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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아 Nov 18. 2022

삶러브리티 - 아는 사람 취재하기

아는 사람의 모르는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어떤 이름의 사람들: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 해보기로 하다


요즘 주의를 기울이는 두가지 일이 있다. 하나는 아날로그적인 노트앱을 만드는 것, 하나는 알던 사람들을 골똘히 재발견 하는 것. 전자는 팀빌딩과 아이데이션 그리고 기술검토를 마쳤고, 후자를 위해서는 그들의 기록을 정주행하고 있다.


전자 보다 후자를 하는데 시간을 많이 쏟는데, 나의 그 방향은 그들의 발자취에 맞춰 내 모습을 꾸미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게 썩 유쾌하진 않아서, 다시 생각해보고자 이 글을 쓴다. 나는 왜 너네들의 경험을 듣고 내 경험을 꾸미고 싶을까. 왜 예쁜 이야기가 좋아 그를 알게 되면 내 겉모습을 꾸미게 되는 방식으로 사랑에 빠질까.


다 너네 탓이야. 다들 만렙인지 예쁜 모습만 보여주잖아.


나는 이쁜데 미숙해서, 아무리 내 자신을 편집해도 뭐가 진짜 이쁜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너네는 이쁜데 왜 그렇게 이쁜지 모르겠다. 무엇이 그토록 아름다움을 만들어내었는지 궁금하다. 그 연유와 분투와 스스로의 철학이 무엇인지. 알고싶고 닮고 싶다.


예쁜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을 어쩔 수 없다면.


그렇게 보여주는 것이 내가 아니라, 내가 그대로 느낀 사람들의 면면들이면 어떨까. 그들에 자극받은 나의 에고가 아니라. 그들 자체를 탐구해보면 어떨까. 왜 이쁜지.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 해보기로 한다.

불타오르기 위해 말보루 레드를 산다. 아무렴 정열의 빨간색이니까.






달마는 명상을 위해 눈꺼풀을 잘라버렸다던데


저는 도무지 그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보고싶은 것을 더욱 선명히 보려면 어둠이 필요한 법이라는 생각이에요. 나에게 찾아오는 어둠은 어둠에서 빛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하지요. 때론 스스로 어둠을 찾는 사람들도요. 우리는 빛과 그림자로 방울방울 빛나고 어딘가로 스며들기도, 어딘가로 증발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방울 방울 빛난다니, 때론 없어지기도 날아가기도 한다니. 이 얼마나 대단한 사실인가요. 저는 빛나거나 문질러진 그 사람들을 좀 더 예쁘게 보기 위해 인터뷰를 해보기로 합니다. 눈꺼풀을 조리개 삼아.


저는 그 어떤 경계도 선도 없던 시절이 있었어요. 또한 모든게 뚜렷한 선일 뿐인 시절도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 들어, 점도 선도 면도 백지도 모두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을 덧대거나 흐려져 면이 되는 그 순간들이 우리 인생에 깊은 기억이 되는 그림이 된다고요. 저는 캔버스에 다가갈 땐 눈을 똥그랗게 뜨고요, 멀어질땐 눈을 흐리게 뜨는 버릇이 있습니다. 우리의 대화도 그럴까요. 눈꺼풀을 조율하며 나누는 우리의 대화는 어떤 화폭이 될까요?


소중하고 멋있지만 많은 부분 낯설어진 사람들에서 부터 시작해보려고 해요. 제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사과를 겸하려고 합니다. 졸업 후 한번도 만나지 않았던 선배, 그가 사준 밥만해도 한트럭일텐데요. 같이 하다 망한 프로젝트의 팀장, 저에게 완전 빡쳤었겠죠. 내 찌질함을 듣고만 있었던 친구,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그들의 사는 얘기와 듣지 못해 미안했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아는 사람의 모르는 이야기. 그것이 모르는 사람의 아는 이야기로 비춰져 모두가 셀럽이 되었으면. 하지만 저에겐 영원히 삶이자, 사랑일 사람들. 그래서 조금 억지를 부려 ‘삶러브리티’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렇게 정말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도 언제 알았냐는 듯, 깔깔거릴 수 있는 제 자신을 꿈꿔요.


첫 아트는 수원역의 한 노숙인에게 소주를 사주고 받은 그림을 응용했어요. 요즘은 안계시던데 자신만의 생을 찾다, 다시 만나게 되길 바라며 디자인 했습니다.


많이 귀기울여 주세요.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arm_luv/
구독 및 인터뷰 신청: https://forms.gle/eG7qusS4ZF5yrLTP9
* 인터뷰어 김수아 : 92년 태어나 우울한 유년을 보내고 신학을 전공, 사랑을 글로 배워 주기적으로 아팠다. 현재는 적성을 찾아 디자인을 하는 중. IT 프로덕트 디자인을 하지만 디자인이면 뭐든, 특히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만 하도록 디자인하는데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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