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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냥냥이 May 19. 2022

고마워

내가 네게 줄 수 있는 것

9개월 아기 엄마로 살다 보니 연락하고 교류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개월 아기 엄마들이다. 엄마들과의 교류는 서로 공감하고 정보를 나눠 취하는 장점도 있지만 동시에 비교하게 된다는 단점도 있다.


어떤 엄마는 조리원 동기들과 단체 모녀 피크닉을 기기도 하고 어떤 엄마는 수영을 좋아하는 아기를 위해 열심히 풀빌라를 다니기도 하더라. 어떤 아기 엄마는 친인척, 지인 인맥을 총동원하여 아기의 사회성 발달을 위해 힘쓰기도 하더라.


나와 아기를 보러 놀러 올 형제나 친척도, 조리원 동기도 없고 교대근무로 피곤해하는 남편을 졸라 자주 바람 쐬러 다니기도 힘든 상황인 내가 과연 주 양육자로서 적합한 인간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부럽기도 하고, 와, 아이는 저렇게 여건을 다 갖춘 사람들이나 가질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다 털어내지 못한 질투심이기에 과거형으로 표현할 수는 없다, 아직까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믿고 세상에 나온 딸내미를 위해, 남편과 나의 부모로서의 장점을 떠올려본다.


1. 엄마 아빠가 화목하다

- 우리는 맹세코 절대 아이 앞에서 화내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물론 가끔씩은 냉랭할 때도 있었지만 엄마는 아빠를 사랑하고 아빠는 엄마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랑 속에 우리 딸이 존재하게 되었음을 보여주려고 언제나 노력한다.


2. 아이를 두고 스마트폰을 하지 않는다

- 베이비타임 어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기는 한다만 스마트폰 한다고 아이를 등한시하는 일은 결코 없다.


3. 삼시 세 끼, 골고루 규칙적으로 밥 먹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 우리 딸은 후기 이유식 진밥으로 넘어오면서 이유식을 거부한 적은 있지만 이틀 만에 다시 잘 먹는 아이로 돌아왔고, 밥 먹을 때에는 장난감이나 매체를 보지 않는다. 컵, 숟가락 연습도 잘하고 엄마 아빠와 눈 마주치며 꼭꼭 잘 씹고 삼키고 먹는다.


4. 밤에 깨지 않게 잘 재운다

- 밤에는 놀지 않는다, 밤에는 자는 것이다는 것을 가르쳐 우리 딸은 밤에 정말 잘 잔다.


5.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잘한다

- 엘리베이터나 시장, 마트에 데리고 가서 낯선 사람들과 인사하며 예의 바르게 대화하는 것을 보여준다.


금반지를 해주지 못해도, 풀빌라를 데려가지 못해도 내가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우리 딸이 세상에서 독립된 아름다운 인간으로 커갈 수 있게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거창하진 않아도 우리 딸이 느끼기에 가장 안전한 곳에서 즐거움과 행복, 때로는 눈물을 나눌 수 있는 안전 기지가 되어주는 것. 이것만으로 나는(우리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양육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야겠다. 엄마 아빠를 믿고 따라와 주고,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는 우리 딸이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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