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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업실시옷 Apr 16. 2024

첫 외주를 마치고

타협과 완성도 배우기


21일이라고 했던 마감이 10일로 변경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감 5일 전. 주말엔 교회에 가서 봉사도 해야 하고 아이들도 케어해야 하는데 5일밖에 안 남았다니! 15개 중 5개밖에 못 그렸는데 5일 동안 10개를 그려야 한다고? 아마도 전과 같았으면 스트레스와 함께 짜증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나는 무언가 묵직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느껴진다. 마음은 고요했고 그냥 상황을 받아들였다. 감사하게도 친정 부모님과 남편이 도와주어서 오늘 자정을 넘기기 전에 파일을 보내드렸다.


 쉬웠던 것은 아니다. 첫 마음에 요동이 없었다고 해서 일하는 내내 고요하고 침착하게 일을 해낸 것도 아니다. 가족들과 온화한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니지만 특별히 더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다.


 이번 작업이 외주라고 하면 거의 첫 외주나 다름없는데 일을 하며 느낀 부분이 참 많았다.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욕구보다는 마감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외주라고 해도 내 그림이다. 자꾸만 부족한 부분이 보여 수정하고 보완하고 싶어 진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용자의 요구와 일정이 제일 중요하다. 욕심을 내려놓는 것을 배웠다.


부족한 실력을 키우자!

 반실사화의 그림을 그리고 싶은 건 아니지만 이론과 기초가 바탕이 되어야 표현을 막힘 없이 할 수 있다. 표현을 한계를 많이 느꼈고, 특별히 배경을 그리는 연습과 색을 미리 구성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해야 할 공부는 끝이 없다.)

 스케치를 매우 디테일하게 한 다음 채색에 들어가자. 채색 또한 계획하고 들어가야 그림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할 수 있겠다. 쓸모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어 너무 좋다!


 그동안 일도 안 들어왔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이 두려워 소극적으로 행동했다. 셋째가 태어나기 전 일을 할 때는 잘하고 싶은 마음에 한 껏 예민해서 아이들과 남편에게 짜증을 자주 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데 이제는 할만하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일을 찾아다녀도 좋을 것 같다. 개인작업도 좋지만 외주를 해야 실력이 더 빨리 향상될 것 같다. 이번 작업에서는 많은 인물을 연작으로 그려야 했는데 그 부분이 쉽지 않았지만, 외주라서 시도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나의 취향과 안목 그리고 내 그림을 사랑하자!

내 그림을 내가 좋아해야 한다. ‘사람들이 좋아할까? 호응이 올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진짜 내가 내 그림을 좋아해야 한다. 그다음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그림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잘하고 못하고는 연습이 해결해 줄 일이고,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 내가 내 그림을 사랑하게 되면 다른 이들도 내 마음을 눈치채고 만다.


어쨌든 첫 외주 끝!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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