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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프 Dec 03. 2022

33. 그것을 기다리는 방법

등받이도 없는

의자 위에 앉아

기약 없이 기다리는

어떤 장면


행복은 멀지 않다

기다릴 수만 있다면


지금은 등과 엉덩이가 배긴

불편함 덕에 시간을 잊을 수 있다


여태껏 오지 않은

아득한 봄에게

완연이라는 단어는 

붙여주고 싶지 않아


기다리는 사람 무색하게 만드는 녀석에게

괘씸함을 느낀다면 아무렴 인간적이지 않을까


잠시 드는 딴생각


고통은 더 큰 고통으로 덮으라 했던가

그럼 행복은 행복으로 덧칠할 수 있던가


글쎄,


차라리 

점점 상승하는 자극 점에

꼭짓점을 찍는 게 어떨까


뭐든 좋으니 쌓아 올려


사랑이든

추악함이든


어쨌거나 바람 불면

풍문처럼 갈라지고 무너지겠지만


혹시 몰라


쌓아 올린 게 무너지면

그 너머로 봄이 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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