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제비를 찾아서

카불의 제비 - 자부 브레트만

by 소야
카불의 제비.jpg 카불의 제비 (2019)


2021년 08월 탈레반이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였고, 미군이 철수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가 사라졌을 때 봄이 찾아왔다고 믿었다. 잃어버린 자유와 희생당한 자들의 넋을 기리며 카불의 시민들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탈레반의 재 등장으로 다시 봄이 꺾였음을 인지하였다. 더 이상 교육도, 삶의 여유도, 선택도 없는 강압적인 폭력 아래에서 그들은 숨죽여야 한다. 날아오를 제비조차 죽여버린 삭만 한 카불의 땅에 다시 자유가 오기를 바란다.


애니메이션 카불의 제비는 1998년 탈레반 정권이 아프가니스탄과 카불을 점령했을 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탈레반 정권에서 자유는커녕 살아남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시대에 살아가는 카불의 시민들을 이야기한다.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하지만 탈레반의 무력 앞에 삶은 언제나 치열하고 고독했다. 인권이라고 부르짖지만 여긴 인권이라는 말조차 없을 정도로 무법천지의 세상이었다.


인간으로서의 가치는 하나도 없었다. 종교에서 말하는 인간으로서의 삶과 대우와 존경은 그들에게 사치였다. 그만큼 탈레반은 무자비한 존재였다. 그들은 종교를 배우고 공부하는 학생들이라고 했다. 하지만 과연 종교라는 의미를 터득했는지는 모르겠다. 종교를 오히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타락화된 성역으로 사용할 뿐이다. 그렇게 카불의 땅은 무너져만 갔다.


영화 카불의 제비에서도 탈레반의 억압과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 현실을 담아냈다. 동시에 카불의 땅에 제비가 다시 날아올 수 있는 방법을 암시하기도 했다. 민주주의는 누군가에 의해 배달될 수 없기에 그들이 스스로 쟁취해야만 했다. 숨어서 연대하고, 자유를 위해 노래한다. 철없는 대학생이 아닌 그 시대의 주인으로서 탈레반에 맞서야 했다. 영화는 그런 지점을 시사한다. 탈레반의 총구에 어쩔 수 없이 넘어갔지만 큰 비극과 절망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표현한다.


특히나 여성의 삶이 더 이상 안전하지 못했다. 종교에서 말하는 여성들과 아이들 노인들을 지키라는 말은 사라졌다. 대신 탈레반의 종교적 가치관에 따라 카불의 시민들은 고통받는다. 사랑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죽음의 땅 위에서 그들이 과연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게 얻게 된 희생과 또 다른 희망은 이제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를 정도로 비참하게만 느껴진다.


그럼에도 애니메이션 카불의 제비에서 많은 사람들은 탈레반을 향해 반대를 외치려는 노력도 보여준다. 물론 그들은 내쫓는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부패한 정부와 내전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보다야 낫겠지만 이라는 말로 그들을 위로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들의 삶은 끝나지 않는 총성에 고통받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탈레반과 적극적으로 싸워야만 한다. 그리고 더 넘어서 자신들의 진짜 정부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결국 탈레반도 부패된 정부도 미군의 도움도 아닌 시민의 힘으로서 만들어낸 정부만이 올바른 성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은 참으로 어렵다. 수많은 군벌들과 부패한 정부와 더 이상 찾아오지 않는 외세의 개입을 기대하지 않고 시민들은 나서야 한다. 그것에는 거대한 피와 살육이 시작될 것이다. 이슬람 사회의 분노는 탈레반과 결탁되어 더욱 모질게 변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거리로 뛰어나와 소리쳐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 서 그리고 카불의 땅 위에 봄을 피우기 위해서 말이다.


나는 아프가니스탄의 남아있는 그리고 도망친 이들의 미래가 탈레반이 아닌 새로운 민주주의를 조우하기를 바란다. 어떤 이는 이런 말을 남기기도 하였다. 시민들의 품격에 맞는 시민들의 정부를 가진다. 그 말이 물론 맞을 것이다. 시민들의 의식이 깨어나지 않고서는 올바른 정부를 가지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들이 항상 문제 있는 것은 아니다. 제국주의의 시대에 지배와 제압으로 아직 가져보지 못한 사회를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뿐이다.


대한민국도 그랬다. 그들이 군부정권에 총구를 모두가 두려워했다. 하지만 우리는 거리로 뛰쳐나갔다. 민주주의의 그날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천천히 만들어갔다. 많은 희생과 분노가 점차 모여지면서 우리는 결심하고 싸웠다. 그렇기에 나는 믿고 싶다. 카불의 제비가 다시 돌아오고, 아프가니스탄의 봄이 찾아와 그들만의 시대가 왔으면 한다. 언제가 될지 모른다. 다만 탈레반의 억압에 희생당할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뒤로하지 않고, 그들이 스스로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기를 원한다. 그리하여 제비가 다시 날아올라 민주주의가 찾아오기를 기도해본다.


점수 : 4.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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