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여기까지 끌고 와야겠어요?

by 김모음







앞서 말했지만, 내가 일하는 가게는 규모가 크지 않다. 주방과 식탁 사이에 한 사람 정도만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그 공간을 통해 손님들이 가게로 출입이 가능하다.


“어서 오세요~”

“유모차 있는데, 어디로 가야 되나요?”

“저기 맨 끝자리로 가시면 돼요”

“잠시만요, 잠시만요...”


한 사람만 지나다닐 수 있는 공간에 유모차를 밀고 지나가려다 보니, 식사를 마치고 계산하러 일어난 사람과 튀어나온 의자가 걸린다. 가장 안쪽 테이블 옆에 유모차 한 대 정도 세울 만한 공간이 있다. 하지만 그 공간은 유모차 주차 전용 구간은 아니다. 단지 그만한 빈 공간이 있다는 뜻이다. 사실 여기엔 유아용 의자가 세워져 있고, 생선을 보관하는 냉동고가 있다.

만약, 그 손님이 머무는 시간 중에 다른 어린이 손님이 오거나 냉동고에서 생선을 꺼내야 한다면 유모차를 살짝 밀어서 위치를 조정한 다음 어린이용 의자와 생선을 꺼내야 한다.


사실 유모차를 가게 바깥쪽에 두고와도 뭐라 할 사람은 없다. 가게 입구가 전면유리로 되어 있어서 밖을 볼 수 있고 위치상 도로가에서 떨어져 있기에 입구 바깥쪽에 유모차를 세워 놓았다 하더라도 지나다니는 사람의 행로를 방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으로 들여오는 이유가 분명 있을 거라 추측해 봤다.



‘유모차 안에 귀중품이 들어있나?’ 하며 유모차를 힐끔힐끔 쳐다보기도 했다.

‘혹시나 유모차가 비싼 걸까? 요즘 비싼 유모차는 100만 원도 넘는다던데, 그래서 불안해서 밖에 내놓지 못하는 걸까?’ 하며 혼자서 유모차 값을 추정해보기도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애가 유모차 안에서 자나보다.' 하며 결론을 내리며 유모차 안을 슬쩍 들여다보는 순간.


유모차 안에 아이가 없다. 원래 유모차에 있어야 할 아이는 튼튼한 다리로 식탁 쪽으로 뛰어가 자리에 앉은 다음 핸드폰 영상을 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결국 빈 유모차는 그 손님이 식사를 다 하고 나갈 때까지 덩그러니 그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결국, 유모차를 가게 안에서 편히 모시고 싶은 손님의 그 마음 헤아리기엔 아직 나의 내공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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