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그 애매한 시간의 가운데
나는 2020년 9월 1일로 갓 1급 정교사가 된, 4년 차 교사이다.
보통 첫 학교에 근무하는 4~5년 차까지를 ‘저경력’ 교사라고 할 때, 저경력 교사의 끝자락으로 달려가고 있는 애매한 저경력 교사(?)라고나 할까. 신규라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기엔 그래도 4년이란 시간이 있었고, 그렇다고 이제 학교일을 다 파악하고 익숙해졌다고 말하기에는 4년이란 시간밖에 없었다. 4년, 내게는 교사로서 적지도 많지도 않은 애매한 시간이었다.
누군가와 연애를 4년째 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다들 정말 오래 했다고 말할 텐데, 왜 학교에서의 4년은 정신없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것만 같을까? 나만 애매하다고 느끼는 걸까? 나 빼고 다들 잘하고 있는 걸까? 과연 그 시간만큼 나는 교사로서 얼마나 성장했을까? 나는 그동안 무엇을 배웠을까? 이제 학생들에 대해, 수업에 대해, 교육에 대해, 학교에 대해, 교사의 삶에 대해, 얼마나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을까?
이러한 질문들의 답을 찾기 위해 사실 오래전부터 글을 쓰려고 했다. 그런데 그것을 한동안 막은 내 머릿속 생각들이 있었다.
네가 뭔데? 이거 아닌데요, 혹은 남들도 다 아는 건데요? 네가 얼마나 뭘 안다고. 4년 차 교사가 무슨 이런 글을 썼지? 새로울 거 하나 없고, 훌륭하지도 않은 글이면 아예 안 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자신 없음, 걱정, 불안함, 두려움.
시도하고, 부딪히고, 실패하고, 성공하고,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실수도 하고, 궁금해하고, 때로는 나만의 답을 찾으며 소소하게 성장하는 한 불완전한 교사의 삐걱대는 글. 모범적이고 교훈적인 글을 써야 한다는 오만과 착각에서 벗어나서, 지금의 나만이 쓸 수 있는 그런 글을 한 번 써보기로 한 것이다.
앞으로 삶의 참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낼 것이고, ‘교사’라는 정체성으로 살아갈 텐데, 어떻게 하면 그 시간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내가 바라는 ‘나다운 교사’의 모습은 무엇이고, 교사로서 변하지 않는 나의 본질은 무엇이고, 교사로서 변해가는 나의 모습은 또 무엇이 될지. 글을 쓰면서 그동안 내 안에 쌓인 생각과 경험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나도 모르던 교사로서의 내 모습을 발견하고 싶다. 또 가끔은 내가 그동안 관찰했던 동료 교사들의 노력과, 그들로부터 배울 점을 자랑하며 기록해둘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나 자신을 ‘교과 전문가’이자 ‘교육 전문가’라고 자신 있게 소개하는 날이 올까?
4년 차 교사의 성장 일지,
요란하게 삐걱대면서 시작!