어휘이고, 독일 바우하우스에서 출발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에 대한 연장선 상으로 (From) Hawaii to Seoul 이라는 영어 슬로건 대신 (von) Hawaii nach Seoul이라는 독일어 문구를 컵에 인쇄했습니다. 이 Hawaii nach Seoul은 공간에서 독일의 미니멀 디자인을 연상시킬 수 있는 장치로 벽면에 새겨지게 되는데, 이 벽면에 대해서는 LUFT의 바이럴 효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다음 편에서 더 자세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LUFT의 컵 홀더. 공기,대기,여백이라는 LUFT의 의미를 반영한 컵홀더 디자인



여기에서 더 나아가 스트로우에 로고를 인쇄 제작하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아이스 음료를 마실 때는 꼭 스트로우를 사용하게 되는데, 모두들 기성품의 똑같은 스트로우를 사용하기 때문에 스트로우에 브랜딩을 하게 되면 충분히 디자인적으로 차별화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확산한다는 루프트의 아이덴티티와도 맞닫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 했구요.  이런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는 것을 발견하는 소비자들은 커피 맛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이런 디테일을 위해 주문 제작한 스트로우 제작 발주 MOQ가 어마어마한 양이어서 창고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였다는...후문입니다.) 국내에서는 제작이 어려워서 몇 번의 샘플을 국제 우편으로 주고받으며 해외에서 제작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살펴볼 때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이런 디테일한 부분들도 많이 알아차려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LUFT 연관 포스팅에서 컵 사진을 올린 비중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패키지가 하나의 바이럴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디자인 전략 컨설팅이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하와이로 가는 티켓, 커피 쿠폰



Hawaii to Seoul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연상시키는 커피 쿠폰의 디자인도 디벨롭되었습니다. 마치 커피 쿠폰을 받으면 하와이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은 것 같은 경험을 드리고자 기획된 디자인이었습니다. 티켓의 마그네틱 부분은 긁을 수 있게 되어 럭키드로우 쿠폰의 기능도 함께 하고자 했습니다. 



메뉴 보드 칩 




메뉴판 역시 루프트의 아이덴티티인 커피에 임하는 자세에 대한 브랜드 경험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능적인 디자인을 구상하였습니다.   Hawaii to Seoul 의 의미를 담아 소목장세미의 우드 플레이트에 메뉴에 관한 그래픽 디자인을 적용시켜 완성하였습니다. 팬톤 컬러칩처럼 펼쳐 볼 수 있으며 각 보드에는 메뉴의 가격과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LUFT와 미니멀리즘


LUFT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인 Less But Better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역사에서는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디터람스의 말입니다. 단지 이 세 단어에 미니멀리즘의 철학이 모두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디터람스의 디자인 철학은 바우하우스에서부터 출발을 하는데요. 따라서 Less But Better라는 아이덴티티를 가져가는 LUFT 또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에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이와 관련한 재밌는 이야기들이 디자인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초반에 기획했었던 로스터실은 장비 추가 구입에 대한 예산 이슈로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로스터실이 빠지게 되면서 기획했던 커피 원두 서랍 등의 집기도 보류하게 되었습니다. 원두를 볶는 향이 공간 안을 가득 채우면서 LUFT가 갖고 있는 대기라는 의미를 브랜딩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계획이 수정되던 당시에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반면에 이런 공간의 비움을 통해 LUFT가 추구하는 아이덴티티 Less But Better를 공간에 더 명확하게 반영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의 피드백을 확인해보면 방문객 들도 그런 여백이 많은 공간을 통해 미니멀리즘 컨셉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 기획되었던 로스터실
초기에 LUFT에 배치되었던 로스터 기계




커피 바 컨설팅 - 기능적 아름다움을 구현하다. 


주방 동선을 최대한 심플하게 하며 미니멀리즘의 무드를 구성하기 위해 커피 바의 형태도 과감하게 하부를 비웠습니다. 르 코르뷔지에의 필로티 건축에서 볼 수 있는 미니멀한 무드를 커피 바로 옮겨놓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디터람스의 Braun 박람회 전시 디스플레이에서도 디자인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단순하고 볼품없는 재료로 만들어진 건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건축 재료는 건물의 구성체이면서 
마감재가 될 수 있는 재료이다.
 - 르 코르뷔지에.



