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 생활에서 슬럼프는 피할 수 없는 손님입니다.
처음엔 계획대로 잘 나아가던 공부가 어느 순간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 느껴지고, 책상 앞에 앉아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이럴 땐 ‘나만 이런가?’ 하는 생각에 더 깊이 가라앉기 쉽지만, 상담실에서 보면 거의 모든 학생이 한 번 이상 겪는 과정입니다.
실제로 한 학생은 여름방학 직후 성적이 크게 떨어지면서 의욕을 잃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안 오르는 것 같다”는 말이 습관처럼 나왔죠. 이 학생은 상담을 통해 하루 공부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대신 기본 개념을 다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한 달 후 모의고사에서 오히려 안정된 점수를 회복했습니다. 속도를 줄이고 기초를 다지는 전략이 오히려 회복의 시작이 된 것입니다.
또 다른 학생은 ‘성적 정체기’를 견디지 못해 불필요하게 새로운 문제집을 계속 사들이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담 과정에서 ‘문제집은 줄이고 복습을 두 배로 늘리자’는 합의를 했고, 틀린 문제를 반복해 보는 것만으로도 점수가 서서히 올라갔습니다. 이 학생은 “공부량이 줄었는데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습니다.
슬럼프에서 벗어난 학생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점이 있습니다.
첫째, 자신이 처한 상태를 인정했습니다. 억지로 ‘괜찮다’고 부정하는 대신, “지금 힘들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것이 회복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둘째, 생활 속에서 작고 확실한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공부 시간을 조정하거나, 과목 순서를 바꾸고, 새로운 공부 장소를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환기되었습니다.
셋째, 혼자서 끌어안지 않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상담 선생님, 친구, 가족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불안이 줄어들었습니다.
수험 생활의 슬럼프는 실패의 신호가 아니라, 방향을 점검하라는 경고입니다. 지금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기본을 다지고, 마음을 쉬게 하는 것. 그것이 결국 다시 달릴 힘을 만들어 줍니다.
혹시 지금 당신이 그런 시기에 있다면, 오늘 하루는 ‘다시 시작하기 위한 숨 고르기’로 보내도 좋습니다. 슬럼프는 끝이 아니라, 다음 성장을 위한 과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