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32. 비석
어제 밥그릇의 이가 나갔다
접시의 장례를 치러주고
깨진 파편을 비석으로 세운다
묘지의 비석은
자신 아래
묻힌 것을 두고
힘차게 나아갈
생각 따윈 할 수 없다
그저
자신이었던 것을
추억하기 바쁜 듯 보여
다른 그릇들과 맞닿으며
달그락거리던
그런 종류의 추억
그렇게 조용히
비석이 된 것을 인정한다
저 멀리 유리 접시들
잔잔히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인디씬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로 짧은 글을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