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월타올 숏폼 콘텐츠 아이디어
모두가 쓰지만 알지 못하는 브랜드
모두가 쓰는데 정작 어떤 브랜드인지 모르는 물건이 있을까? 심지어 매일 쓰는 물건이며, 우리의 몸에 닿는 물건인데, 압도적인 1위 업체명을 젊은 소비자가 모르는 브랜드가 있다. 수건 브랜드 송월타올의 이야기이다. 송월타올을 잘 아는 독자라면 신기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젊은 소비자는 자신들이 송월타올의 제품을 쓰면서도 이 브랜드를 잘 알지 못한다.
여러분의 집에 있는 수건 대부분이 송월타올의 제품이다.
제 xx주년 OO기념행사 수건도, 이름 모를 회색, 흰색, 독특한 색 수건 모두 송월타올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제품의 퀄리티가 좋기 때문에 오래 쓸 수 있고, 시장 점유율이 높다. 시장 점유율은 높은데 이미지가 올드한 브랜드는 흥미로운 클라이언트이다. 올드하기 때문에 이들의 위치는 앞으로도 보장된 것이 아니었다. “그 제품이 이 브랜드 제품이다!”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려주기만 해도 1위 포지션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MZ의 일상에 수건은 없다.
앞으로도 1등 브랜드일 것이라는 확신이 위협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젊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해야 할 시점이었다. 송월타올도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인지 MZ 타겟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었다. 영상 공모전 개최, 제페토 입점, 인턴의 카드뉴스 콘텐츠 발행 등 많은 노력이 눈에 보였다. 다만 그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직접 진행해 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송월타올을 인지하고 있는 20대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시장 점유율에 비하면 아쉬운 결과였다. 송월타올의 브랜드 네임을 인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대부분(79%)이 자신이 사용 중인 수건의 브랜드를 모른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심지어 직접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다수(59%)가 브랜드를 인지하지 못했다.
젊은 소비자들은 송월을 왜 잘 모를까? 단지 오래된 브랜드라는 것은 그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나름 치밀하게 구성한 설문 조사를 했지만, 명확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주변인에게 더 심층적인 FGI를 진행해 봤고,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송월타올을 잘 알지 못하는 데에는 수건이라는 제품의 특수성이 많이 개입하고 있었다. 두 가지 이유가 결정적이었다.
1. 아주 가끔 사는 물건이다.
2. 거기서 거기다. 브랜드별 제품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소비자에게 수건은 가끔, 필요할 때 아무거나 사는 생필품이었다.
그러니 수건은 매일 쓰지만 ‘일상’에는 없었다.
숏폼으로 수건 브랜드 알리기
우리가 제안서에서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숏폼 콘텐츠이다. 젊은 타겟은 수건 자체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 현재 마케팅은 인스타그램을 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인스타그램은 팔로우 및 서칭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플랫폼이다. 숏폼은 랜덤하게,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수건에 대한 직접적인 관심이 없더라도 콘텐츠를 접할 수 있었다. 소비자가 무관심한 수건 제품의 홍보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타 콘텐츠로의 이탈이 쉬운 인스타그램에 비해 짧은 호흡의 영상이 빠르게 연결 재생되기 때문에 몰입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었다.
기대효과는 3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콘텐츠를 통해 수건을 자연스럽게 노출해 브랜드 친숙도를 높인다. 둘째로 자주 구매하지 않는 물건인 수건에 대해 구매욕구를 가지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송월타올의 브랜드 파워를 알리고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기대효과에 집중해, 총 6개 유형의 숏폼 콘텐츠를 세부적으로 기획했다.
① 정보형 콘텐츠
수건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소개하는 영상으로, 매일 몸에 닿는 물건인 만큼 제대로 알고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콘텐츠이다. 예시로는 수건의 사용기한, 피부 건강과 수건의 관련성을 설명하는 영상 등이 있다.
② 비주얼 콘텐츠
인테리어 소품으로 수건을 활용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이다. 수건을 통한 공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시각적인 만족감을 선사하는 것이 목적이다. 예시 영상으로는 ‘수건 하나 바꿨을 뿐인데, 욕실 분위기 180도 변신!’ 등이 있다. 이를 통해 수건이 생필품에서 더 나아가 인테리어 소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송월타올이 가진 다양한 제품군은 이러한 지점에서도 강점을 가진다.
③ 사연형 콘텐츠
수건에 대한 고민이 담긴 소비자의 사연을 받아 다양한 종류의 수건을 상황에 맞게 추천하고, 구체적인 관리법을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다. 올바른 수건 관리법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인식보다 훨씬 짧은 권장 교체 주기를 알려 수건 구매 의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④ 스낵형 콘텐츠
대표적인 숏폼 형태 중 하나인,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영상’이다. 시각적 만족감을 제공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수건을 완벽하게 개는 영상이나 수건으로 다양한 형태를 만드는 콘텐츠가 포함된다. 광고와 가장 먼 형태의 콘텐츠로, 송월타올 브랜드에 대한 친숙도를 제고할 수 있다.
⑤ 브랜디드 콘텐츠
70년 전통의 1등 수건 브랜드이기에, 브랜디드 콘텐츠로 다룰 내용이 많다고 판단했다. 기술력과 같은 전문성을 강조할 수도 있고, ‘수건 회사도 화장실에서 종이 타월을 쓸까?’와 같은 가벼운 콘텐츠도 함께 제안했다.
⑥ 추가 콘텐츠
재미 위주의 웹 예능과 웹 드라마를 제작한다. 이 콘텐츠 안에 수건을 최대한 간접적으로 등장시키는데, ‘수건으로 눈 가리고 술게임 하기’ 등의 콘텐츠가 그 예시이다.
소비자의 입에서 출발하자
결과물의 새로움에 집중했던 지금까지의 프로젝트와는 조금 다른 사례이다. 우리의 결론은 ‘숏폼을 활용하자’였고, 이건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제안일 수 있었다. 다만 이번 제안서에서는 왜 숏폼인지에 대해, 아이디어 도출 과정의 탄탄함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 직접 비용을 들여 설문조사를 하고, 소비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얻은 깨달음은 컸다.
‘수건이 젊은 소비자의 일상 속에 없다’는 한 문장을 도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전까진 ‘생필품’이라는 단어와 싸우고 있었다. 수건을 생필품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오래 고민했다. 만족스러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소비자에게 물었다. FGI와 설문조사를 병행한 결과, ‘가끔 사니까’와 ‘브랜드 간의 차이가 없어서’라는 두 문장을 얻을 수 있었다. 그게 제안서의 해답이 되었다.
일차적으로는 클라이언트를 탐구하고, 클라이언트를 만족시키기 위해 제안서를 적지만 언제나 아이디어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소비자이다. 그렇기에 아이디어의 근원도 소비자에 있어야 했다. 역시 당연해 보이는, 마치 내가 알고 있던 것 같은 깨달음도 피부로 느껴 봐야 진정한 깨달음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십계명쯤으로 시작한 우리의 규칙은 하나 더 늘어 지금은 스무 개 언저리가 되었다.
(이번 제안서는 다른 클라이언트가 활용하기 어려워 광고 구제샵에는 입점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