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우리의 성장의 밑거름이자, 그러니 불안해 하지 말자
12월이 되어 우리 학급의 1년 살이가 거의 끝을 향해 갑니다. 그 와중에 아이들에게 우리가 지금껏 해온 배움에 대해 확신을 심어주고 싶어 이런 편지를 써서 주었습니다. 여러 좌충우돌을 겪으며 흔들리지 않고 단단해진 우리 아이들을 볼때면 참 많이 컸다. 잘 자랐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12월 9일)
우리가 겪는 세상의 거의 모든 일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겪음’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자라나간다. 우리의 1년살이를 돌아보면 그 안에는 좋은 일, 안 좋은 일, 재밌는 일, 힘든 일, 행복한 일, 어려운 일, 싫은 일 등이 모두 뒤섞여 있었다. 그런데 사실 그 모든 것이 우리의 배움과 우리의 삶에 큰 도움이 된 것이다. 그 모든 것을 통해 우리가 성장해 나간 것이다. 나는 그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을 때도 결코 불행하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런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우리의 성장과 삶에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마을 친구들은 아마 종종 의구심을 겪었을지도 모르겠다. 힘든 일, 싫은 일 들을 통해서 우리가 잘 자라고 있는게 맞는건지. 부정적인 일이 생기면 그것은 실패가 아닌지. 하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이야기 나누며 그것들조차 우리의 배움과 성장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깨달음을 통해 너희가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우리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성숙이자 성장이자 ‘단단함’이다. 우리 학교에서 얻은 배움과 나눔으로 정말 단단해진 너희를 너희는 스스로 느끼는지, 알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너희들이 한 인간으로서 단단해지는 것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교사로서 행복했다. 내가 교사로서 얻을 수 있는 행복 중 그 이상의 행복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소중하고 고마운 곳이라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된다.
한 두 달 전에 내가 했던 이야기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성장이라는 것은 흔들리면서 가는 것이라는 말. 배움이라는 것, 성장이라는 것, 삶이라는 것에 좋은 일만 겪으며, 쉬운 일만 겪으며, 성공만 겪으며 이루어지는 성장이라는 것은 없다는 말. 삶 이란게 그런 것이다. 하늘마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도 우리 삶은 완성이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배움과 나눔이란, 성장이란 죽을 때까지 지속하는 것이니까. 이 곳에서의 의미있고 정성이 담긴 배움은 끝맺음을 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모습이 완전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것이다. 다만 끝을 맺는 그 순간까지는 당연히 정성껏 살아가야 한다. 그것 또한 우리가 여기에서 배운 배움이고 우리의 힘이다.
행복, 불행, 보람, 즐거움, 힘듦, 쉽고 재밌음, 어려움, 실패 등이 복합적으로 한 데 어우러진게 그게 삶이고 성장이니까. 그래서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일과 겪음에는 다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 마무리하는 시점에 내가 또 고마운 것은 너희가 이런 것을 깨닫고 또 그것이 너희 영혼에 잘 스며들었다는 것을 볼 수 있어 참 고맙다. 그래서 나에게는 앞으로도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더라도 너희가 잘 살아가리라는 확신이 있다. 아름다운 하늘마을 아이들아, 이제는 정말 아름답게 떠날 때가 되었다. 남은 4주도 지금까지보다도 더 아름답게 배우고 나누며 살아가자.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