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부서진 팔을 생각하며
당신은 그렇게
콘트라포스토를 유지하며
팔이 잘려나가는 고통에도
만인의 비너스가 되었군요
불완전함이
더 이상 흠이라 여겨지지 않을 때까지
아무 스스럼없이
부서진 곳을 내보이고 있던
그대 앞에서
난 부끄럽게도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내 못난 부분은
여전히 밉게 생겼고
사랑의 자격을 박탈당한 사람처럼 굴게 됩니다
당신과 같은 자세로
긴 시간을 버틴다면
좀 달라질까 싶지만
가끔 삐걱대는 무릎 탓에
누운 자세가 편할 뿐입니다
당신의 팔이 부서지지 않았다면
이런 나를 일으켜 세우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둘 중 어느 누구도
아름다움을 완성시키지 못했겠죠
바닥은 여전히 차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