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봤던 영상이다. 내가 글로 백날 떠든다 한들, 글쟁이 수학강사 한 명의 비명에 불과할 테니 그의 권위를 빌려서라도 또 떠들고 떠들겠다.
"우리 애가 대학을 잘 가는 것보다는, 아이가 가진 천재적인 영향력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지. 아니면 아프리카로 갈 것인지, 이런 결단을 하시는 것이 훨씬 더 현재 상황에 맞다."
"지금 대학 잘 가도 아무 소용이 없다니까요, 그건 알잖아요."
2019년에 이미 사교육 기업의 총수가 이런 말을 하고 있다. 그가 돈이 부족해서? 학원생을 더 늘리기 위해서? 아니면 메가스터디를 망하게 하고 싶어서 이런 강연을 하고 다니는 것일까?
국민 오락인 스타크래프트에서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꼭 필요하다.
1. 자원
2. 질 좋은 병력
한국에 자원이 풍부한가? 아니다. 그렇다면 우수한 인재가 많은가? 과거에는 그랬을지도 모르나, 학생들을 케어하고 코치하는 입장에서 학생들이 정말 '질적으로 우수한가?'라고 봤을 때, 한 두 명 정도가 조금 빛이 날 뿐, 대부분 고장 난 시곗바늘처럼 '멍'하게 하루하루를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런 꿈도 없다. 아무런 희망도 없다. 그냥 국영수 5지선다의 노예병으로 성실하게 가공되어 갈 뿐이다. 일꾼만 잔뜩 있으면 상대를 이길 수 있는가? 애당초 아이들은 '삶'이라는 '게임'의 '플레이어'이긴 한 것인가? 타인의 조종 아래 너도 나도 목줄이 채워지길 바라는, 큰 기업의 튼튼한 목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냥개가 되도록 길러 내는 것이 진정 이 나라의 교육 목표라 할 만한 것인가?
ㅎㄷ차 생산직 모집에 청년들이 난리라더라. 공무원을 하던 사람도 다시 도전하겠다고 아우성이다. 안정적인 목줄, 질긴 목줄을 차기 위해 다시 아이들이 뛰어가고 있다. 물론 차를 만드는 사람도 필요하다. 누군가 꼭 해야 하는 일이다. 억대 연봉을 자랑한다고 하니, 다들 눈이 뒤집힐 만도 하다.
잠깐 숨은 좀 쉬자. 찬물 한잔 마시고, 좀 차분하게 생각해 보자. 정말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목에 걸려있는 목줄이 얼마나 단단하고 굵은 것인가, 최고급 사료를 제공한다 등등이던가?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의 처우는 어떠하던가, 인구 절벽시대에서 앞으로 누가 차를 사줄 것인가. 본인들이 만든 차를 본인들이 번 억대 연봉으로 두대, 세대씩 살 생각인가?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게임 속 일꾼이 아니다, 지옥행 고속열차를 타게 될 우리 아이들을 진짜로 구해 낼 수 있는 어떤 'PLAYER'이다.
모든 게임에서 최고는 아니었지만, 제대로 판다면 결국 최후의 승자는 'KOREAN'이었다. 우리는 전쟁에서 잘 지지 않는다. 적은 인구수 대비 개인이 가진 가능성이 압도적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가난했던 나라에서 현재의 수준까지 아득바득 기어올라온 이 찬란한 역사가 증명한다.
"우리 애가 대학을 잘 가는 것보다는, 아이가 가진 천재적인 영향력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지. 아니면 아프리카로 갈 것인지, 이런 결단을 하시는 것이 훨씬 더 현재 상황에 맞다."
"지금 대학 잘 가도 아무 소용이 없다니까요, 그건 알잖아요."
다시 한번, 그의 말을 곱씹어본다.
아이의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지원하라. 제발 국영수 따위로 아이를 낮춰보지 말고, 아이 자체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 그런 학부모가 되길 바란다. 페이커에게도, 김연아에게도 학부모가 있었다. 여러분의 자녀들에게 유일한 부모가 누구인가, 바로 당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