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쓰는 반성문?
아, 오늘 오후 수업이 상당히 아쉬웠다. 연휴 기간이 지난 후에 마음이 어지럽거나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몇 있기는 하나, 그럼에도 그것을 탓하기 보다는 내 수업과 학급 운영에 대해 다시 돌아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만 탓할 수는 없는 법. 내 수업 구성을 개선시킬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는게 좋겠다. 그 정도로 하루를 돌아봤을 때 아쉬움이 컸던 오늘이었다.
우선,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대해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 원래부터 말이 많거나, 과한 행동이 있는 특성을 가진 친구의 경우 수업시간에 지속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지적을 통해 문제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은 결국 단기적인 처치이므로 그 아이가 본인의 수업 참여 태도에 대해 스스로 돌아보고 고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길을 제시해주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수업 전에 미리 이야기를 나누고 지지해주는 담임 교사로서의 태도가 필요하겠다. 개인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좀 더 많이 나눠야 될 것 같다.
수업 구성 자체가 아이들이 수동적으로 듣고 대답하는 식이 아니었는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 아이들 특성이 일방적으로 듣고 배우는 수업과 크게 어울리지 않고 스스로 친구 혹은 교사와 소통하면서 답을 찾는 형식의 수업에서 훨씬 큰 장점을 발휘하고 또 그 여건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 따라서, 보다 문제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만들고 답을 찾을 수 있는 형식의 수업으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사회 과목의 경우 다인종, 다민족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나 갈등 상황에 대해 각자의 경험을 나누고 질문거리를 만들어 직접 질문을 하고 답을 찾게 하는 방향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현 문제 상황에 대해 교사가 알려주되 답까지 모두 주는 형식으로 가는 것은 교육적으로 더 큰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
음악 수업의 경우에는 가창 지도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깊게 고민해야겠다. 가창을 어려워하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많아서 개인 지도를 조금씩 시간 내어 해줄지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겠다. 그리고 추후에는 모둠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소통하고 합주에 몰입하여 자발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형태의 수업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겠다. 지금의 형태로는 우리 아이들 특성상 응집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추가로 음악 수업 형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인데. 모두가 같은 악기로 같은 곡의 합주를 연습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 합주가 목적이라면 각자가 원하는 악기를 선택해서 소규모 악단을 구성하여 합주를 연습하게 하는 것도 자발성을 끌어내는 방안이 되지 않을까? 이 방식의 프로젝트 수업도 짜임새 있게 구성하여 실행으로 옮겨야겠다. 다만, 앞으로 음악 수업에는 매번 개인 발표를 하도록 해야겠다. 일정부분 남에게 보이는 수업 요소가 있어야 자발성이 동반된 동기부여가 가능할 것이기에. 소규모 악단 구성하여 11월엔 버스킹 형식으로 작은 연주회를 열어야겠다.
전반적으로 수업 구성에 대해 조금 더 짜임새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아이들의 수업 태도를 지적할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수업 구성도 필요하다. 이런 고민이 들 때 나는 항상 내 스타일대로 지도안을 작성하여 수업을 실행하곤 한다. 당분간은 매 수업을 위한 지도안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으니 되도록이면 쉬는 시간이나 방과후 시간에도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
글로 정리하고 보니 늘 그렇듯 좋은 선생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듯 하다. 많이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