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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프 Nov 30. 2022

콘트라포스토

31. 부서진 팔을 생각하며

당신은 그렇게

콘트라포스토를 유지하며

팔이 잘려나가는 고통에도

만인의 비너스가 되었군요


불완전함이

더 이상 흠이라 여겨지지 않을 때까지


아무 스스럼없이

부서진 곳을 내보이고 있던

그대 앞에서

 

난 부끄럽게도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내 못난 부분은

여전히 밉게 생겼고

사랑의 자격을 박탈당한 사람처럼 굴게 됩니다


당신과 같은 자세로

긴 시간을 버틴다면

좀 달라질까 싶지만


가끔 삐걱대는 무릎 탓에

누운 자세가 편할 뿐입니다


당신의 팔이 부서지지 않았다면

이런 나를 일으켜 세우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둘 중 어느 누구도

아름다움을 완성시키지 못했겠죠


바닥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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