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괴물과의 전투에서 승리하다.
나는 그날, 드디어 우리 집의 ‘금지된 마법의 방’,
화장실 문이 살짝 열린 것을 보았다.
그곳은 늘 ‘절대 열지 마시오’ 표지판이 붙어 있는 듯했다.
낯선 타일 바닥은 차가웠지만, 내 눈은 벽에 매달린 ‘하얗고 둥근 보물 상자’에 완전히 고정되었다.
저것이 바로 집사들의 최대 비밀일 터였다.
처음에는 그것이 가만히 있었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아무 움직임도 없이.
하지만 나는 알았다.
움직이지 않는 사냥감일수록 속에 커다란 미스터리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다가가 앞발로 ‘사냥감’을 툭 건드려봤다.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흰 종이가 마치 ‘마법의 양탄자’처럼 스르르 풀려 내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앗싸! 이건 내가 평생 찾아 헤매던 ‘세상에서 가장 길고 부드러운 끈’이잖아!'
나는 ‘정의의 발차기’를 날리고, 입으로 물고, 온몸으로 휴지롤을 굴렸다.
이것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었다. 나는 ‘종이 괴물로부터 왕국을 구하는 영웅’이었다.
휴지는 끝없이, 끝없이 이어졌다. 나는 이 집에 이렇게 거대한 비밀 통로가 숨어 있을 줄 몰랐다.
바닥은 어느새 폭신폭신한 ‘구름 왕국’처럼 하얗게 변했다.
나는 그 구름의 중앙, ‘승리의 봉우리’에 우뚝 앉아 자랑스러운 ‘용사’의 숨을 몰아쉬었다.
그때였다.
“룰루—!!! 세상에!”
‘가장 큰 집사’의 비명 소리가 화장실을 가득 채웠다.
엄마는 두 손으로 ‘실화인가?’ 하는 표정으로 얼굴을 가렸고, 오빠와 언니는 입을 벌린 채 ‘말잇못’ 상태로 멈춰 섰다.
나는 그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나에게 메달을 걸어주지 않지?’
이렇게 거대한 괴물을 혼자 물리쳤는데, 왜 박수 소리가 없는 걸까?
나는 휴지 더미 위에 앉아 꼬리를 천천히 흔들며 그들을 바라봤다.
이건 혼란이 아니다. 이건 ‘오늘의 위대한 업적’이다!
이건 실수가 아니라 ‘탐험가 정신의 완벽한 증명’이었다!
‘가장 큰 집사’는 한참을 말없이 서 있다가 힘없이 말했다.
“… 룰루야. 대체 어디서부터 뜯은 거야.”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진정한 영웅은 자신의 위대한 업적에 대해 말이 없는 법이니까.
� 명언형 문장
“세상에는 반드시 풀어야 할 미스터리가 있고, 용감한 고양이는 그것을 지나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