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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야 Mar 07. 2021

[극장에서 본 오늘의 애니메이션]
소울

소울 (2021)

애니메이션 극장판은 무조건 보는 편인데 이번 소울은 볼까 말 까 고민이 많았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재즈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소울이 재즈 소재이라는 걸 듣고는 보지 말까도 생각했지만 픽사 애니메이션을 놓친다는 것은 큰 손해라고 생각해서 예매를 눌렀다.  


픽사 애니메이션은 언제나 수많은 인생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특히나 애니메이션이라는 한계에 머물기보다는 영화라는 장르를 강조하면서 관객들에게 자기들의 방식을 소개한다. 방식을 더 나아가서는 애니메이션의 유치한 고정관념을 깨버리고 자기들만의 상상력으로 영화의 경계를 넘어선다. 하지만 그들의 기본은 언제나 애니메이션이다. 


상상력과 그림으로 무장한 매력 넘치는 캐릭터를 확고하게 보여준다. 나는 이 방법이 픽사라는 거대한 애니메이션 회사가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는 이유라고 본다. 단지 애니메이션이라는 지점에서 머물러도 사랑받을 작품들이 넘치지만 그럼에도 감정과 표현을 적절하게 담아냈기에 픽사의 신화가 이어졌다. 


다만 이번 애니메이션 소울의 경우에는 픽사의 지금까지 보여준 다른 애니메이션들에 비해서 의미가 커져버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색다른 상상력을 동원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우리에게 감동을 적시는 방식은 달랐다.  인생이라는 반복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다수의 관객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언젠가 한 번은 태어나서 자신의 삶이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게 살아가다가 죽는 경험을 맞이한다는 현실을 말이다. 하지만 각자만의 이상을 목표를 가지고 끝낸 뒤에도 또 다른 삶이 밀려들어 온다. 


그래서 애니메이션 소울은 삶의 이상향을 쫓는 과정을 담아낸 작품이 아니다. 인생의 그 자체의 깔린 수 없는 선택 중에 하나를 고르는 우리네들의 삶을 닮게 만들었다. 이런 부분이  작품을 보는 나의 감성을 푹 찔러놓았다. 매 순간의 기억하고, 경험했던 것들이 똑같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소울의 감독과 제작진은 이렇게 말했다. 삶도 어떤 순간에서 마주했으나 따라서 다르게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소울은 픽사가 담아낸 보편적인 주제로 시작되는 것에 아쉽다고 느꼈지만 금방 생각을 취소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픽사에 작품에 몰입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사라진 삶 때문을 넘어서 애니메이션의 소울은 가치 이상이었다. 오히려 소울은 한순간에 사라지는 인생을 돌이켜 생각나게 만든다. 결국 언제 그때의 삶으로 찾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과거로부터 회귀할 수 없으며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아무도 모른다. 결국 소울의 주인공 조처럼 우리가 해온 과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해도 다시 반복되는 일상의 일부로 느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내 삶의 과정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계기가 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사는 것은 단 한 번 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그 한 번밖에 없는 인생에서 나의 선택에 따라 결정하고 느끼고 성찰하며 자신의 것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현실에 묶인 채로 사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하여 이상향을 노래하기보다 확신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저할 때 등을 떠밀어주며 응원의 메시지를 날려준다.  영화가 이렇게 주제를 이야기하면 어떠한가. 영화에서 말한 대로 사람은 각자만의 감각으로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살아가기 마련일 뿐이다.  


기존까지 픽사가 보여준 특수한 상상력은 넘쳐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상력에 의존하지 않는다. 야구선수가 공을 던지응 방향을 직선코스로 쭉 뻗어 던지는 모습처럼 강력하다. 오히려 픽사의 세계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미사여구가 모두 빼버려서 밋밋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애니메이션 소울이 완벽하다고 믿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픽사가 평생을 말해왔던 주제의식의 완성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인생에 대한 의미를 찾는 과정은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 자체를 받아들이고 삶이 반복되는 과정에서조차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를 알려주는 작품은 드물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주제보다도 상상력이, 화려한 스토리가 선택될지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무엇이든 간에 소울은 극장에서 나와서도 머릿속에 그려지는 장면들과 대사 하나까지 울려 퍼지게 만든 올해 최고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임에 틀림없다. 동시에 내가 언제나 동요하는 인생에 대하여 애니메이션 소울이 나에게 짧은 코멘트를 남겨주었다. 인생은 언제나 그런 것이다. 


점수 : 4.5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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