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 kim May 17. 2023

들꽃을 가져다 주는 아이들

마음을 주고 받는 것이 얼마나 따뜻한 일인지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다른 교사 친구들 이야기를 듣자하니 스승의날이라고 축하해주는 이가 없어 교사들끼리 자축하며 서로 선물을 돌렸다더라. 어떤 곳은 교장선생님이 전직원에게 음료를 돌렸다는 곳도 있었다. 

뭔가 바라는게 없는데 뭔가 바라는 사람인 것처럼 비추어지는 것도 불편해서 차라리 없어지는게 마음 편할 것 같다더라. 많은 교사들에게 어쩐지 스승의 날이 오히려 서글픈 날이 된 것 같다. '무색하다'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그런 날이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15일 월요일 다른 학교 이야기를 들어 나름 심란한 마음으로 학교에 왔는데 출근하자마자 아이들의 손에 들린 꽃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에게 꽃은 어디서 났냐 물으니, 집 주변에, 오는 길에, 보이는 가장 예쁜 들꽃을 꺾어왔다더라. 제각각의 꽃들인데 그 꽃들을 모으니 그게 또 그것대로 잘 어울려서 너무 예쁘다. 향도 은은하게 퍼지는게 날것 그대로의 꽃 향기가 참 좋다. 참 이런 학교가 또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큰 감동을 받고 아이들이 불러주는 노래에 또 감동을 받는다. (올해 새로 오신 선생님께서 '다른 학교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신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위해 교사로서 난 뭘 해주어야 할까 깊이 고민하게 된다. 늘 하는 고민이지만 또 한 번 하게 된다. 깊이 고민하며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잘 가르치는게 내가 교사로서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이라 여긴다. 고마운 마음이 들어 더 애를 써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사람들과 마음을 주고 받는 것. 그게 참 소중하고 따뜻하다. 더 애를 쓰게 하는 힘이 되어주어 그 마음이 참 고맙다.




 + 다른 교사 친구들에게는 욕먹을까 싶어 자랑은 하지 않았다. 예쁜 사람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어 행복한 것이 어쩐지 친구들에겐 무안하기도 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