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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주간을 마무리하며

교육의 '무게' 다시 느끼기

by j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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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의 상담주간을 마무리지었다. 우리 학급은 대면 상담을 기본으로 하되, 불가피한 부모님들은 전화상담을 하도록 정했는데 정말 어쩔 수 없는 두 가정 빼놓고는 전부 대면 상담을 하였다.


<모든 부모님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참 좋았다.>


부모님들을 만나 뵙고 상담을 하면 역시 긴장이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담을 마치고 난 후에 얻는 득이 매우 크기 때문에 항상 그 끝에 얻는 느낌이 좋다. 어떤 환담이 오고 가서 부모님들과의 상담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하는 일이 아주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을 수 있게 되는 점이 가장 좋다. 그리고 특히나 학년초에 하는 상담에서는 내가 학생에 관해 알아야만 하는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되어 좋다. 상담이 끝나고 나면 그 아이에 대한 이해가 한층 향상되어 아이들을 대하고 함께 사는 데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부모와 한시간 가량 얼굴을 보고 아이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 보면, 그 아이를 교사의 눈에서 부모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상담을 마치고 나면 교사로서의 책임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우리 반 아이 중 한명에서 한 가정의 귀한 자식임을 느끼게 되니, 아이를 절대 그저 많은 아이 중 한명으로 대할 수 없게 된다. 책임감은 곧 부담감이기는 하지만, 그건 교사로서는 나름 기분 좋은 부담감이다. 그래서 학부모 상담은 어렵고 힘들면서 좋다.


통화로 이야기하는 것도 괜찮지만 대면상담에는 전혀 비할바가 못된다. 얼굴을 보고 진심으로 이야기가 오가면 서로간의 신뢰가 쌓인다. 교육공동체의 한 축으로서 학부모와의 신뢰 구축은 상당히 중요하다. 학부모들과 신뢰가 생기게 되면 이후에 내가 교육과정을 운영할때나, 학급을 운영하는 면에서 보다 최선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보다 내가 구상한대로, 하고자 하는 대로 운영을 할 수가 있게 된다. 그리고 더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 학부모와의 신뢰는 '제가 교사로서 올 한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는 암묵적 약속 위에 쌓이는 것이기 때문에 도저히 열심히 살 수 밖에는 없게 된다. 그러한 자세는 나 개인적으로는 학부모와의 면담을 시작으로 더더욱 단단해지는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학부모와의 면담은 교사에게도 중요하고 학부모에게도 중요하고 결정적으로 아이들에게도 특히 중요하다.


학부모 입장에서 상담이라는 건, 아이를 중심에 두고 대화를 나누는 것을 넘어 교사에게 부탁과 도움을 요구할 수 있는 자리이다. 그러니 학부모에게도 상담이라는 건 매우 중요하다. 학년초에 하는 단순한 요식행위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대면 상담을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학부모들도 많은 것 같다. 그러나, 학부모라면 반드시 학년초에 하루 정도는 시간을 내서 교사를 만나러 학교에 방문하기를 권한다. 하루의 수고로움으로 교사가 달라진다. 그리고 아이가 학교에서 얻어갈 것이 훨씬 많아진다. 그래서 하루의 상담으로 아이의 일년도 많이 달라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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