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부지 K

by stdmtm


K는 american uncle 이라 했지만... 사실 우리 엄마랑 동갑 �


K는 옆 그룹의 매니저였다. 누구에게나 따듯하신 분으로 어쩌다 옆 방의 나를 홈파티에 초대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그날을 시작으로 나는 K에게 낚시와 사격을 배웠다. 물론 배우고 즐거웠던만큼 많이 시도하지는 못했지만 양궁의 나라, 고구려의 후예의 한국에서 온 나는 책임감을 갖고 첫 트랩 슈팅에서 22/23 기록을 세워 K의 자랑스러운 슈팅 게스트 1에 이름을 올림. 기록을 세우고 돌아와서 M이 만들어 준 클럽 샌드위치를 먹었던 기억, 큰 강아지들과 보낸 떙스 기빙. 지난 몇년간 기억 중에 가장 특별했던 기억의 큼직한 행복을 K에게서 받았다.


또 동굴 탐험을 spelunking이라고 부른다는 것, 벽을 뚫어서 넣는 쥐약의 원리와 장총과 PIC의 차이. 방향이 약간 와일드하지만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고 할까...!


무슨 일이 있을 때나 괜히 푸념하고 싶을 때 서로를 발견하면 시시콜콜한 불평을 할 수 있고, 그걸 색안경 없이 받아들여 주는 사람이 가까이 있었던 고마운 시간이었다. 나도 이직을 하고 K는 은퇴를 했기에 비슷한 시기에 연구동을 떠나서 그런가 첫 era를 함께 막 내린 감상. 미국 생활 첫 페이지에 가장 따듯했던 어른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외칠 이름!

상대가 불편해할까봐 과하게 걱정해서 부탁을 잘 못하던 나였지만 혼자서 살아가기에는 너무 야생이었던 곳에서 나에게 보호해 주는 어른이 있다는 걸 알려준 친구, 사실 친구라고 부르지만 동방예의지국 언어로 쓰면 존칭을 붙여야 하는 어른.


나는 아직도 내가 어느 곳에서 어떤 어른이 될지 모른채 나이를 먹어가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꼭 안심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 적어도 내가 받은 이 따듯함을 한사람에게는 전해줄 수 있는 삶이 되길 바란다.


제목을 적고 나서 K에게 보낼 문자를 적고왔다. 오늘은 꽤 늦었으니 내일 비행기 타기 전에 꼭 보내고 타기로!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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