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교사, 나는 어떤 선배가 되어 가는가? - 1

by j kim

올해로 교직에 첫 발령을 받은지 10년차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나의 교직 경력이 그리 오래되었다고 자각한 적은 없었는데 벌써 10년차가 되었다니 말그대로 시간이 무상하다. 10년이란 시간동안 나는 교사로서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고 또 얼마나 성장해 왔는가라고 되물으니 스스로가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초임시절과 3년차까지의 시간은 돌아보면 정신없이 좌충우돌하는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새로운 신분에 적응해 나가고, 기존의 나를 버리고 교사로서의 나를 다시 세워나가는 그런 시간들이었다.


그 기간에는 버린 것이 참 많았다. 좌충우돌하며 쌓은 경험들은 물론 새롭게 얻은 것이었지만, 사실 버리는 것, 내려놓는 것을 체득해 나간 것이 가장 큰 배움이었다. 학교란 환경은 내가 생각했던 그림과는 거리가 많이 멀었고, 내가 품었던 기대와 이상을 버리고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그 시절 나에게는 가장 큰 배움이었다.


나의 생각과 기대와 '다름'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있지 않았고, 대부분 학교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조직 문화이자 동료 교사이자 선배 교사들이 대부분인 인적 환경으로 인해 생긴 간극이었다. 이러한 조직 문화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자세히 풀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다.


나는 대학을 다니던 시절부터 부조리함을 비교적 많이 겪었다. 최근 인터넷에서 말하는 대학 내 똥군기가 어느 정도는 존재하던 과였고, 시기였다. 그런 환경 속에서 나는 후배로서의 나의 모습과 선배로서의 나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나가야 하며 이상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에 옮기려 노력해왔다. 이런 노력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데, 대학에서의 부조리함, 군대에서의 부조리함, 교직내에서의 부조리함을 몇 년간 지속적으로 겪어오며 그러한 관념은 굳게 자리잡게 되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나는 후배로서의 나의 모습에는 사실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저 어디서든 1인분은 하되 굳이 '저 사람 참 싹싹하고 어른에게 잘한다'라는 소리까지는 들을 필요가 없다는게 내 성격과 경험에 따른 나의 결론이 되었다.

하지만 선배로서 내가 꿈꾸는 나의 모습은 다소 엄격한 면이 있을 정도로 까다롭다. 후배에게 내 역량내에서는 아낌없이 주는 선배이며, 후배에게 그 반대급부를 바라지도 않는다. 선배들에게는 뒤에서 욕을 먹어도 크게 기분이 상하지 않지만, 후배들에게는 참 멋있는 선배라는 이야기를 꼭 듣고 싶은게 나의 선후배 관념이다.


왜냐하면, 어느 조직에서건 마찬가지겠지만 학교라는 그리고 교육계라는 조직내에서 내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사람들은 후배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선후배관계는 내리사랑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있어 선배에게는 받고 후배에게는 주는 그런 조직문화를 항상 꿈꿔왔기에 나는 그것을 당연하게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내가 10년간 봐온 교직내에서의 인적 문화는, 겉으로는 직급이 없는 수평문화지만


후배가 보기에 귀감이 되는 선배가 많지 않은, 그래서 저경력 교사는 의지할 곳이 없고 배울 것이 없고 외로운 그런 문화가 만연하다. 힘들때는 선배의 권리를 부르짖으며, 쉬울때는 후배에게 과도한 의무를 요구하는게 일반 학교의 교직 문화이다. 조직 문화를 일체 생각 않는 사람들이 많은 조직. 그게 내가 경험한 일반적인 교직의 문화이다.

(물론 이건 나의 개인적이자 단편적인 경험이기에 일반화할 수는 없다. 심지어는 이게 일반적인 현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


어쨌든, 이렇게 긴 세월을 배울 점이 없는 대부분의 선배들과 함께 하며 나의 실천욕구는 강해졌기에 후배들에게는 스스로 나이스한 선배가 되고자 노력하며 살게 되었다.


10년차가 된 이 시점에서 나는 어떤 선배 교사가 되어가는지 스스로 되묻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나는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가 되고 싶은가?'

'지금은 어떤 경험을 쌓은 선배가 되었는가?'

'나는 그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른 사람이 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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