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가운 비밀 요원의 등장
아침부터 공기가 수상했다.
가족들의 발걸음은 평소보다 조심스러웠고, 나를 부르는 목소리엔 의심스러운 꿀이 뚝뚝 발려 있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증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인 '츄르'가 아무 이유 없이 먼저 배달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날은 언제나 의심해야 한다고 내 직감이 속삭인다.
“룰루! 룰루야, 어디 있어?”
엄마의 다정한 목소리에 내 직감을 잊고 꼬리를 세우고 나는 순진하게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그것은 내 냥생 최대의 실수였다.
순식간에 나는 '작고 네모난 우주선'에 납치되었다.
문이 ‘찰칵’ 하고 닫히는 소리는, 자유가 사라질 때 나는 소리다.
나는 창살 너머로 엄마를 째려보았지만, 우주선은 이미 흔들리며 출발하고 있었다.
도착한 곳은 낯선 냄새의 천국이었다.
용맹한 개 냄새, 코가 찡한 소독약 냄새, 그리고 친구들의 불안이 섞인 냄새.
곧 '흰 눈처럼 눈부신 코트'를 입은 거대한 인간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친절하게 웃고 있었지만, 나는 속지 않았다.
저들은 분명 무언가 꾸미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아이고, 룰루 얌전하네.”
흥, 착각하지 마시라. 나는 얌전한 게 아니라, 상황을 분석 중이었을 뿐이다.
차가운 테이블에 올려지자 발바닥이 움찔했다.
번쩍이는 도구들이 내 몸을 탐색했고,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날아드는 체온계.
나는 짧고 굵게 소리쳤다.
“애오옹!”
그건 비명이 아니라, 사냥꾼으로서의 '품위 있는 공식 항의문' 발표였다.
엄마는 나를 꼭 잡고 “금방 끝나”라고 나에게 속삭였다.
하지만 인간의 ‘금방’은 고양이의 '낮잠 세 번'보다 길다. 꼬리가 백 번은 떨릴 만큼 긴 영원의 시간이었다.
모든 절차가 끝났을 때, 나는 솜사탕처럼 흐물흐물하게 지쳐 있었다.
엄마는 아주 미안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나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고개를 홱 돌렸지만, 나를 쓰다듬는 엄마의 손길은 여전히 따뜻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우주선 안에서 진지하게 생각했다.
흰 가운 요원들의 음모는 무시무시했지만, 나의 집사는 그 무서운 곳에서도 끝까지 나를 지키는 듬직한 '보디가드'였다는 걸.
� 명언형 문장
“병원은 무서워도, 보디가드(집사)의 품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요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