빌라 사보아의 아름다운 필로티의 모티브를 투영한 커피바 지지대
브라운 전시회장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한 기능적인 커피바 시스템



브라운 턴테이블의 형태가 커피 드리퍼로 변신하다


커피 바를 컨설팅하면서 커피 장비 중에서도 드립 커피 스테이션을 제작했습니다. 드립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드리퍼를 고정해 놓는 스탠드인데 저희는 이 드립 커피 스테이션도 고유의 디자인을 반영하여 디테일을 끌어 올리고자 했습니다. 이 커피 스테이션에는 디터람스의 오마쥬가 들어가 있습니다. Braun 사의 SK55 턴테이블의 형태적인 부분을 드립스테이션에 적용해 보았는데요. 커피 드립을 내릴 때 필터 위로 뜨거운 물을 부을 때 원을 그리며 커피를 내리는 모습이 마치 턴테이블 위에서 LP가 돌아가는 모습처럼 느껴졌기도 하고, 루프트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썻던 부분이 음악 큐레이션이었기도 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공간 아이덴티티의 톤앤 무드를 고려했던 디자인 이었습니다. 물론 드리퍼 케이스 안에는 프레임이 스텐으로 하단에 물 거름망이 있어 기능적인 부분도 충분히 만족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좋은 디자인은 불필요한 관심을 끌지 않는다. 
어떤 목적을 달성한 제품은 연장과 같다. 
그것은 장식물도 아니고 예술작품도 아니다.
따라서 제품의 디자인은 사용자의 자기표현이 가능한 여백을 남겨두기 위해서 
중립적이고 절제돼야 한다.   - 디터람스




기능적인 측면에서 가장 고려 했던 부분은 드립 커피 추출 시에 커피를 흘릴 경우 바닥을 매번 닦아야 하는데, 바닥면에 배수면을 만들어 청소가 용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저희가 진행한 mtl의 보난자 커피에서도 LUFT 의 커버를 제외한 동일한 드립스테이션이 적용되었습니다.



니트로커피 시스템


니트로 커피를 위한 탭은 4개를 설치했습니다. 미니멀한 컨셉을 위해 도색 및 콜드브루 탭 제작을 진행했습니다. 탭 핸들은 나무를 사용하여 모던함을 베이스로 따뜻한 느낌과 자연스러움을 더했습니다. 니트로커피를 생소해하여 자칫 맥주 탭으로 오해할 수 있는 방문객들이 있을 것 같아 후면부에는 콜드브루 커피라는 안내를 위한 라이팅 바 사이니지를 제작 설치했습니다.





투명한 coffee beans Shelving System




606 쉘브로도 불리는 606 유니버셜 쉘빙 시스템은 디터람스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는 쉘빙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을 모티브로 아크릴에 곡선의 형태를 적용하여 최소한의 소재와 순수한 그리드로 구성된 원두 디스플레이 선반을 디자인하였습니다. 투명한 선반에 반사되는 그림자와 빛의 음영이 루프트 고유의 그리드를 표현하길 바랬습니다. 


미니멀리즘. 루프트 공간과 가구 이야기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출발선인 바우하우스 디자인을 오마쥬하기 위한 공간의 장치들이 있습니다. 조금 더 안목이 있으신 분들은 LUFT에서도 이런 디테일을 확인하시면서 즐거움을 얻으셨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포토존으로 기능했던 벽체. 베를린 지하철에서 영감을 받아 와이 원두가 서울로 공수되는 의미를 담고자 했습니다.



마르셀 브로이어 테이블의 오마쥬


모던 가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마르셀 브로이어는 목제 가구밖에 없던 시절 가구에 철 파이프를 적용하여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가구를 디자인했습니다. 의자에 다리가 4개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철 파이프 하나만으로 연결이 된 가구를 디자인했습니다. 철 파이프에 각도를 만들 때 생기는 곡선면은 LUFT의 가구 디자인에서도 보입니다. 이 디테일을 눈치챈 분들이 계시다면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마르셀 브로이어의 Cesca Armchair (B64)


마르셀 브로이어의 문구를 원문 그대로 LUFT 컵홀더에 적용 했던 시안

모더니즘 가구 역사에 빠질 수 없는 인물은 바로 마르셸 브로이어입니다. 그는 실용적이고 심플한 바우하우스 모더니즘 가구의 장을 열었는데요. 바실리 체어만큼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그의 가구 중에 체스카 의자가 있습니다. 마르셀 브로이어가 바우하우스에서 출판한 잡지 창간호에 기고한 콜라주 작업 하단에 그는 이렇게 썼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나아진다. 그리고 결국 공기 기둥 위에 앉는다." 가구 디자인에서의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다 보면 결국엔 아무것도 없는 공기 기둥 위에도 앉을 수 있을 거라는 위트 있는 콜라주 작업이었는데요. 저희는 그래서 꼭 마르셀 브로이어의 가구를 LUFT에 배치하여야겠다고 생각을 했죠. 


