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느질로 만드는 북커버 2
일본 서점에서 문고본을 사면 종이로 표지를 싸 준다.
그대로도 괜찮지만 천으로 된 책커버를 하면
나만의 책이라는 애착이 생기고
손에 들고 읽는 동안 편안한 느낌이 든다.
어설프지만 손바느질로 책커버를 만드는 이유이다.
지난번 바느질 모임 이후 지독한 감기로 앓아 누워 있다가
문득 바느질이 하고 싶어졌다.
코를 훌쩍이며 선생님의 가르침을 더듬더듬 기억해가며
천천히 또 하나의 책커버를 만들어 갔다.
토끼무늬 천이 길이가 살짝 모자라서 체크 천을 덧대고
안감은 꽃무늬로 대었다.
감기약 기운에 재단도 바느질도 삐뚤 삐뚤.
손바느질의 매력은 약갼의 허술함일지도.
호킹지수.
책을 구입한 사람중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라고 하는데
나 역시 구입해 놓고 읽지 않은 책이 꽤 많은 것 같다.
일본어 공부 겸 사놓은 문고본들에 옷을 입혀 주어서
이번 봄에는 차근차근 읽어 나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일본어 공부모임으로 시작해서 어찌하다
바느질 모임이 된 지난번 모임에서 나눴던
공통적인 이야기는
‘요즘 이런걸 손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을까’ 였다.
물건이 넘쳐나고 사는게 빠르고 쉬운 세상에 필요한 물건을 손으로 만들어 쓴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남은 천으로는 티코스터도 만들었다.
다음에는 테이블 매트도 만들어 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
손바느질 도안이 있는 책도 샀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취미도 괜찮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