우리는 날마다 나아진다. 결국 공기 기둥 위에 앉는다. - Artwork Direction  MOUNTAIN / Photo AVEC



저희가 선택한 의자는 체스카 B64입니다. 고리버들 톤이 다소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LUFT의 공간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해외에서 공수하여 LUFT에 배치하게 되었습니다.



1928년 생산된 빈티지 Cesca B64 의자


잔카를로 피레티의 Plia


마르셀 브로이어가 목제 가구에서 철제 가구의 지평을 연 인물이라면 진카를로 피레티는 접이식 의자에 기술 혁신 마침표를 찍은 디자이너입니다. Plia 의자를 접게 되면 군더더기 없이 정확히 1자처럼 보이게 됩니다. 저희는 플리아 체어도 놓았습니다. 이후 일이 있어 홍대 근처에 돌아다니다 몇몇 커피숍에서 이 체어를 발견하게 되면서 미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ㅜㅜ



플리아(Plia), 잔카를로 피레티, 1968년




Hawaii to Seoul, 하와이에서 서울까지. 


 하와이에서 온 커피는 서울의 공간에서 서울의 사람들에게 전달이 됩니다. 저희는 하와이라는 키워드만큼 서울의 키워드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와이의 아이덴티티와 서울의 아이덴티티가 서로 정체성을 동등하게 유지하길 바랐습니다. 그것이 바로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확립하는 가장 적절한 방식이라고 생각 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서울의 아이덴티티를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공간 안에서 행해지는 컨텐츠들로 발신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서울의 아티스트와 지속적으로 전시 및 파티를 지속적으로 기획하는 공간 운영의 방향도 제안을 드렸습니다. 소목장세미와의 콜라보레이션은 그런 맥락에서 출발한 첫 번째 LUFT의 협업입니다. 




미니멀한 무드로 공간을 구성할 경우 자칫 분위기가 너무 차가워질 수 있어 나무 소재의 가구들도 함께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방향은 한국의 미에서 나오는 미니멀리즘으로 잡고, 미니멀리즘을 한국 전통 스타일로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단 차이가 발생하는 부분에 좌식으로 앉을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여 그 위에 소반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소목장세미는 나무를 소재로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는 작가입니다. 소반과 포스터 도면함, 스툴, 메뉴 보드 칩과 콜드브루의 탭을 제작하는데 함께 협력했습니다.



LUFT 마지막 편인 다음 편에서는 Archive to Seoul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던 LUFT의 문화 컨텐츠, LUFT의 공간 마케팅 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편에서 뵈어요!





Hawaii to Seoul - Artwork Direction  MOUNTAIN / Photo AVEC



LUFT  - 스튜디오 마운틴 워크 스코프 (Work Scope) 
1.비지니스컨설팅

시장동향/트렌드/상권 빅데이터 분석/비지니스플로우 /부동산서치및 베뉴컨텍/마케팅전략기획

2. 브랜드 기획
메뉴기획- 메뉴구성/코스트설계/플레이팅 
브랜딩 - BI (naming, logo , concept , strategy , color -> Brand Identity Guide )/패키지(커피컵,슬리브,봉투,원두패키지,원두포대,생두포대등)/인쇄물(로스팅프로파일,포스터,명함,브로슈어,카페쇼 홍보물,현수막등)
프로덕트디자인- 메뉴판,드립스테이션 & 콜드브류시스템 (커피장비용품),커피트레이,유니폼
서비스기획 -직원채용,관리가이드

3.마케팅 전략 기획

컨텐츠기획 : dJ공연 ,전시,파티 기획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브랜드필름(영상작업)/아트워크(브랜드이미지;사진작업,포스터)/웹기획 /sns관리/모니터링

4.공간디자인

공간마케팅전략기획/현장실측/동선설계/디자인구상/3D모델링/작업(공간시공,조명 가구제작등)/점검(스타일링,모니터링)


5.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개

웹 사이트 및 소셜 마케팅 모니터링
컨텐츠 전개(오픈파티등)
브랜드 관리



ⓒ2017 Studio Mountain
스튜디오 마운틴은 브랜드 기획을 기반으로 2013년 설립된 토털 브랜딩 스튜디오입니다.
http://studiomounta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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